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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을 좋아하면서,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일상도 공유하는 다소 정체성의 혼란이 내재되어있는 그러한 블로그입니다.

일상 이것저것/여기저기 탐방

성수 꼬맥집, "꼬치상점"

관리자 2022. 6. 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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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꼬맥'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꼬맥은 그냥 꼬치+맥주인데 방금 내가 만든 말이라 아마 들어본 적은 없을 것이다.

 

 성수역 또는 뚝섬역에 다른 목적으로 갔다가 본의 아니게 꼬맥을 했는데, 우연찮게 맛있는 곳을 발견한 것 같아 포스팅을 남겨보려고 한다.

 

꼬치상점

http://naver.me/GZAaJsq7

 

네이버 지도

성동구 성수동1가

map.naver.com

 

 입구는 이러하다. 네온사인 간판인데, 흰 배경에 빨간 네온사인이라 심플하다. 보통 저런 네온사인에는 "너는 술 먹을 때가 제일 예뻐."라든지 "오늘, 그대와 함께", "나랑... 한 잔 할 테야?"라든지 하는 감성적인 글귀들이 적혀있기 마련인데, 그냥 여기는 그저 꼬치를 파는 상점임을 알리듯 정직한 글씨체로 손님을 맞이한다.

 

 시간은 대략 6시쯤이었는데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사실 근처 와인바인 미도림(midolim)에 웨이팅을 걸어놓고 갈 곳을 잃어 방문한 곳이다.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마침 두 자리가 있어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면서 기다리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출처 : 성수 꼬치상점 네이버 메뉴판 이미지
출처 : 성수 꼬치상점 네이버 메뉴판 이미지

 깜빡하고 메뉴판을 찍지 못해, 꼬치상점에서 제공하는 메뉴판 이미지를 사용했다. 지금은 저 메뉴판은 아니고 새로 리뉴얼하신 듯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비슷했다.

 

 이곳의 시스템은 메뉴판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에 먹고 싶은 꼬치 종류를 적어 주문한다. 꼬치는 개당 2500원에서 4000원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트 메뉴가 있는데 세트 메뉴로 주문하면 단품으로 주문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맘 같아선 세트메뉴였는데 다른 식당을 예약해둔 터라 단품으로 시켰다.

 

 주류는 기억상 하이볼, 생맥주(하나는 일본 맥주였는데 기린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고, 하나는 테라였다.), 소주 등을 판매한다. 우리는 간단하게 삽겹꽈리고추, 닭발, 닭대파, 삼겹팽이버섯, 닭껍질을 주문했다. 주류는 테라 생맥주와 얼그레이 하이볼을 주문했다.

 

팝콘, 테라 생맥주, 얼그레이 하이볼

 꼬치가 조금 늦게 나올 수 있어 기다리시는 동안 먹으라고 팝콘을 주셨다. 그 옆에는 단무지인데 평범한 단무지는 아니고 유자에 절여진 달달한 단무지였다.

 

힘내세요 사장님.

 기다리는 동안 꼬치를 구우시는 모습을 봤는데, 꼬치가 비싼 이유를 알겠더라. 엄청난 노력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마 캠핑이나 펜션에 놀러 가서 바비큐를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뭔가를 구울 때는 엄청난 세심함이 필요하다.

 

 그전에는 꼬치가 해봤자 꼬치인데 왜 비싸지? 했는데, 뜨거운 숯불 바로 앞에서 열심히 구우시는 모습을 보고 아 이래서 꼬치가 비싸구나 싶었다. 전국의 모든 꼬치집 사장님들 파이팅!

 

삼겹꽈리고추 꼬치 (알싸한 매콤함)

 삼겹꽈리고추다. 살짝 알싸하고 매콤하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도 도전할만한 맵기다.

 

닭발꼬치 (맵다...)

 닭발이다. 솔직히 많이 매웠다. 매콤한 것을 먹지 못하는 사람은 도전하기 어려울 듯하다. 나는 매콤한 것을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괜찮았다. 같이 간 나의 그녀는 한 개를 먹고 매워서 더는 먹지 못했다.

 

닭대파꼬치 (길거리 꼬치와는 다름)

 닭대파다. 평소에 먹던 닭대파 꼬치의 느낌이 났다.

 

알럽 닭껍질

 닭껍질이다. 닭껍질은 솔직히 자주 먹기 힘든 음식인데 오랜만에 먹으니 쫀-독쫀-독하니 맛이 좋았다. 독자 분들이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2~3년 전에 KFC에서 닭껍질튀짐 대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먹었던 닭껍질 튀김이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꼬치가 훨씬 맛있었다. 숯불향이 있어서 그런가?

 

삼겹팽이버섯 꼬치 (칠리칠리 촵촵칠리~)

 삼겹팽이다. 식감 진짜 최고였다. 위에는 칠리소스를 뿌려주셨는데 신의 한 수였던 듯. 집에서도 해 먹어보고 싶은 맛이었다. 진짜 식감 다시 한번 최고.

 

연유당고꼬치

 오래 기다리게 한 것이 죄송하다며 연유당고꼬치를 서비스로 주셨다. 메뉴에도 있는 꼬치인데 솔직히 감동받았다. 맛을 보고도 감동받았다. 겉은 바삭 달콤, 속은 쫀득하니 맛났다.

 

 전체적으로 총평을 해보자면,

 숯불향이 가득한 꼬치를 바로바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성수 뚝섬에서 더운 여름날 꼬치에 맥주가 땡기면 여기다.

 그리고 바 자리에 앉으니 약간 오마카세처럼 꼬치가 하나씩 나와 뜨거운 꼬치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꼬마카세라고 해야 할까?

 직원 분들 네덧 명 계셨는데 모두 친절하셨다.

 

 우연찮게 성수에 갔는데 꼬치가 땡긴다면 또 방문해서 간단하게 꼬맥할 의향이 있다.

 

 * 다음부터 집에 먼지만 쌓여가는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가야겠다. 아이폰도 잘 나오기는 하는데 어두울 때는 똑딱이가 최고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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