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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21 - 오버스티어(Oversteer)와 언더스티어(Understeer)

관리자 2021. 11. 2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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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포스팅들에서 종종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 녀석들에 대해 자세히 다루어 본 적은 없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언더스티어(Understeer) 그리고 오버스티어(Oversteer)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코너링을 하자. 단, '빠르게'

미치게 빠른 코너링 속도

 F1 경기는 특정 서킷에서 이루어지며, 이 서킷은 여러 개의 코너로 이루어져 있다. F1 머신을 운전하는 드라이버는 서킷의 코너를 돌면서 차량이 코너를 따라 쭈욱 돌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F1 경기는 단순히 코너를 돌아나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돌아나가야 한다. 

 

 이전에 우리가 레이싱 라인(Racing Line)을 다룬 포스팅에서 봤듯이, 차량이 코너를 빠르게 나가기 위해서는 그 코너의 특성에 맞는 레이싱 라인을 타고 돌아나가야 한다. 이때의 레이싱 라인은 Ideal Apex를 지날 수도 있고, Late 또는 Early Apex를 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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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머신은 후륜 구동이다.

 아무튼 이런 코너링을 가능케 만드는 것은 트랙의 지면과 유일하게 맞닿아 있는 '타이어'다. 뒷 타이어는 Driven Tyre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후륜 구동인 F1 머신의 경우 엔진의 모든 출력이 바로 뒷 타이어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출력이 타이어로 전달이 되면 이를 통해 타이어가 지면을 밀어 차량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정리하면 차량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뒷 타이어가 차량을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이다.

 

앞 바퀴는 조향을 담당한다.

 그럼 차량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이는 바로 앞 타이어에 의해 정해진다. 앞 타이어는 차량이 똑바로 앞을 향할 때 도로와의 마찰로 인해 약간의 저항을 발생시킨다. 저항을 발생시키기는 하지만 이러한 저항을 통해 차량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앞 타이어가 트랙과 맞닿은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마치 트랙을 옆으로 미는 것과 동일하게 차량의 방향을 양 옆으로 조정할 수 있다.

 

 정리하면 차량을 앞으로 이동시키는 뒷 타이어와 차량을 양 옆으로 밀어내는 앞 타이어가 함께 작동하면, 차량은 코너를 따라 돌아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냥 돌리면 되잖아...?

 낮은 속도에서는 이러한 코너링은 컨트롤하기 굉장히 쉽다. 그냥 스티어링 휠을 통해 앞 바퀴를 돌리면 차는 자연스럽게 운전자가 돌린 만큼 돌아나간다.

 

 하지만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나가야하는 모터스포츠에서는 그리 쉽지 않다. 코너를 ‘최대한 빠르게’ 돌아나가야 하는 모터스포츠에서는 코너링 시 트랙션의 한계에 도달하고 적당한 라인을 타고 따라나가야 한다.


언더스티어(Understeer) 이해하기

 차의 앞 바퀴를 봐보자. 차량이 코너를 돌아나가기 위해서는 앞바퀴는 앞서 말한 대로 트랙의 표면을 어떠한 힘으로 ‘밀어내야’ 한다. 이는 물리적으로 어떤 것과 같냐면 고무로 된 운동화를 신고 앞으로 움직이는 차 옆에 서서 차량을 미는 것과 같다. 

 

차량의 모멘텀을 이기지 못하고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는 언더스티어 현상 (출처 : Youtube Chainbear)

 이때 차는 움직이지 않으려고 저항할 것이다. 왜냐하면 물리적으로 모든 물체는 그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 그대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이로 인해 운동량을 바꾸려는 힘에 대해 저항하려는 성질을 띤다. 따라서 차량을 옆을 밀어도 차량은 운동하던 방향 그대로를 유지하려고 저항할 것이다.

 

 이러한 저항이 너무 과해지면, 밀고 있던 사람의 운동화는 바닥에서 밀려 미끄러질 것이다. 왜냐하면 차량을 미는 힘에 저항하는 차량의 힘을 버티기 위한 충분한 그립과 충분한 트랙션을 운동화가 발생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운동화는 결국 차량의 앞 타이어와 똑같다. 차량이 코너를 너무 빨리 돌아나가는 경우, 차량의 앞으로 나아가려는 운동량이 더 커질 것이고, 이는 그만큼 차량을 턴인(Turn-in)하는 데에 드는 힘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타이어의 고무와 트랙 표면 사이의 그립(grip)이 이러한 운동량을 버텨내는 데에 충분하지 않다면, 타이어는 앞쪽으로 나가는 힘의 지배를 받고 이상적인 레이싱 라인을 타지 못하고 넓게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언더스티어(Understeer)다! 다시 말해, 운전자가 코너를 더 타이트한 라인을 타고 통과하고 싶지만 앞 바퀴의 접지력 부족으로 인해 코너를 더 넓게 돌아나가는 것을 언더스티어라고 한다. 

 

언더스티어(Understeer)의 '언더(Under)'는 말 그대로 스티어에 못 미친다는 의미이다. 내가 이만큼 차량을 돌리려고 하는데 그만큼에 미치지 못하고 차량이 돌지 못하는 상황이 바로 '언더'스티어이다.

오버스티어(Oversteer) 이해하기

 

 자 이제 오버스티어(Oversteer)에 대해 알아보자. 오버스티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뒷바퀴(Driven Wheel)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뒷 바퀴는 드리븐 휠(Driven wheel)로 엔진에 의해 회전한다. 또한 타이어와 트랙이 필요로 하는 트랙션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접지력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 여부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뒷 바퀴는 또한 차량의 앞 쪽이 턴인(Turn-in)할 때에, 차량의 뒤쪽도 앞쪽을 잘 따라가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앞바퀴가 코너를 들어갈 때 지면을 옆으로 밀어 돌아나가지만, 이때 뒷 타이어는 앞바퀴가 결정한 방향을 따라 트랙을 잘 그립하면서 지면과 잘 붙어있어야 한다.

