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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25 - F1에게 '높은 고도(High Altitude)에서의 레이스한다'는 것의 의미 (Effects of Racing at High Altitude)

관리자 2022. 4.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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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있는 나라 멕시코(Mexico) 수도 멕시코 시티(Mexico City) 산중턱에 위치한 Autodromo Hermanos Rodriguez Circuit(이하 멕시코 서킷)은 다른 서킷에 비해 고도가 굉장히 높다. 그렇기 때문에 F1 그랑프리가 개최되는 서킷들 중 가장 유별나면서도 독특한(?) 서킷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해발 고도가 높아서 발생하는 영향은 특히 공기역학(Aerodynamics)에서 강점을 보이는 Red Bull이 보통 힘을 발휘하는 서킷 중 하나다.

 

 높은 고도(High Altitude)라는 녀석은 F1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체 Red Bull 같은 팀이 높은 고도에서 유리한 것일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F1에게 '높은 고도(High Altitude)에서의 레이스한다'는 것의 의미 (Effects of Racing at High Altitude)"라는 주제를 다뤄보려 한다.


근본적인 원인 : 낮은 공기 밀도!

 우리가 아주 높은 산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높은 고도에서 경주하는 것에서 가장 주목해야 것은 단연 '공기 밀도(air density)'다.

 

  세상의 모든 공기를 간단히 공기의 바다로 설명할 있다. '공기 분자로 이루어진 큰 바다'라고 생각하면 같다.

 

 이때 바다는 물이라는 액체로 이루어진 것과는 다르게, 앞서 말한 '공기 분자로 이루어진 바다'기체로 이루어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압축이 가능하다. 액체와 다르게 기체는 분자 간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공간을 압축하면 공기 분자들이 서로 가깝게 붙게 된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실제 대기를 봤을 때, 바닥에 가깝게 있는 공기들,해수면과 가까운 공기들은 위쪽에 있는 공기들, 하늘과 가까운 공기들에 의해 짓눌리게 되고, 이로 인해 분자들이 가까워져서 공기 밀도가 증가한다. 다시 말해 같은 공간을 두고 봤을 때, 해수면과 가까운 곳은 하늘과 가까운 곳보다 공기 분자가 더 많다. 밀도가 높으니까!

 

출처 : Youtube ChainBear

 실제로 해수면으로부터 162미터 떨어진 이탈리아에 위치한 Monza Circuit (이하 몬자 서킷)의 1m^3에 있는 공기의 양은 1.22kg이다. 허나 앞서 말한 멕시코 서킷의 경우 무려 2250미터나 떨어져있다. 이때 같은 1m^3의 공간에 고작 0.98kg의 공기가 차 들어가 있다. 멕시코 서킷의 공기가 몬자 서킷의 공기보다 밀도가 26% 더 낮다는 의미다.

 

멕시코 서킷... 얼마나 밀도가 낮길래?

 멕시코 서킷의 공기 밀도는 대체 얼마나 낮을까?

 

출처 : Youtube ChainBear

 조금 전에 몬자 서킷의 경우 공기 밀도가 높고 멕시코의 경우 공기 밀도가 낮다고 했다. 따라서 몬자 서킷에서 주행하는 차량의 경우 낮은 다운포스(Low Downforce) 세팅을 한다. 예를 들어 리어 윙의 각도를 많이 눕힌다.

 멕시코 서킷의 경우 아주 아주 아주 높은 다운포스(High Downforce) 세팅을 한다. 리어 윙의 각도를 아주 높이는 것이 예다.

 

 하지만 여기서 놀라운 것은? 몬자 서킷의 낮은 다운포스 세팅의 다운포스 발생량이 멕시코 서킷의 높은 다운포스 세팅에서 발생하는 다운포스 발생량보다 더 높다. 이만큼 멕시코에서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것이 더 어렵다.

 


낮은 공기 밀도와 직결되는 공기역학

 

자 그럼 이제 공기역학(Aerodynamics)를 살펴보자.

 

이전 포스팅에서 공기역학에 대해 자세히 다룬 적이 있다.

2021.09.06 - [가벼운 공학 과학 IT/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1 - 공기역학, 에어로다이나믹스(Aerodynamics) (1)

 

[Formula 1] #01 - 공기역학, 에어로다이나믹스(Aerodynamics) (1)

 Formula 1(이하 F1)을 챙겨본지 어느덧 4년차. 경기 자체도 재밌지만 화려한 F1 머신(machine)을 보는 맛도 쏠쏠하다. 이러한 멋진 차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와 관련된 물리적이고도 기술적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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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쁘지 않다면 위 포스팅을 꼭! 읽기를 권장한다. 왜냐하면, 3개의 포스팅에 걸쳐 설명한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이해하면 앞으로 이야기할 포스팅의 내용, 더 나아가 F1 경기 자체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건 100% 장담!

