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의 포뮬러원 차량의 서스펜션(Suspension)이 있기 전까지 여러 다양한 형태의 서스펜션이 등장했다. 다양한 형태의 서스펜션이 등장하면서 FIA는 F1 규정으로 특정 팀이 이득을 보거나, 스포츠 중 하나인 모터스포츠 본질을 해치는 서스펜션 들을 금지해왔다.
금지된 서스펜션 중 하나가 'FRIC(Front and Rear InterConnected) 서스펜션'이다.
서스펜션에 대한 내용을 복습할 겸, 조금 더 깊은 이해를 할 겸, 겸사겸사 이번 포스팅에서는 FRIC(Front and Rear InterConnected) 서스펜션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렛쯔-고!
아래 서스펜션 시리즈 포스팅을 읽으신다면 F1 서스펜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실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총 4개의 포스팅)
FRIC... 이란?
'FRIC'은 Front and Read InterConnected의 약자다. 문자 그대로 '앞쪽 서스펜션과 뒤쪽 서스펜션을 상호 연결했다'는 의미이다.
FRIC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F1과 관련된 조직이나 기관에서 발표한 용어인지는 모르겠으나, 최초로 독일 언론에서 사용했고 이후 FRIC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인 용어가 되었다고 한다.
FRIC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섹션에서 설명하기로 하자. 그 전에 앞서, 먼저 언제 FRIC이 등장했으며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FRIC의 기원과 발전
2013년도 메르세데스의 서스펜션을 보면 굉장히 '복잡하게' 생겼다. 이때 사용했던 서스펜션이 FRIC이다.
사실 FRIC이라는 녀석은 이전부터 있었던 서스펜션이다. 실례로, 1970년대에 케이블 기반(Cable-based) FRIC 시스템을 쓰는 팀이 있었다. 당시 FRIC은 현대의 FRIC과는 다르지만, 1970년대에도 케이블을 이용하여 앞쪽 서스펜션과 뒤쪽 서스펜션을 상호연결 시킬 수 있었다.
현대에는 다채로운 방법으로 앞쪽 서스펜션과 뒤쪽 서스펜션을 연결한다. 특히 유압(Hydraulic) 관련 기술이 많이 발전했기에 유압 방식으로 동작하는 FRIC이 사용된다.
FRIC이라는 이름 대로 앞과 뒤를 연결하지만, 심지어는 후술하겠지만 앞과 뒤 뿐만 아니라 양 옆과 심지어는 대각선으로 서스펜션을 연결시키는 FRIC도 있다.
FRIC... 왜 사용할까?
이전에 서스펜션을 다뤘던 포스팅에서 프론트 서스펜션과 리어 서스펜션이 어떤 형태로 되어있는지 살펴봤다.
요약하자면 각 서스펜션은 각자 독립적인 시스템을 가지며, 그렇기에 독립적으로 동작한다.
FRIC은 이렇게 서로 독립적인 서스펜션을 상호연결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든다.
왜 연결할까?
F1의 세계에서는 이유 없는 행위는 없다. 답은 단순하다. 연결하면 차의 성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두-둥!)
F1 차량의 하중 이동
F1 차량은 직선 구간과 더불어 여러 저속코너와 고속코너로 이루어진 트랙을 거의 2시간이나 되는 시간동안 쉴새 없이 달린다.
모든 공학 지식의 집합체인 F1 머신의 엄청난 출력 덕에, 이 괴물 같은 차량은 트랙을 주행하면서 수많은 하중의 이동 (Weight Transfer)을 겪는다. 이미 아는 내용일 수 있거나 당연한 내용이겠으나, 하중 이동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자.
현상 #1 : 롤링(Rolling)
먼저 코너링을 하는 경우를 보자. 차량이 코너를 돌게 되면, 원심력에 의해 차량의 하중은 바깥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하중 이동으로 인해, 차체와 지면 사이의 높이가 바깥쪽은 낮아지고 안쪽은 높아진다. 우리는 이를 롤링(Rolling)이라고 한다.
현상 #2 : 피칭(Pitching)
다음으로 브레이킹(Braking)을 하는 경우를 보자. 차량의 하중은 관성에 의해 급격하게 앞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1초 내지 2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차량 앞 바퀴에는 300kg 이상의 하중이 실린다. 이렇게 차량이 앞으로 쏠림으로 인해, 차량의 노즈를 포함한 앞쪽의 차체는 낮아지게 되고 차량 리어 쪽은 들리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피칭(Pitching)이라고 한다.
현상 #3 : 히브(Heave)
마지막으로 직선 구간에서 가속(Accelerating)하는 경우를 보자. F1차량은 시속 350km 이상의 엄청난 속도를 자랑한다. 이때 F1의 공기역학 구조로 차량 전체에 지면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이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차량은 지면 방향으로 눌리게 되어 전체적으로 차체가 낮아지게 된다. 우리는 이를 히브(Heave)라고 한다.
이처럼 차량은 주행하면서 여러 하중 이동을 겪게 되고, 롤링(Rolling), 피칭(Pitching), 히브(Heave)와 같은 다양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하중을 겪고 롤링이든 피칭이든 여기서 그치면 좋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겪으면서 애써 아름답게 구현해놓은 F1 차량의 구조 특히, 공기역학적 구조가 망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차량의 이상적인 셋업(Ideal Setup)으로부터 멀어진다.
거동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
그렇다면 어떠한 이유로 이상적인 셋업으로부터 멀어질까?
앞서 언급한 차량의 거동(롤링(Rolling), 피칭(Pitching), 히브(Heave))와 같은 움직임은 두 가지 큰 문제를 야기한다.
문제 #1 : 차량의 자세 변화
첫번째 문제는 차량의 자세 변화다. 차량을 공기역학 관점에서 기껏 이상적인 상태로 셋업해놨는데, 하중 이동에 의한 차량 거동 때문에 이상적인 셋업이 망가져 버린다. 특히 이 문제는 다운포스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차량 하부 자세 변화에서 극심하다.
예를 들어, 그라운드 이펙트(Ground Effect)를 적용하기로 한 2022 시즌 이전의 F1 차량을 보면, 각 팀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F1 머신에 레이크(Rake)를 줬었다.
레이크(Rake)란?
차량의 앞쪽의 높이와 뒤쪽의 높이를 다르게 해서, 차량 하부를 마치 하나의 큰 윙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 공기역학적 큰 의미를 가지는 구조다.
하지만! 기껏 맞춰놓은 이상적인 레이크(Rake)의 각도가 급제동하는 경우 망가져버린다. 이는 공기역학적으로 엄청난 손해일 것이므로, 각 팀들은 이것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했다.
문제 #2 : 지면과 가까워지는 플로어
두번째 문제는 차량의 플로어가 너무 많이 지면과 가까워진다는 점이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플로어가 지면과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애초에 차량의 높이를 높여야한다는 말이다.
코너를 돌면서 차체 바깥쪽이 지면에 닿거나, 급제동 시 차체 앞쪽이 바닥에 닿거나 하는 등, 다운포스(Downforce)로 인해 차량 하부가 다 손상되면 차량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는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차량 하부의 스키드 블록(Skid Block)이 일정 양 이상으로 닳게 되면 실격될 수도 있다.
이는 차체를 낮추어 최대한 공기역학 성능을 살려야하는 F1 차량 입장에서 이상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