 

차량 뒤쪽에 질량이 몰려있다. (출처 : Youtube Chain Bear)

 그런데  F1 차량은 뒷쪽에 파워유닛이 있기 때문에 질량이 많이 모여있다. 따라서 뒤쪽에 더욱더 모멘텀이 크다. (모멘텀은 질량에 비례한다.) 질량은 가지고 있던 운동량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코너를 턴인하더라도 질량이 많기 때문에 가던 방향인 앞 쪽으로 운반되려는 경향이 있다. 이때 뒷 타이어는 질량이 코너 라인을 따라 잘 돌아나가도록 지면과 그립을 잘 유지해야 한다.

 

오버스티어를 컨트롤하지 못한 상황. 뒷바퀴의 트랙션을 잡지 못하고 충돌했다.

 이때 만약 속도가 너무 빨라 뒷바퀴의 트랙션이 충분치 않다면, 계속 앞쪽으로 가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해 뒷바퀴가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버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버스티어(Oversteer)다! 다시 말해, 뒷 바퀴의 접지력 부족으로 인해 뒷바퀴가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버리는 것을 오버스티어라고 한다.

오버스티어(Oversteer)도 마찬가지로 단어 자체를 보면 내가 이만큼 스티어링 하기를 원했는데 그만큼보다 더 많이 오버해서 스티어링이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오버'스티어 한 것이다.

정리해보면...

오버스티어를 컨트롤하는 드라이버. 손이 바쁘다.

 정리하면 언더스티어(Understeer)는 앞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어 이상적인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는 현상이고, 오버스티어(Oversteer)는 뒷 타이어가 충분한 접지력을 가지지 못해 레이싱 라인을 잘 유지하지 못하고 밀려 벗어나버리는 현상이다.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 경우 운전자는 차량의 회전각을 줄여줘야 한다. 차량의 스티어링 휠을 적게 돌리게 되면, 차량의 앞쪽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할 것이다. 추가로 차량의 속도와 출력을 줄여주는 데에 도움을 준다. 이렇게 되면 차량이 코너를 조금 느린 속도로 넓게 돌아나갈 것이다.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경우 차량이 통제력을 잃고 아예 돌아버리게 될 것이다. 뒷바퀴가 스핀하는 것을 상쇄시키기 위해, 드라이버는 차량의 출력을 줄이고 스티어링을 스핀하는 반대방향으로 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을 궤도에 다시 안착시켜 일직선으로 만들어주게 될 것이다.


한계를 파악하라

한계를 찾아서 코너링하는 것이 드라이버들의 임무.

 코너를 얼마나 빨리 돌아나가느냐는 차량의 타이어가 견뎌낼 수 있는 출력이 얼마나 되는지 그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든 코너마다 그리고 그 코너를 지날 때의 여러 상태들에 따른 한계를 찾고 그 한계를 잘 숙지하는 것이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코너를 잘 돌아나가는 최선의 방법이다.

 


랠리는 드리프트 하잖아요!

 그럼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랠리카는? 랠리 경기를 보면 모든 코너를 드리프트 하듯이 뒷바퀴가 미끄러지는데 이건 오버스티어가 아닌가? 앞서 말한 대로라면 오버스티어로 인해 코너를 느리게 통과할 텐데 앞서 설명한 것과 다르지 않은가!

 

 사실 랠리는 F1 경주랑은 그 성격이 많이 다르다. 하지만 간단하게 랠리 경기가 갖는 특성을 한번 살펴보고 F1과 비교해보자.

 

랠리 경주의 노면은 다양하다.

 먼저 랠리 경주의 트랙 노면은 일반 레이스 트랙과는 다르게 굉장히 미끄럽다. 대부분이 흙길, 진흙길, 자갈, 눈과 같이 미끄러운 상태이다.

이로 인해 애초에 트랙션을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오히려 모멘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코너를 미끄러지듯 슬링샷의 궤적으로 돌아나가는 것이 더 빠르다.

 

랠리 경주의 레이싱 라인. 뒷바퀴가 미끄러지며 슬링샷 궤적을 탄다. (출처 : Youtube Chain Bear)

 차가 코너를 미끄러지면서 턴인(Turn-in)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차량은 안쪽을 향하게 될 것이고, 이때 좀 더 가속하여 차량을 에이펙스 안쪽으로 집어넣을 수 있다.이렇게 되면 차량의 운동량은 바깥으로 빠지려고 하지만, 차량의 조향장치에 의해 차량의 방향은 안쪽을 밀어 넣는 상황이므로, 이 두 힘의 중간 방향은 자연스레 코너를 타고 들어가게 된다.

 

스핀에 취약한 F1 머신

 F1 차량이 빗길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하지 않는 이유는, F1 차량의 무게가 실리는 방식이나 서스펜션의 방식이 차량이 스핀하는 것에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또한 랠리카는 차량이 슬라이딩할 때 어느 정도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F1 차량의 경우에는 훨씬 더 쉽게 스핀하고 이를 통제하는 것이 어렵다.

F1 타이어는 드리프트용이 아니다.

 게다가 F1 차량의 타이어는 애초에 드리프트를 타겟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슬라이딩해서는 안 된다.

 


마치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동안 입에 달고 살았던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사실 좀 더 깊게 설명하면 말할 것이 차고 넘치지만 간단한 개념 정도만 짚고 넘어갔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다양한 예시와 다양한 해결책들에 대해 설명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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