 

출처 : Youtube ChainBear

  포스팅의 내용을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많은 공기가 차량의 바디를 지나 위로 향하게 하면 할수록,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더 많은 힘으로 차량을 누른다" 요약할 있을 같다. 이러한 이유로 차량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다운포스가 세지는 것이다. 속도가 빠르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양의 공기가 차량의 바디를 타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야기해보자.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높은 고도일수록 같은 공간에 공기가 더 적다. ? 공기 밀도가 낮기 때문!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 = 독자들 머리 속 뇌 깊숙이 정보를 넣겠다는 것) 또한 앞서 말한 대로 멕시코 서킷은 몬자 서킷보다 같은 공간에 공기가 26%나 적다. ? 공기 밀도가 26% 낮기 때문!

 따라서 같은 세팅의 차량이 같은 속도로 달린다고 가정했을 때 멕시코 서킷에서의 다운포스가 몬자 서킷의 다운포스보다 더 적다.

 

 그렇기 때문에 멕시코 서킷에서 경기를 적에는 차량의 리어 윙 각도를 더 높여야 한다. 하지만 몬자 서킷에서와 같이 공기가 많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몬자 서킷에서만큼의 다운포스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참고 | 헬리콥터와 비행기의 고도 제한
 헬리콥터는 해수면으로부터 3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날 수 없는데, 이 이유는 헬기의 블레이드가 밀기에 충분한 공기가 높은 고도에는 없기 때문이다.
 비행기도 마찬가지로 고도의 한계가 있다. 공기의 층이 너무 얇아서 비행기를 들어올리지 못하는 고도이다. 그 정도의 고도에서는 비행기가 비행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엔진에 동력을 가하기에 산소가 충분치 못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기 밀도가 엔진에도 영향을...?

 낮은 공기 밀도는 놀랍게도 내연 기관의 엔진(combustion engine)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밀도가 엔진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가솔린 엔진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보자. (약간의 화학이 들어가지만 따라오기에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내연 기관의 동작 원리

 내연 기관의 엔진은 엔진 내부의 피스톤 챔버(Piston Chamber)에 있는 연료를 태워 작동한다.

 

 (아마 초등학교?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을) 연소의 3요소는 연료(탈 물질), , 산소이다. 연소기관의 경우, 연료(탈 물질)은 휘발유(수소와 탄소로 이루어져있음), 열은 점화 플러그, 산소는 엔진이 빨아들이는 공기로부터 얻어진다. 이렇게 3개가 연소를 일으키고 나면, 약간의 물 (수소와 산소), 이산화탄소 혹은 일산화탄소, 그리고 엔진을 구동시키는 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내연 기관의 동작 원리다! 벌써 -!

 

 여기서 주목해야 부분은 내연 기관 동작에는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진 산소와 연료의 비율은 14.7 : 1 정도이다. 연료 1g을 피스톤 챔버에 넣을 때마다 14.7g의 산소를 넣었을 때 이상적으로 엔진이 구동된다. 이러한 이상적인 비율로 연소를 일으켜야 부산물을 적게 남기면서 효율적으로 연료를 연소시킬 수 있다.

 

자연흡기 엔진 vs 터보차저 엔진

 자연흡기 엔진 (naturally-aspirated engine, NA)의 경우, 산소를 임의로 넣지 않고 그저 대기에 있는 공기를 이용한다. 공기 층이 얇은 높은 고도의 대기에는 산소가 적게 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연소가 효율적으로 발생하지 못해 엔진으로부터 발생하는 동력의 양이 더 적어지게 된다. 앞서 언급한 멕시코 서킷과 몬자 서킷을 비교했을 때, 멕시코 서킷에서의 엔진 출력이 26% 더 낮을 것이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하지만 F1은 자연 흡기가 아닌 터보차저 엔진(turbocharged engine, Turbo)을 사용한다.

 간단히 터보 엔진에 대해 살펴보자. 터보 엔진에는 믿을 수 없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터보차저(turbocharger)가 있고, 이는 엔진 회전 속도보다 약 8배가 더 빠르게 회전한다. 이 터보차저의 역할은 공기를 펌프질해서 엔진에 넣어주는 이다. 더 많은 공기를 넣을 수록, 더 많은 파워가 엔진으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높은 고도에서는 각 팀이 굉장히 터보차저에 공을 들인다. 몬자 서킷과 같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보다, 공기 밀도가 낮은 특수한 상황에서 엔진에 최대한 더 많은 공기를 집어넣으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높은 고도에서의 실제 엔진의 출력은 고도가 낮은 경우 대비하여 크게 다르지 않다.

 

터보차저, 괜찮니?

 터보차저에 가하는 노력은 결국 터보차저를 빨리 돌리는 이다. 그리하여 터보차저가 기존 보통의 경우보다 10~15% 더 빠르게 돈다. (약 100k~115K RPM) 하지만 이는 터보차저에 엄청난 부하를 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터보차저라에 더 많은 열이 가해지게 된다. 이는 터보차저의 신뢰성과 내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엔진의 수명과 직결된다.

