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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28 - F1에서 타이어 압력(Tyre Pressure)의 중요성

관리자 2022. 6. 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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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otorsport.com

들어가며

 F1 경기를 보면서 타이어의 압력(Tyre Pressure)에 대해서는 자주 들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팀들이 타이어 압력으로 일종의 도박(?)을 하고 있어서 굳이 타이어 압력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을까 싶다.

 

 사실 FIA는 Pirelli로부터 전달받은 최소 타이어 압력을 팀들이 의무적으로 따르게 강제하고 있다. 이렇게 강제적으로 규정까지 만들기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팀들이 타이어 압력을 계속해서 줄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FIA가 Pirelli의 뜻에 따라 최소 타이어 압력을 지정함에도 불구하고, 팀들과 드라이버들은 계속해서 불평을 하고 있다. 지정된 타이어 압력이 너무 높다고 말이다. 그리고 차량을 주행했을 때의 느낌이 좋지 않다고.

 

 이러한 타이어 압력 이슈 때문에 몇몇 팀들이 타이어 압력 센서에 장난질을 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레이스 전에 측정한 타이어 압력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게끔 하고, 레이스가 시작되고 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 아무튼 간에 이러한 논란이 있을 정도로 타이어 압력은 F1 경주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Pirelli는
적정 타이어 압력을
왜 지정하는 걸까?

팀들은
왜 이렇게
타이어 압력을
계속해서 낮추려고
애를 쓰는 걸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타이어 압력이 차량에 대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그리고 타이어 압력이 어떤 면에 있어 왜 중요한 지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목차]
- 압력(Pressure)이란?
- 밀도 & 온도: 압력의 크기를 결정
- 압력과 성능... 어떤 관계가?
- 최소 타이어 압력을 지정하는 이유

압력(Pressure)이란?

 일단 기체 압력이란 무엇인지 대해 살펴보자. F1 차량의 타이어는 기체로 채워져 부풀어 있다. F1 타이어는 단순한 공기(air)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은데, 아무튼 기체로 채워져 부풀어있다.

 

참고F1 타이어에는 질소가 들어간다?

  F1 차량의 타이어 온도는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적정 타이어 온도 맞추기가 어렵다. 따라서, 앞서 말했듯, 공기로 채우지 않고 질소를 어느 정도 섞는다. 공기는 장소에 따라 그 구성이 달라지며 심지어는 장소마다 습도도 다르다. 이러한 요소들은 압력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소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F1 타이어는 질소만으로 채워진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그림보다 실제 F1 타이어는 위 그림보다 더 복잡하지만 설명을 위해 위와 같이 그냥 두꺼운 도넛 모양의 풍선이 부풀어 있다고 해보자.

알다시피 기체의 분자 사이의 거리는 고체나 액체보다 더 벌어져있다. 기체의 분자들이 고체나 액체보다 더 넓게 퍼져있다. 그래서 F1 타이어 내의 공기를 압축시키면 1/100 정도로 압축할 수도 있다.

 

타이어에 바람이 충분한 지 확인하지 위해 타이어를 손가락으로 눌러볼 수도 있다.

 타이어 안에 공기가 가득 차 있어 단단해져있다면 타이어를 손가락으로 눌러도 형태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바로 기체 압력 때문이다. 기체 분자는 각 분자가 가지고 있는 열 에너지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날아다니고 있다. 마치 어떤 공간 안에 탁구공들이 쉼 없이 튕기고 있는 것처럼 아주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이러한 기체 분자의 열 에너지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타이어 내부에 있는 기체 또한 타이어 내부 표면을 계속 몸통 박치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분자들이 내부 표면 계속해서 쳐대면서 타이어를 바깥쪽으로 밀면서 힘을 가하고 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래봤자 공기 분자인데, 타이어 내부를 몸통 박치기해봤자 힘이 얼마나 되겄어?'라고 할 수도 있다. 명백히 분자는 매우 매우 작다. 하지만 표면을 치고 있는 분자의 개수는 수 십억 개에 달한다. 수많은 분자가 타이어 내부를 치기에 타이어를 부풀게 만들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이유로 손가락으로 타이어를 눌러도 형태가 변하지 않는 것이다.


밀도 & 온도: 압력의 크기를 결정

 앞서 설명한 타이어 압력의 크기를 좌우하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밀도 (Density)

기체 분자가 더 많을수록 압력이 높다.

