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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을 좋아하면서,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일상도 공유하는 다소 정체성의 혼란이 내재되어있는 그러한 블로그입니다.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19 - 타이어의 토(Toe)에 관하여

관리자 2021. 11. 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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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 차량을 위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퀴가 안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타이어의 토(Toe)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토(Toe)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토(Toe)가 영향을 주는 것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20 시즌 메르세데스의 신기술 DAS까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Toe)란 무엇인가

 (Toe)는 '차량의 바퀴가 주행 방향과 얼마나 틀어져있는지'를 나타내는 각도다. Positive toe는 차량의 바퀴가 안 쪽으로 각이 져있는 모습이고, Negative toe는 바깥 쪽으로 각이 져있는 모습이다. 보통 토는 0.8도에서 -1.8도 정도로 셋업된다.

 

 일단 당연스럽게 우리는 차량이 Zero toe로 이루어져 있고, 이렇게 해야만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조작하는 대로 휠이 좌우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면 됐지 왜 각도를 주는 걸까?

참고 | 토(Toe)는 각도가 아니라 거리로도 나타낼 수 있다.


토(Toe)가 미치는 영향

#1 타이어 마모

Positive Toe (Toe-in)의 경우에는 타이어 바깥이 뜨거워지고, Negative Toe (Toe-out)의 경우 타이어 안쪽이 뜨거워진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 Bear>)

 첫째로 타이어 마모에 영향을 준다.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Zero toe일 때는 두 휠이 횡축에 평행하기 때문에, 아무 저항력 없이 자유롭게 앞으로 나아간다. 만약 Negative toe라면 타이어 안 쪽이 끌려 뜨거워지고 마모될 것이다. Positive toe의 경우는 반대로 바깥 트레드에 열과 마모를 발생시킨다.


#2 속도

토로 인해 타이어의 저항이 생겨 직선 구간에서는 속도가 느리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 Bear>)

 둘째로 속도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많이 각도가 있지 않기 때문에 그리 큰 영향은 없을 수도 있지만, F1의 세계에서는 1/1000초도 중요하기 때문에 약간의 토(Toe)도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도 가장 타이어 마모가 덜 되는 셋업은 Zero toe이고, 이 말인즉슨 Zero toe 셋업의 경우 끌림이 없기 때문에 직선 주로에서 가장 빠르다는 의미가 된다.


 토(Toe) 각도를 좀 줬다고 생각해보자. 아주 미세하게 두 바퀴는 안 쪽 또는 바깥쪽으로 이동하려고 할 것이다. 이말은 조금이나마 바깥 또는 안 쪽으로 힘을 받기 때문에 끌림이 발생할 것이고, 이는 Zero toe인 경우보다는 출력에서의 손실이 존재한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3 코너링 시 민첩성

 셋째로 코너링 시 민첩성에 영향을 준다.

 

 직선이 아닌 코너 구간으로 가보자. 여기서는 Zero toe가 베스트가 아닐 수도 있다.

 

코너링 시 안쪽 바퀴의 레이싱 라인의 래디우스가 더 작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 Bear>)

 만약 시계 방향으로 차량이 코너링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안 쪽 타이어의 궤적은 바깥쪽 타이어의 궤적보다 래디우스가 더 작다. 다시 말해, 안 쪽 타이어가 코너를 더 타이트하게 돈다. 이전에 다뤘듯이, 래디우스가 작으면 작을수록 회전 반경도 줄어들기 때문에, 안 쪽 타이어는 바깥 쪽 타이어보다 더 많이 꺾여야 한다.

 

 

 

 안 쪽 타이어를 더 꺾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이어의 토를 각각 바깥으로 꺾어주면 된다. Negative toe로 셋업한다는 말이다. 아하!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이렇게 안쪽 타이어를 더 많이 꺾어주면 그립이 더 생기므로, 코너를 더 안정적이고 속도도 더 빠르게 코너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토를 안 쪽으로 각을 주면 어떨까? 즉 Positive toe 셋업을 한다면? 이는 한쪽 타이어가 정확한 코너 라인에 가까워질수록, 다른 타이어는 더 멀어진다는 의미가 되고, 이는 결국 차량 앞 쪽에서 저항과 드래그를 발생시키게 된다. 따라서 코너링에는 좋지 않다.


#4 안정성

Toe-out (negative toe)의 경우 조금만 스티어링 휠을 꺾어도 차량이 심하게 움직인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 Bear>)

 


 다시 한번 직선 주로에서의 안정성으로 가보자. 만약 직선주로에서 Negative toe로 세팅되어 있다면,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움직여도 예민하게 차가 반응할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negative toe는 코너링에 적합하고 이는 코너링 시 안쪽이 더 많이 꺾여 더 잘 돌아나가기 때문이었는데, 이는 다르게 말하면 조그마한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이 차량을 크게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차가 요철을 밟는다면 차량이 심하게 흔들릴 것이다.

 

 이와 반대로 Positive toe의 경우 스티어링 휠을 조금 움직여도 반대쪽 타이어가 이를 보정해주므로 직선 주로에서의 안정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



 보통 미케닉들은 서스펜션 설계, 트랙, 타이어 마모 정도, 직선 속도, 코너링 속도, 안정성 등을 고려하여 토를 셋업한다. 이를 고려하여 최적의 셋업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알다시피 세상에 공짜는 없다. Tradeoff가 있기 마련. 하나를 살리면 다른 하나를 죽여야 하는 것이 실정이다. 그렇기에 셋업이란 참 어렵다.


DAS (Dual Axis Streering)

메르세데스의 미친 신기술 DAS

 팀 메르세데스가 만든 실시간 타이어 토 조절 시스템이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걸 포기해야 하는데, 메르세데스는 다 가졌다.


 DAS스티어링 휠을 당기고 누름으로써 토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직선 주로에서 타이어 온도, 마모, 속도, 안정성을 위해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여 토를 Zero toe에 가깝게 한다. 반대로 코너링할 때에는 민첩성을 위해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서 Negative toe로 변경한다.

 

당시 FIA의 판정. "DAS는 룰을 어긴 것이 아니다!"

 이는 당시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기에 따로 페널티를 받지는 않았다.

 

 만약 드라이버가 코너 별로 최적의 토 세팅을 알면 그에 맞게 적당하게 토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또한 타이어가 과열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너무 식는 것도 문제다. 적당한 양의 열이 타이어에 필요하고 이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타이어에 열이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어의 안 쪽만 과열돼도 문제고, 바깥쪽이 과열돼도 문제다. DAS를 통해 상황에 따라 타이어 온도를 잘 관리할 수가 있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퀄리파잉에서 아웃 랩 시 기록 도전 전에 예열하는 데에 유용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레이스 중간에도 토를 계속 조절하면서 타이어의 온도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DAS의 운명은...?

샷건 치는 토토 울프

 DAS가 등장했던 2020 시즌에서는 규정 위반이 아니기에 사용되었으나, 2021 시즌부터는 규정이 변경되어 DAS는 금지되었다. 스티어링 휠은 본래 그 목적인 스티어링에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변경된 규정의 골자이다.


마치며

 굳이 타이어를 안 쪽 또는 바깥쪽으로 각도를 주는 것이 참 이해가 안 갔었는데,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그 이유를 잘 알게 됐다. 역시 신기한 에프원 세상...

 

 다음 포스팅에서는 타이어 캠버(Camber)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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