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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32 - FRIC 서스펜션이란 무엇인가? (What is Front and Read Interconnected Suspension?) (2)

관리자 2022. 8. 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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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포스팅에서는 F1 차량의 하중 이동(Weight Transfer)에 따른 차량의 거동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거동에는 롤링(Rolling), 피칭(Pitching) 그리고 히브(Heave)가 있다고 했다.

 

 이러한 거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2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차량의 이상적인 셋업에서 멀어진다는 점, 차량 손상 방지를 위해 차량의 플로어와 지면 사이의 높이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F1 엔지니어들은 굉장히 똑똑하다. 언제나 해결책을 찾아온다. 그렇다면 엔지니어들이 앞서 말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아보자.

 

* 이전 포스팅 : 서스펜션 시리즈!

2021.09.30 -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9 - F1 차량의 서스펜션(Suspension)에 대한 이해 (1) : 서스펜션 기초 (Fundamentals of Suspension)

2021.09.30 -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9 - F1 차량의 서스펜션(Suspension)에 대한 이해 (2) : 서스펜션 기초 (Fundamentals of Suspension)

2021.10.03 -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9 - F1 차량의 서스펜션(Suspension)에 대한 이해 (3) : 서스펜션을 통한 거동 문제 해결 - 히브 스프링(Heave Spring) 및 안티롤 바(Anti-roll Bar)

2021.10.03 -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9 - F1 차량의 서스펜션(Suspension)에 대한 이해 (4) : F1 차량의 서스펜션 셋업 (Suspension Setup)


아이디어 : 하중 이동의 분산

 아이디어는 이렇다.

차량이 제동하여
앞쪽 서스펜션에 하중이 간다면,
이 하중을 뒷쪽으로 넘겨주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차체가 앞쪽으로 쏠리지 않기에 최대한 이상적인 셋업과 가까워질 수 있고, 동시에 레이크 각도도 잘 관리할 수 있어 플로어와 지면 사이의 간격을 굳이 벌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사실 우린 이러한 개념을 이전 서스펜션 포스팅에서 살펴봤다.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댐퍼(Damper)와 안티롤 바(Anti-roll Bar)다.


복습: 댐퍼와 안티롤 바

댐퍼 (Damper, Shock Absorber)

 댐퍼(Damper)는 차량의 노면이 고르지 못할 때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댐퍼 안의 실린더 내 유압을 이용한 반작용 힘을 이용해 스프링과 적당한 상호작용을 통해 효과적으로 충격을 흡수한다.

 

안티롤 바(Anti-roll bar)

 안티롤 바(Anti-roll Bar)는 단단한 철로 된 바이지만, 힘을 받으면 비틀려지는 성질을 가진다. 안티롤바가 없는 경우, 차량이 코너를 돌아나갈 때 롤링(Rolling)이 발생하는데, 이때 바깥쪽 바퀴는 차체보다 높이, 안쪽 바퀴는 차체보다 아래에 위치하게 되어 차량의 밸런스가 망가져버린다.

 

 하지만 안티롤 바가 있는 경우, 바깥쪽 타이어가 차체보다 들리게 될 때 안티롤 바가 비틀리게 되는데, 이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힘으로 인해 안쪽 바퀴가 들어올려지게 된다. 이를 통해 차량의 밸런스가 안정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댐퍼와 안티롤바는 앞쪽이면 앞쪽, 뒤쪽이면 뒤쪽 서스펜션끼리만 작용했다. 차량의 하중 이동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서스펜션을 상호연결시켜줘야 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앞과 뒤를 연결한다는 걸까?


서스펜션을 연결하는 방식

 앞과 뒤 서스펜션을 효과적으로 잘 관리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도입되었다. 때때로 기계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때로는 전자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전자적인 방식은 드라이버와 컴퓨터가 4개의 서스펜션을 통제하는 액티브 서스펜션을 포함한다.

 

 하지만 가장 인기를 끌었던 방법은 유압 연결 수동 시스템(Hydraulically Connected Passive System)이었다. 이 방식은 특히 메르세데스에 의해 선호되었다. 비록 이 유압 연결식 FRIC은 2014년도에 금지가 되었지만, F1 차량의 서스펜션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유압 연결 수동 시스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압 연결 수동 시스템

 먼저 수동(Passive)이라는 말을 보자. 'Passive'라는 단어는 드라이버가 특별하게 차량에 뭔가 입력하는 것이 아닌 서스펜션이 기계적인 힘에 대해 스스로 반응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F1 차량의 히브 댐퍼 (출처 : Youtube ChainBear)

 이전 포스팅에서 우리는 히브 댐퍼(Heave Damper)에 대해 살펴봤다. 히브 댐퍼는 서스펜션의 좌우가 동시에 힘을 받게 되는 경우 압축되는 스프링이다. 다운포스로 인해 차체가 바닥으로 눌리는 경우나 제동으로 인해 앞쪽 바퀴가 눌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1 급제동 시 FRIC 동작

급제동 시 앞쪽 서스펜션 챔버 내부 압력이 높아진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실제로 차량에 레이크(Rake)라는 각도가 있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플로어가 평평하다고 해보자. 이때 브레이크를 하는 상황을 보자.

 차량의 하중에 앞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앞쪽 히브 댐퍼가 압축될 것이다. 반면 하중이 덜 실리는 뒤쪽 히브 댐퍼는 압축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히브 댐퍼가 늘어나게 된다. 차량이 앞쪽으로 피칭(Pitching)하는 것에 의한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앞쪽 히브 댐퍼의 챔버(Chamber) 내부의 유압이 증가하게 된다.

