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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04 - F1 브레이킹 시스템(Braking System)에 대해

관리자 2021. 9. 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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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 차량의 브레이킹의 성능은 '100km/h에서 풀-브레이킹(Full-Braking)을 하면 15m만에 정지한다'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될 듯하다. 평균 로드카의 무려 4분의 1의 거리 만에 정지하는 것이다. 게다가 300km/h에서 4초 안에 정지가 가능하다. 이 때 중력 가속도는 무려 6G이다. 

 

 엄청난 속도와 쉽지 않은 터프한 코너를 자랑하는 F1 경기에서 F1 머신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드라이버가 멈추고 싶을 때 원하는대로 순식간에 멈출 수 있는 가히 엄청난 브레이킹 성능을 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경기의 기록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F1 드라이버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차가 즉각적으로 반응할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어떠한 문제로 트랙의 벽을 박아버리거나 내 앞을 달리고 있는 차를 추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또한 있어야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F1 머신의 브레이킹 시스템이 어떠한 구조로 되어있는지, 트랙을 달릴수록 브레이크에는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며,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고-우.


F1 차량의 브레이킹 구조

기본 구조

 기본적인 F1 차량의 브레이킹 구조를 살펴보자.

 F1 차량의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두 개의 마스터 실린더에 힘을 전달한다. 그 중 하나는 앞바퀴(Front Wheel)로, 다른 하나는 뒷바퀴(Rear Wheel)로 간다.

 

 가장 기본적인 브레이킹 시스템을 갖춘 앞바퀴의 브레이킹 방식부터 살펴보자.

(출처: YouTube Chain Bear)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마스터 실린더에 있는 브레이크 유압이 압축되면서 이 힘이 캘리퍼로 전달이 되고, 캘리퍼에 붙어있는 브레이크 패드와 브레이크 디스크 간의 마찰력으로 차가 정지하게 된다.

 

자전거의 브레이크 구조. 차량과 동일하게 브레이크 패드가 있고, 두 브레이크 패드가 브레이크 디스크를 잡아 마찰을 통해 정지시킨다.

 조금 우리 실생활에서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자전거의 브레이킹 시스템도 이와 비슷하다. 양옆의 고무로 된 브레이크 패드가 자전거의 바퀴를 잡는다.

 

 마스터 실린더에는 약 200ml정도의 브레이크 오일이 있다. 이러한 브레이크 오일은 압축불가(incompressible)하기 때문에 누르면 즉각적으로 캘리퍼에 힘이 전달된다. 이런 시스템을 유압식 시스템(Hydraulic-system)이라고 한다.

 이런 유압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유압 피드는 캘리퍼 안쪽에 있는 피스톤으로 전달이 된다. (보통 이 피스톤은 6개보다 많지 않다.) 이 힘이 브레이크 패드가 브레이크 디스크를 잡도록 민다. 브레이크 패드는 휠을 마치 집게로 집듯이 잡으며 마찰력을 통해 서서히 차량의 속도를 줄인다.

 

캘리퍼의 포지션

파란색이 유입된 에어 버블이다. (출처: YouTube Chain Bear)

 캘리퍼의 위치는 아래에 위치하게 되는데, 보통 6시 방향보다는 5시 또는 7시 방향에 위치된다. 이는 Bleed Nipple 때문인데, 피나는 젖꼭지(?)라는 말이 굉장히 놀랍다. 이게 무엇인가 하면 브레이크 오일은 앞서 말한것처럼 압축불가(incompressible)한데 유압 시스템에 가끔 에어 버블이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기체는 압축가능(compressible)하다. 이 때문에 패드로 전달되는 유압 피드가 낮아질 수 있다. 에어 버블이 중간에서 완충제와 같은 역할을 해버리게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이런 에어를 내보낼 수 있는 구멍이 위쪽으로 위치해 있는 경우 손쉽게 가스가 올라갈 수 있고 손쉽게 바깥으로 내보내질(flush) 수 있다. 이런 에어 버블 블리딩 작업은 세션과 세션 사이에 안전한 곳에서 진행된다.