 


공기 밀도가 낮다 = 냉각이 어렵다

 불행하게도 높은 고도에서 주행할 발생하는 문제 중에는 쿨링(cooling) , 냉각 문제도 있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F1 경기 규정 트랙에 차량이 나오고 난 이후부터는 차량을 식힐 수 있도록 규정상 허가된 방법은 그저 공기를 뚫고 달릴 때 스쳐 지나가는 공기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다.

 

 차량의 뜨거워진 각종 부품들은 에어덕트(air duct) 들어오는 공기를 통해 식혀진다. 다시 말해 차량이 공기를 내달리면서 공기를 특정 구멍으로 지나가게 하고, 지나가는 경로를 냉각이 필요한 부품들을 적당하게 지나가게 하게끔 하고, 마지막으로 뜨거워진 공기를 뒤로 뺀다.

 

 이러한 냉각의 원리는 뜨겁게 달궈진 차량의 부품이 가지고 있는 열시원한 공기 분자로 옮기는 방식이다. 높은 고도의 저밀도의 공기 환경에서는 당연히 공기 분자가 더 적고, 이로 인해 냉각이 더 어려워진다.

2021.09.06 - [가벼운 공학 과학 IT/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4 - F1 브레이킹 시스템(Braking System)에 대해

 

[Formula 1] #04 - F1 브레이킹 시스템(Braking System)에 대해

 F1 차량의 브레이킹의 성능은 '100km/h에서 풀-브레이킹(Full-Braking)을 하면 15m만에 정지한다'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될 듯하다. 평균 로드카의 무려 4분의 1의 거리 만에 정지하는 것이다. 게다가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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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Youtube ChainBear

 그래서 멕시코 서킷과 같은 높은 고도에 위치한 서킷에서 경주하는 차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브레이크 덕트(brake duct), 에어 인테이크(air intake)굉장히 크게 되어있음 있다. 더불어 차체의 각종 공기를 빨아 들이는(정확히는 빨아 들인다기보다는 공기가 지나가는) 패널(panel)들이 크게 열려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경기에 누가 유리하지?

 이러한 높은 고도에서 낮은 공기 밀도 영향을 받게 되면 기존과는 경기 양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만약 이전 경기에서 좋은 ICE(Internal Combustion Engine)로 이점을 많이 봤다면, 강력한 터보차저가 없다면 ICE가 좋아 봤자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기계적 접지력(mechanical grip)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친다.

 서스펜션(suspension)이나 섀시(chasis)가 차량의 접지력과 밸런스를 차에 전달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공기 밀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러한 서스펜션이나 섀시가 강한 Red Bull의 경우에는 만약 저밀도의 환경을 맞닥뜨리는 경우, 큰 성능 저하는 없을 것이고 이로 인해 Red Bull 경기에서 유리해질 있는 것이다. 다른 팀들이 높은 고도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Red Bull은 신나게 달리고 있을 것이다.

 

  동안 Red Bull 높은 고도에서 유리한 이유가 그저 공기역학적 성능이 우수하다는 걸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사를 하다 보니, 애초에 공기역학적인 성능이 좋기도 좋지만, 오히려 낮은 밀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술들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드라이버를 잊지 말자

출처 : Youtube ChainBear

 F1 차량을 운전하는 드라이버는 사람이다. 따라서 숨쉬는 데에 공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높은 산에 올라가면 더 숨이 차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드라이버들이 운전할 때에 엄청난 에너지 소모를 하는데, 이렇게 소모하는 에너지는 모두 산소로부터 호흡하여 만들어진다.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해서 근육, 뇌, 기타 모든 기관에 가져다주고, 이 산소를 이용하여 각 기관은 각자의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고도에는 공기 밀도가 낮기 때문에 산소밀도가 그만큼 낮을 것이고, 같은 에너지를 내기 위해 호흡이 더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숨이 가빠지고 이로 인해 더 쉽게 지치게 될 수 있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실제로 타 스포츠에서도 높은 고도에서 경기가 있는 경우 미리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스포츠와는 다르게, F1의 경우 매주마다 경기가 있기 때문에 미리 가서 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시간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어렵다.


마치기 전 내용 정리!

 높은 고도는 곧 낮은 공기 밀도이고, 이 낮은 공기 밀도는 여러가지에 영향을 미친다.

 

 공기 분자가 적기 때문에 차량의 공기역학적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들은 각종 높은 다운포스 세팅을 한다. 공기에 있는 산소로 동작하는 엔진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터보차저를 사용한다. 공기로 쿨링하는 F1 규정 상 높은 고도에서 냉각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차량 뿐만 아니라 드라이버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드라이버도 사람이다!


마치며

 포스팅을 정리하기 전에는 단순히 높은 고도에는 공기가 없으니 차량의 공기역학적 성능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겠구나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엔진이나 쿨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생각을 못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포스팅은 더더욱 신기해하면서 정리했다. (오랜만에 써서 그런가?)

 

 멕시코 서킷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의 레드불링이나 브라질의 인터라고스 서킷 또한 꽤나 높은 고도에 위치해있다. 앞으로 경기를 볼 때 높은 고도에서 경기하는 경우 조금 더 재미지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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