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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을 좋아하면서,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일상도 공유하는 다소 정체성의 혼란이 내재되어있는 그러한 블로그입니다.

일상 이것저것/여기저기 탐방

성수 미도림(Midolim)에 다녀오다.

관리자 2022. 6. 2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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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저녁, 오랜만에 성수로 나들이를 가기로 결정했다. 최근 이사를 하고 나서 요 몇 달간 서울에 나간 적이 없었는데, 간만에 젊음을 느끼고자 조심스레 성수로 발걸음을 살포시 떼기로 했다.

 

 가기로 결정한 곳은 성수에 위치한 미도림(Midolim)이라는 내추럴 와인바.

 

지도

http://naver.me/xxpQrdGn

 

네이버 지도

성동구 성수동1가

map.naver.com

 

음식점 소개가 독특하다.

한식충이 아지트 삼은 내추럴 와인바

 궁금함을 자아내는 소개다.

 

 막상 지도로 검색해보니 성수역보다는 뚝섬역에 가까웠다. 성수역에서 거리를 거닐며 구경 좀 하면서 가려고 했는데, 가다가 지쳐서 중간에 버스를 탔다.

 

 가기 전에 매장에 전화를 했었는데 (약 24통 정도 한 것 같다), 계속 통화 중이어서 예약 문의가 많아서인지 어떤 이유로 전화를 안 받으시나 보다 생각하고 일단 그냥 갔다.

 

미도림 1층 건물 입구 간판.

 입구는 이러하다. 허름한 건물에 허름한 간판인데, 이미 네이버로 내부를 봤던터라 그냥 약간의 노스텔지아를 자극하는 그런 간판이겠거니 생각했다.

 

올라가는 계단, 바쁜 그녀의 발걸음

 올라가는 계단인데 꽤나 허름하다. 2층에는 무용연습실이 있다는데 기억으로 뭔가 빨간 불빛이 가득한 곳이었다. 자세히는 못봤지만 아무튼 무용연습실이지 않을까 싶다.

 

절대 불을 끄지 마세요!

 계단을 올라가다보니 이런 문구도 있다. 겨울철에 불을 끄면 수도가 얼어버리나 보다. (겨울철에 조심조심)

 

3층에 다다랐을 때 즈음 나오는 미도림의 간판

 3층에 다다를 때 즈음이면 새로운 미도림 간판을 볼 수 있다. 아까의 간판보다는 좀 더 쾌활하고 유쾌한 느낌의 간판이다. 한식충의 느낌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싱가포르에 위치한 바 느낌이랄까?

 

 매장에 도착했더니 아니 왠걸! 자리가 많았다. (오후 6시쯤 도착) 눈대중으로 대략 여덟 자리는 있었다. 유후~ 하면서 당당하게 두명을 외쳤으나, 돌아오는 직원 분의 대답.

"이미 예약으로 지금은 식사가 어려우세요."

 

 JESUS CHRIST.

 

 알고 보니 일반 예약은 보통 인스타그램 DM으로 예약을 받으며, 만약 당일 예약을 하려면 매장으로 전화를 하라고 하셨다. 전화를 했는데 통화 중이었다고 말씀을 드리니 아마 통화 중이었을 거라고 하셨는데, 내가 24통을 했으니 아마 수화기가 제대로 올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해본다. 아무튼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매장을 나왔다.

 

 뚝섬역을 구경하다가 (약 30~40분 함), 각종 힙스러워 보이는 음식점이 모두 웨이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리고 전화가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난 후, 잠시 근처 꼬치집에서 꼬맥(꼬치+맥주, 귀엽ㅎㅎ)를 했다. 여기 꼬치집도 맛이  좋아서 조만간 포스팅하려고 한다.

 

 아무튼 간단 꼬맥하려고 했는데, 무려 2시간 정도를 기다리다보니 헤비한 꼬맥이 되어버렸다. (진짜 먹으면서 중간에 미도림 안 가고 집에 갈까 여러 번 고민했다..)

 

 꼬치집을 나와서 배도 꺼줄 겸 건너편으로 가려고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이때 진심으로 그냥 포기하고 감자전에 막걸리 때릴까 했음) 미도림에서 연락이 왔다! 오시는데 얼마나 걸리시냐고 하셔서 '2분 걸립니다.'라고 들뜬 마음 가라앉히고 차분히 말한 후, 미도림으로 부리나케 갔다.