 

브레이크 디스크

크기 (Size)

(출처: YouTube Chain Bear)

 F1 머신의 브레이크 디스크는 지름 278mm(11inch)보다 클 수 없고, 두께32mm보다 클 수 없다. 이러한 규정은 왜 있을까?

 지름이 크면 클수록 제동력이 더 커진다. 브레이크 디스크의 중심으로부터 더 먼 곳에서 디스크를 잡아 멈추게 하기 쉽기 때문이다. 바퀴가 동일하게 회전할 때 먼 곳의 브레이크 디스크는 회전 거리가 더 커지게 되고, 이는 브레이킹 시 마찰을 그만큼 많이 일으키기 때문이다.

 결국 브레이킹 쪽에 있는 규칙들은 차의 제동력에 제한을 두는 것인데, 이를 통해 브레이킹 존에서 차들이 좀 더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재질 (Materials)

(출처: YouTube Chain Bear)

 일반 차의 브레이크 디스크는 금속으로 되어있는 것에 반에, F1 머신은 (웃기지만) 카본-카본(carbon-carbon)이다. 카본-카본은 두 가지의 carbon fiber로 구성되어 그 이름이 카본-카본이다. 카본-카본은 카본 파이버로 강화된 카본 격자인데, 굉장히 강도가 높고, 높은 온도를 견디며, 높은 마찰계수를 가진다. 특히 언급한 대로 높은 온도에서 잘 버티는데, Low Thermal-expansion과 Low Thermal-shock 성질을 가진다. 따라서 높은 온도에서 잘 팽창하지 않고, 모양이 잘 변하지 않으며 잘 깨지지 않는다.

마찰계수?
얼마나 그게 다른 물질과 다르게 얼마나 마찰력이 애초에 큰지 나타내는 계수

 

 이러한 높은 온도를 잘 버틸 수 있는지가 브레이킹에서 중요한 이유는 브레이크의 기본 원리가 운동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브레이크는 1/10초도 안되는 시간마다 100°C씩 증가히게 된다. 400°C~800°C이 가장 이상적인 브레이킹 성능을 내며, 강하게 브레이킹(Heavy-braking) 시 1000°C~2000°C까지 상승한다.

 

 브레이크 디스크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발생하는 문제는 2가지가 있다.

 

 첫째, 이미 뜨거우면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더이상 흡수 할 수 없다. 브레이크 시 300°C에서 1000°C까지 올라가는데, 이 때 온도의 범위를 봤을때 800°C에서 1000°C 사이의 범위를 움직이는 것에 비해 더 에너지 펌프의 역할을 잘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온도가 높으면 열을 더이상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Thermal Degradation 문제, 즉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브레이킹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카본은 높은 온도에서 더 손쉽게 산화(Oxidation)되고, 이는 겉 표면을 본질적으로 ‘태운다(burn)’. 카본이 과하게 손상되거나 오버히팅(overheating)이 지속되면, 브레이크 디스크 안쪽 깊이 있는 카본이 산회되고, 이로 인해 구조적으로 integrity에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결국 브레이크가 망가져서 더스트(dust)로 분해되며 최악의 경우 터져버린다.

 

냉각 (Cooling)

 현재 F1 규정 상 액체로 브레이크를 냉각시키는 시스템은 규정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옛날 시스템인 에어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 원리는 굉장히 간단하다. 브레이크로 시원한 공기가 지나가게 한다. 이 공기 분자가 열에너지를 머금고 브레이크를 빠져나간다. 차가 빨리 지나갈수록 브레이크 덕트는 시원한 공기 흐름을 브레이크로 채널링(channeling)해준다.

 

Ventilated Brake Disc. 자세히 보면 브레이크 디스크에 촘촘한 구멍이 나 있다.

