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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런오프 에어리어(Runoff Area)란?
- 런오프 에어리어 #1 : 잔디 (Grass)
잔디의 장점 잔디의 단점 #1 : 비에 젖으면 큰일
잔디의 단점 #2 : 복구의 어려움
인조잔디는 어떨지?
- 런오프 에어리어 #2 : 자갈 (Gravel)
그래블의 단점 #1 : 때때로 무용지물?
참고 | 그래블이 무용지물인 이유?
그래블의 장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 #2 : 뒤집어짐
그래블의 단점 #3 : Beaching
- 런오프 에어리어 #3 : 타막 (Tarmac)
타막의 장점
타막의 단점 #1 : 손해가 없다.
타막의 단점 #2 : 심지어 이득을 본다
해결책 #1 : 소시지 커브
해결책 #2 : 코너 페널티 시스템
- 런오프 에어리어 #4 : 울트라 그립 (Ultra Grip)
런오프 에어리어 #2 : 자갈 (Gravel)
잔디에 이어 쉽게 볼 수 있는 런오프 에어리어인 그래블(Gravel) 런오프 에어리어를 살펴보자.
그래블 런오프 에어리어의 경우 보통 차량이 트랙 밖으로 잘 날아가는 경향이 큰 코너 바깥쪽에 둔다. 이는 긴 직선 구간의 끝에서 맞닥뜨리는 코너나 고속으로 공략 해야하는 코너 주변 등이 해당된다.
그래블 런오프 에어리어는 약 25cm 정도 깊고, 이 깊이에는 1~2cm 정도 크기가 되는 작은 돌로 채워져 있다. 그래블이 런오프 에어리어에 사용되는 이유는 잔디보다 더 감속에 좋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위 마찰계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실제 트랙 노면보다는 훨씬 그립이 적다. 하지만 잔디보다는 그립이 있는 편이다. (잔디 마찰계수 0.20, 그래블 : 0.35, 노면 0.65)
그래블의 단점 #1 : 때때로 무용지물?
그래블을 런오프 에어리어에 사용하는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차량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경우 그래블을 그냥 지나쳐 거의 속도를 감소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1999년도 미하엘 슈마허는 영국 실버스톤 서킷의 Stowe라는 코너의 끝에서 그래블 트랩을 지나쳐 버려 거의 시속 160km/h로 배리어에 충돌해서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다. 어떻게 그래블이 아무 역할도 못하게 된 걸까?
참고 | 그래블이 무용지물인 이유?
차량의 속도가 너무 빠르면 그래블이 차량을 잘 멈추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그래블에 있는 돌멩이들 각각은 자신들의 위치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또한 서로가 서로와 붙어있는 형태가 아니다. 그래서 차량이 그래블 런오프 에어리어 위에서 브레이킹을 시도하면, 그냥 그 돌멩이들을 차량 바퀴와 함께 움직이게 만들고 이는 차량의 운동량을 흡수하지 못하게 만든다.
비교를 위하 타막(Tarmac)을 살펴보자. 타막의 경우, 모든 마찰력을 타막 표면이 흡수하고, 그 결과로 차량 바퀴의 열에너지로 뿜거나 차량의 바퀴를 헤지게 만든다. 이를 통해 트랙과 바퀴 사이의 저항을 최대로 만든다.
반면 그래블의 경우, 그래블 에어리어 가장 표면에 있는 돌멩이들은 아주 저항력이 낮음과 동시에 차량의 바퀴와 같이 끌려간다. 그 바로 아래층에 있는 돌멩이들도 아주 미세하게 끌려가고, 그 아래층의 돌맹이들도 끌려가고… 해서 그래블 에어리어의 마지막 돌맹이 층은 거의 움직이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운동량이 아주 미세하고 약하게 줄어든다.
종종 그래블 에어리어의 돌멩이들을 마치 파도가 치듯 울룩불룩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낮은 벽을 만들어서, 조금이라도 차량의 속도를 늦추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오기 위함이다.
그래블의 장점
단점만 말했는데, 그럼 이 그래블은 어떤 이점이 있을까?
그래블은 차량이 스핀하거나 살짝 피칭(pitching)하는 경우 효과적이다.
만약 차량이 코너를 돌다가 스핀하여 차량의 측면으로 그래블 런오프에 진입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차량의 반대편 측면이 뜨면서 그래블로 진입해 차량의 움직임은 지면 방향으로 형성되게 되는데, 이때의 운동에너지가 그래블 에어리어의 깊이 방향으로 가해져 분산되게 되고, 이때 그래블 층에 있는 아주 많은 돌멩이들이 그 힘을 흡수한다.
실제로 롤링하거나 스핀하는 차량의 경우, 타막보다 그래블이 더 효과적으로 감속시켜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 #2 : 뒤집어짐
그러나 그래블 트랩의 경우 훨씬 더 차량을 더 들리게 하다 못해, 구르게 만들 수도 있다. 측면으로 그래블에 진입한 차량이 그래블 표면을 타고 쭉 밀려나게 되면, 이때 그래블 벽이 형성될 수 있다. 이게 더 심해지면 차량은 그 벽에 걸려 구르게 돼버린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속도를 줄이려는 설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래블의 단점 #3 : Beaching
또한 그래블 에어리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 좋은 일은 차량을 Beaching(?) 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차량을 해변가 모래사장으로 가져다 놓게 만들 수 있다. (미국식 표현)
차량이 모래사장에 빠지면 아무리 스로틀 페달을 밟아도 차량의 바퀴는 헛돈다. 앞서 얘기한 내용의 연장선으로 그래블 표면의 돌멩이들은 충분한 저항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차량이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바퀴가 그래블 위에서 헛돌면 다행이지, 심한 경우에는 차량 하부에 돌맹이 더미가 있어 차량이 떠버려 바퀴가 표면에 닿지 못하면, 바퀴가 영영 바닥과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정리하면,
차량이 그래블 런오프 에어리어에 빠지게 되면, 차량이 구를 수도 있고, 차량이 갇혀버릴 수도 있고, 그래블 스톤들이 빠졌기 때문에 다시 채워줘야 되고, 또 망가진 그래블 에어리어에 평탄화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빠진 차량이 어찌어찌 빠져나간다 하더라도, 코너에 그래블 자갈을 흩뿌리게 되면 뒤따라오는 차량이 흩뿌려진 돌멩이를 밟고 스핀하여 더 심각한 상황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 이런데 차량의 속도도 잘 못 낮춘다? 흠 왜 쓰는 건가 싶기는 하다.
그래서 결국 여러 가지를 타협해서 타막 런오프 에어리어(Tarmac Run-off Area)가 등장하게 된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