 

도착하자마자 손에 쥔 미도림의 메뉴판

 도착하고 바로 메뉴판을 들여다봤다. 일단 취나물파스타는 이미 먹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바로 시키기로 했고, 나머지 하나는 무얼 먹을까 고민고민하다가 더덕약고추장 곁들인 새우전병을 주문했다.

 참고로 약고추장은 볶은고추장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더덕 약고추장이 철자가 맞다. 여담으로 맛집 방문기일지라도 조금의 정보도 담아보려고 한다. 나의 블로그는 지식지향형 블로그를 컨셉으로 하기 때문ㅇ...

 

 아무튼 다시 메뉴로 돌아가서 부추교자도 맛있어 보였으나 만두는 늘상 먹었던 것이기에 과감히 스킵했다.

 

 와인바이기 때문에, 와인 완 바틀 (one bottle) 주문은 필수다. 깜빡하고 와인 메뉴판은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종류는 스파클링 와인,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이 있었다. 가격대는 6만 5천원부터 시작한다. 무난하게 화이트 와인 6만 5천원짜리부터 맛보기로 했다. (와인을 잘 알지 못한다.)

 

화이트 와인 YEYA

 YEYA라는 녀석인데 일단 그림이 이뻐서 맛있어 보인다. (와인을 잘 알지 못한다.)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바텐더 분께서 코르크를 아주 조심스레 따주시고, 코르크 마개 향을 맡으시고 (왜 맡으시는지 속으로 생각했다.) 끄-덕 하시고 난 후, 글라스에 와인을 쪼로로록 따라주셨다. 원래 첫 잔은 따라주시는 게 암묵적인 룰일까?

 

미도림 내부 분위기

 와인 맛이 참 좋았다. 확실히 그림이 이쁘면 맛이 좋다. 2시간 20분을 기다렸으니 맛이 좋을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걸 감안해도 맛이 좋았다. 사실 화이트 와인은 다 맛있는 것 같은데, 새콤새콤하면서 뭔가 가벼운 느낌이랄까?

 

 그리고 매장 분위기를 사진에 다 담지는 못했으나, 우드 재질의 소재가 많아서 따뜻한 느낌을 준다. 우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에어컨에도 우드 필름지를 바르신 센스가 돋보였다고 생각했다.

 

바 자리에서 바라본 미도림의 오픈 키친

 바텐더 바로 앞 바 자리에 앉았는데, 쉴 틈 없이 글라스를 세척하시는 직원 분들을 볼 수 있었다. 위생이 청결한 것 같았다.

 

 바 자리라고 해서 시끄럽지는 않았다. 요리하는 소리나 세척하는 소리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없었다. 직원분들끼리 종종 이야기를 하시긴 했으나 어수선하지 않았다.

 

 아, 여담으로 사진에 있는 롯데라고 적힌 것이 전화기 본체 같다. 원래 수화기가 꽂혀있어야 하는데, 저것 때문에 전화가 안 되었나 싶기도 하다. 그 옆에 모과는 이쑤시개 통이다.

 

시원해예야(YEYA)

 이렇게 얼음 보울에 담아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다. 와인을 따르면 금방 시원함이 사라지니 조금씩 따라 마시자.

 

전채요리로 나온 감자조림

 곧이어 전채요리가 나왔다. 감자 조림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니 맛있다. 감자의 익힘도 적당하다. 마치 파스타의 알덴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푹 익힌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설 익은 것도 아닌. 거기에 약간의 양념을 곁들인. 갓 요리되어 따땃하니 좋았다.

 

취나물파스타

 먹다 보니 취나물파스타가 나왔다. 일단 음식 플레이팅이 참 좋았다. 진짜 조금 과장해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코스요리 중 파스타 요리 같았다.

 

 근데 이렇게 느낄만도 한 것이,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직원 분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신다.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은 미도림의 장점 중 하나다.

 

 아무튼 다시 취나물파스타로 돌아가자. 양 옆에 담긴 소스는 당귀로 만든 소스이고, 그 옆에는 양파 후레이크, 양파, 소고기, 고추 어쩌고(?), 다진 취나물이 있었다.