 

앞쪽 서스펜션 챔버와 뒤쪽 서스펜션 챔버를 연결할 수 있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이때 앞쪽 히브 댐퍼의 챔버를 뒤쪽 히브 댐퍼의 챔버와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그 둘을 파이프로 연결했다고 생각해보자. 앞쪽의 높은 압력과 뒤쪽의 낮은 압력이 서로 균형을 맞춰야 하므로, 앞쪽은 상대적으로 덜 압축될 것이고 뒤쪽은 이로 인해 댐퍼가 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앞쪽 서스펜션 챔버의 높은 압력과 뒤쪽 서스펜션 챔버의 낮은 압력이 균형을 맞춰야 하므로 압력이 분산된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정리하면, 브레이킹 시 앞쪽 서스펜션이 낮아지면서 히브 댐퍼가 압축되고, 뒤쪽이 들리면서 히브 댐퍼가 늘어나게 되며, 이로 인해 앞쪽 히브댐퍼의 압력이 증가하는데, 파이프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앞쪽의 높은 압력이 뒤쪽 히브 댐퍼로 전달되어 뒤쪽 히브 댐퍼의 압력을 증가시켜, 앞쪽은 높아지고 뒤쪽이 낮아지게 되면서 균형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2 급가속 시 FRIC 동작

급가속시 뒤쪽 서스펜션 챔버의 압력이 높아진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이와 반대로도 적용이 가능하다. 만약 급 가속을 하는 경우 차량이 뒤쪽으로 피칭(Pitching)하게 된다. 앞쪽 서스펜션의 챔버 외부와 뒤쪽 서스펜션 챔버 내부를 연결한다면, 동일하게 뒤쪽 히브 댐퍼가 압축될 때 형성된 높은 압력이 앞쪽 히브 댐퍼로 전달되면서 다시 균형을 이루게 된다.

 

압력 균형을 맞춰야하므로 서스펜션 압력이 분산될 수 있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만약 앞과 뒤의 챔버 내부끼리 연결한다면, 직선 구간에서 차량의 다운포스로 차체가 내려가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3 롤링 시 FRIC 동작

롤링 시에도 서스펜션 챔버 압력 분산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롤링 거동 조절이 가능하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피칭 뿐만 아니라, 차량이 롤링하는 거동을 FRIC을 통해 억제시킬 수도 있다. 왼쪽 서스펜션과 오른쪽 서스펜션을 연결해서 롤링을 억제할 수도 있다.

 

어떠한 조합으로든 서스펜션을 연결할 수 있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심지어는 네 쪽 서스펜션을 모두 연결시켜 피칭(Pitching)과 롤링(Rolling)을 한 번에 제어할 수도 있다.

 

참고 | 와프(Warp)?
롤링(Rolling)과 피칭(Pitching) 거동을 합쳐 와프(Warp)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코너에 진입할 때 차량이 브레이킹으로 인해 앞쪽으로 쏠리게 되면서 동시에 턴인(Turn-in)까지 한다면 롤링(Rolling)까지 발생한다. 이때 와프(Warp)를 경험한다.

밸브를 이용한 플로우 컨트롤 (Flow Control)

플로우 컨트롤 밸브를 설치하여 더욱 스마트하게 서스펜션을 조절할 수 있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매번 같은 양만큼 차량의 거동을 억제하고 싶지는 않다. 고속 코너에서는 공기역학적 안정성을 위해 롤링(Rolling)을 최대한 줄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저속 코너에서는 그립을 위해서 어느 정도 롤링(Rolling)을 원할 것이다. 두 경우 모두 피칭(Pitching)은 원치 않는다.

 이러한 것들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압 시스템에서 유체들이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얼마만큼 움직이고 이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플로우 컨트롤 밸브(Flow Control Valve)를 둘 수도 있다.

 

 본질적으로 FRIC은 차량의 네 바퀴를 모두 동시에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대신 전체 유압 시스템에 어떤 압력이 얼마만큼 들어오는지를 고려하여 플로우 컨트롤 밸브를 여러 개를 적당하고 스마트하게 둬서 서로가 적당하게 상호작용하게끔 만들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무엇을 의미하냐면, 당신은 기존에 전통적인 스프링과 댐퍼를 다 없애버리고, 이 녀석들 대신에 플로우 컨트롤 밸브를 이용해서 차량 전체를 유압 시스템으로 연결한 서스펜션으로 차체를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지된 FRIC 서스펜션

 FIA가 FRIC을 금지시킨 2014년 전까지 대부분의 팀들은 이러한 유압 연결 수동 시스템을 서로 정교함과 복잡함을 달리하면서 각자 독자적으로 구축했었다.

 초기 FRIC 서스펜션은 공기역학적 보조 장치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FIA는 FRIC 시스템이 너무 정교하여 서스펜션이 본래의 기능보다는 공기 역학을 제어하고 움직일 수 있는 장치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FRIC을 금지시켰다.

 

 금지와 함께 2015년 기술 규정에는 전면 및 후면 서스펜션 시스템이 해당 바퀴의 하중에만 반응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현재는 금지된 기술이지만 FRIC 서스펜션을 알아보면서 F1 서스펜션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던 꽤나 좋은 공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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