 첫째는 기체의 밀도다. 기체의 밀도에는 두 가지 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있다. 하나는 얼마나 많은 기체 분자가 공간에 있는지이고, 둘째는 기체를 담고 있는 공간의 크기다.

 

 만약 공간에 기체가 많다면 벽에 더 많은 기체 분자가 튕겨져나오고 부딪힘을 반복할 것이고, 이는 타이어의 압력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체 분자가 많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락앤락 통에 10억개의10억 개의 기체 분자를 넣은 것과, 100평이 넘는 집에 10억 개의 기체 분자를 넣는 것을 생각해보자. 당연히 락앤락 통이 더 빵빵하게 부풀 것이다.

 

 모든 F1 차량의 타이어의 크기는 규정으로 정해져있어 동일하다. 따라서 F1 타이어의 압력을 높이는 방법은 기체 분자를 많이 넣는 방법뿐이다.

 

참고로 타이어를 손으로 누르면 공간이 작아지기에 이는 압력을 높일 수 있는데, 이는 타이어의 변형(Deformation)과 관련이 깊다. 타이어 변형은 트랙의 노면마다 다르므로 타이어 압력에 어느 정도 들쑥날쑥한 면(Fluctutation)은 있다.

 

온도 (Temperature)

뜨거운 공기는 열 에너지가 더 높아 운동에너지가 더 크다.

 두 번째로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온도다. 온도가 높으면 기체 분자가 가진 열 에너지는 더 커진다. 이는 분자가 타이어 내부 표면에 더 강한 힘으로 부딪히게 되고, 이는 곧 타이어 압력을 증가시킨다.

 

 아마 F1 레이스에서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가 바로 타이어의 온도일 것이다. 드라이버들이 타이어 온도를 적정한 온도로 맞추려고 애쓰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타이어 압력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도 있다. 허나 타이어 내부 온도는 외부 상황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맞추기가 참 어렵다. 타이어 관리에 능한 드라이버들의 능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압력과 성능... 어떤 관계가?

 여기까지 기체의 압력에 대해서 살펴봤다. 그런데 대체 압력이 타이어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린 시절 풍선에 바람을 많이 넣었을 때나 문구점에서 축구공에 바람을 너무 많이 넣었을 때를 돌이켜보자. 정말 단단했던 것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손가락으로 눌러도 모양이 잘 바뀌지 않는다. 근데 만약 바람이 덜 차있는 풍선이나 축구공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표면이 잘 일그러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어의 Contact Patch

 이를 타이어에 대입해보자. 타이어의 압력이 높으면 타이어가 단단해진다. 이렇게 되면 트랙과 맞닿는 타이어의 면적이 작아지게 된다. 우리는 이 면적을 타이어 접지 면적 또는 컨택트 패치(Contact Patch)라고 한다.

 

참고 | 타이어의 접지 면적(Contact Patch)이궁금하다면?

2021.09.30 - [가벼운 공학 과학 IT/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9 - F1 차량의 서스펜션(Suspension)에 대한 이해 (1) : 서스펜션 기초 (Fundamentals of Suspension)

 

[Formula 1] #09 - F1 차량의 서스펜션(Suspension)에 대한 이해 (1) : 서스펜션 기초 (Fundamentals of Suspension)

 지난 번 'F1 차량에서 무게 배분(Weight Distribution)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포스팅에서 잠깐 서스펜션(Suspension)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2021.09.19 - [가벼운 공학 과학 IT/Formula 1 Tech. Stuff] -..

feeelight.tistory.com

 

 타이어 접지 면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차량의 부품 중 트랙과 물리적으로 닿는 유일한 녀석이 타이어이기 때문이다. 드라이버가 쓰로틀 페달을 밟아 가속을 요구하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제동을 요구할 때, 차량이 정확한 반응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타이어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드라이버가 스티어링 휠로 핸들링을 하면, 타이어는 트랙 노면인 타막(Tarmac) 표면에 저항하여 차량을 잡아당긴다. F1 차량의 마력(Horse Power)이나 토크(Torque)를 생각해보면 타이어가 버텨야 하는 힘은 어마 무시하다. 이러한 어마 무시한 힘을 고무 덩어리에 전달하기 때문에, 타이어의 고무는 매우 빨리 과열되고 이로 인해 타이어 변형이나 마모, 심지어는 블리스터링(Blistering)까지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정상적인 타이어 대비 그립이 낮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차량의 퍼포먼스가 감소한다.