 

 바로 비볐다. (비빈 후 바로 먹어서 사진이 없다..) 재료들을 비빈 후 조심스레 입으로 넣어 먹었는데,

아! 이 맛!

 

  솔직히 꼬치집에서 꼬맥하면서 배가 아주 고프지 않은 상태였는데 면도 쫀득쫀득하고 간도 자극적이지 않고 너무 좋았다.

 

  취나물파스타의 면을 다 먹으면 노력하지 않는 이상 소스가 남게 되어있다. 이때 밥을 요청하면 밥을 주신다.

 

따끈한 공기밥 한 스쿱

 따끈따끈 밥이 도착했다.

 

비벼... 버렸다.

 바로 비볐다.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계속 들어갔다.

 

정갈하게 줄 서 있는 새우전병

 먹다 보면 새우전병이 나온다. 아, 그냥 전병은 아니고 더덕약고추장을 곁들인 새우전병이다. 녹색의 속은 부추인가 부추 줄기(?)인가 이고, 옆에는 새우 어묵이 들어있다. 그 위에 있는 소스가 더덕약고추장이다.

 

 입에 넣어서 씹으면 각종 식감을 다 느낄 수 있다. 깨물었을 때 부추의 아삭함과 더불어 알싸한 향을 느낄 수 있고, 곧 어묵의 탱글함과 새우의 강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그러고 그 둘이 입안에서 살포시 섞이면서 맛과 향이 어우러졌는데 그 섞임이 불쾌하지 않고 조화로웠다.

 

다시 손에 쥐어 버린 미도림의 메뉴판

이대로는 집에 돌아갈 수 없다.

 2시간 20분을 기다렸기에 하나 더 시키기로 했다. 고민 끝에 코돈부르와 고수 소카레찜을 시켰다. 코돈부르? 코돈부르라는 요리 이름은 처음 보기는 하지만, 닭가슴살, 모짜렐라치즈, 양배추, 고수, 피스타치오, 방울토마토.. 메뉴판에 쓰여있는 음식 재료를 보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특히 나와 나의 그녀는 고수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았다.

출처 : 위키피디아

 참고로 코돈부르는 일본식 발음이고, 정확한 발음은 코르동 블뢰(Cordon bleu)라고 한다. 서양의 코르동 블뢰가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돈가스의 형태로 발전했다고 한다.

 

코돈부르 aka 코르동 블뢰

 미도림의 코돈부르는 닭가슴살로 만들었다. 닭가슴살을 얇게 저몄고, 그 안에는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있었다. 겉에 있는 소스는 소카레인데 일종의 블랙커리라고 설명해주셨다. 고수가 소스와 같이 요리된 것이 아니고, 위에 올려져 있기 때문에 고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스는 커리의 느낌은 아니었고, 다른 메뉴들에 비해 소스의 간은 짭조름했으나 자극적이지는 않았다. 코돈부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또 먹고 싶다.)


 개인적인 총평을 조심스레 적어보자면,

 

 음식은 하나하나 다 맛있었고 약간의 코스요리(?)의 느낌을 받았다. 특히 직원들이 손님을 배려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매 요리마다 친절히 설명을 해주시는 센스. 말을 막 거는 분위기는 아니라 꽤나 포멀한 느낌도 있었다.

 

 다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격에 비해 양이 푸짐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돼지일까?) 1차로 배를 살짝 채운 후에 가면 좋을 것 같다. 아, 그리고 와인 한 병을 필수로 시켜야 하니 가기 전에 참고하자.


 회사 직원 분으로부터 동기부여를 받아 그냥 일상 포스팅을 간간히 작성하려고 한다. 간단한 B급 감성의 포스팅을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말이 참 많아 졌는데, 꾸준히 쓰려면 좀 더 덜어내고 줄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쪼록 오늘부터 종종 일상 이것저것 포스팅을 올려보려 한다. 쓰다보니 느낀 것이, 지금 만으로 8년 된 맥북을 쓰고 있는데 크롬만 켰는데도 이륙한다. 중간에 팬이 심하게 돌아서 얼음으로 쿨링해줬다. 노트북을 바꿔야할까..

 

 또 말이 많아졌는데 아무튼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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