참고 | 블리스터링(Blistering)이란?

 고무가 과열되다가 더더욱 심하게 과열되면 , 타이어 내부에 공기주머니가 생기면서 타이어 트레드가 실밥 터지듯 터지는 현상이다. 

 

Tyre Pressure에 따른 타이어의 Contact Patch

 그러므로 우리는 타이어의 압력을 낮춰 어느 정도 몰랑함을 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타이어의 컨택트 패치가 넓어질 수 있다. (공기가 덜 들어찬 풍선을 바닥에 대고 손으로 눌러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접지면적이 넓어지면 차량을 가속할 때나, 브레이킹을 할 때, 코너를 돌 때 에너지가 분산되어 타이어가 더 잘 버텨줄 수 있다.

 

서스펜션의 캠버각(Camber Angle)

참고 | 타이어의 캠버각이 궁금하다면?

2021.11.20 - [가벼운 공학 과학 IT/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20 - 타이어의 캠버(Camber)에 관하여

 

[Formula 1] #20 - 타이어의 캠버(Camber)에 관하여

 이전 포스팅에서 타이어의 토(Toe)에 관해 다뤘었다.  위 대문 사진을 보면 차량의 바퀴가 기울어져있다. 현재 내 지식을 기준으로 이러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대체 왜 쓸 데 없이 타이어를 기

feeelight.tistory.com

 이전 캠버에 대해 포스팅한 것이 있는데 캠버각(Camber Angle)을 주는 이유도 컨택트 패치와 관련이 있다. 코너를 돌면서 차량이 롤링(Rolling)할 때 접지 면적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타이어를 살짝 안쪽으로 기울여준다.

 

 아무튼 간에  낮은 타이어 압력은 타이어를 더 유연하게 하므로 직선구간을 지나든 코너를 돌아 롤링이 발생하든 할 때 더 넓은 접지면적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최소 타이어 압력을 지정하는 이유

차량의 Low Tyre Pressure sign

 그렇다면 대체 왜 Pirelli는 낮은 타이어 압력에 경고를 줄까? 적절하게 낮은 타이어 압력은 F1 경기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타이어 압력을 낮추는 것이 성능을 높여준다는 사실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타이어 인테그리티(integirity) 즉, 타이어의 온전한 상태와 관련하여 문제가 있다. 타이어가 노면과 상호작용을 할 때 타이어가 수축 이완을 반복하는데 바로 이것이 타이어의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향 #1 : 타이어의 과열

 첫째로 타이어를 과열시킨다. 타이어는 고무로 구성되어 있다. 고무를 구성하는 기다란 분자 체인이 있는데, 타이어의 압력이 낮아 몰랑한 경우 이 분자 체인이 늘어졌다가 다시 줄어들었다를 반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고무에 열이 가해지게 된다.

 

 타이어 분자 체인이 늘어졌다 줄어들었다 하는 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국 차량에 가해지는 에너지가 늘어졌다 줄어들었다 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만큼 줄어든다. 타이어의 수축 이완을 위한 에너지만큼 타이어가 버틸 수 있는 힘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이를 이력현상(hysteresis)이라고 한다.

 

 이러한 타이어의 수축 및 이완으로 인한 이력현상으로 타이어에 가해지는 열은 타이어 내부의 기체를 크게 가열시키고 결국 타이어의 압력이 순식간에 높아져 타이어가 터져버리게 될 수 있다.

 

영향 #2 : 펑쳐(Puncture)의 위험

 둘째로 타이어에 가해지는 굉장한 양의 에너지는 타이어 구조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 타이어의 트레드와 타이어 월이 만나는 지점, 즉 Tyre Shoulder이 있는데, 타이어의 구조상 Tyre Shoulder에 가해지는 너무 많은 에너지는 곧 타이어 펑쳐(Tyre Puncture)로 이어질 수 있다.

 

타이어의 트레드와 사이드월이 찢어져 펑쳐가 나버린 상황

이러한 펑쳐가 고속 코너에서 발생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위와 같은 이유로 Pirelli가 최소 압력을 트랙의 성향과 타이어에 가해지는 에너지 등을 고려하여 최소 압력을 지정한다.


 생각해보면 꽤나 단순한 타이어 압력 이야기이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현재 F1에서 핫한 이슈 중 하나인 폴포징(Porpoising)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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