 좀 더 발전된 브레이크 시스템은 벤틸레이티드 디스크(Ventilated Brake Discs)를 사용한다. 브레이크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공기가 지나갈 좁은 통로를 만들어놓음. 중심부로 공기를 집어 넣으면, 디스크가 회전하면서 원심력으로 그 차가운 공기를 통로를 통해 바깥쪽으로 뿌려버린다. 요새는 점점 그 구멍이 촘촘해지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공기를 주입해 바깥으로 흩뿌리고 있다.

 

 공기를 통해 냉각을 해야 하는 F1 브레이킹 시스템에서 관리해야 할 문제가 있다.

 

[문제 1] 브레이크 덕트의 크기

 브레이크 덕트 크기에 따라 공기역학적 성능이 달라지는데, 사실 겨우 몇 km/h 정도의 차이다. 그래서 덕트 크기를 줄이고 늘림으로 서킷별로 최적화 작업이 가능해진다.

코너가 많은 서킷의 경우, 브레이크 덕트의 크기를 크게 해서 Cooling 시켜줘야 한다. (출처: YouTube Chain Bear)
코너가 적은 서킷의 경우, 브레이크가 너무 차가워지므로 브레이크 덕트의 크기를 작게 해서 덜 Cooling 시켜줘야 한다. (출처: YouTube Chain Bear)

 

 서킷마다 코너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브레이킹의 빈도과 강도가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최적의 브레이크 디스크 온도가 있기 때문에 만약 브레이킹이 잦은 서킷의 경우 브레이크 디스크의 온도가 너무 높게 유지되기 때문에 브레이크 덕트를 크게 해서 브레이크를 빨리 식히는 것이 좋다. 만약 직선 구간이 많은 서킷의 경우 브레이크가 너무 식어버리기 때문이 최적의 온도를 벗어나 버린다. (1/100초 단위로 랩타임 차이가 나고, 최악의 경우 1/10초까지도 랩타임의 차이가 난다. 이 경우에는 브레이크 덕트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처럼 서킷 별로 경우에 따라 브레이크 덕트의 크기를 통한 최적화 작업이 가능하다.

 

[문제 2] Thermal Degradation문제

 앞서 카본-카본의 경우 높은 온도에서 탄소가 산화해 더스트(dust)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카본-카본에서 탄소분자가 분리되면, 분리된 탄소분자와 공기의 산소분자가 만나 일산화탄소나 이산화탄소로 바뀌어 버린다. 타이어 온도가 높으면 탄소 산화에 더더욱 노출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이 때 만약 브레이크 덕트로 많은 양의 산소가 들어오면 더더욱 산화가 발생해 Degradatina 문제는 심해진다. 


F1 차량의 브레이킹 구조 - 뒷 바퀴

 뒷 바퀴는 앞 바퀴의 브레이킹 시스템과 살짝 얘기가 다르다. F1 차량에는 MGU-K라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있는데, MGU-K는 뒷바퀴 제동에 매우 중요하다. 브레이크와 MGU-K가 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바퀴와 같이 단순히 유압 시스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방식을 Brake-By-Wire(BBW) 방식이라고 한다.

 

(출처: YouTube Chain Bear)

 BBW는 물리적 동작이 브레이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중간에 컴퓨터 시스템이 들어가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이 바로 흔히 말하는 ECU이다. ECU는 어딘가에서 전달 받은 정보를 토대로 '브레이크야~ 이러이러하게 동작을 하렴~' 이라고 말해주는 전자 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MGU-K는 한 랩 당 2MJ(메가줄)* 정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 압력, Harvesting setting, Battery Charge Level, Brake bias setting에 의해 이루어진다.

 ECU는 지속적으로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어서 얼마나 물리 브레이크와 MGU-K가 동작을 해야하는지 계산해서 그 정보를 전달해준다.

 잘 생각해보면 MGU-K가 있기 때문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MGU-K의 도움으로 남는 브레이킹 제동력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다시 릴리즈 밸브(Release Valve)를 통해 그 피드가 되돌아 간다. 이는 굉장히 복잡한 방식임과 동시에 차가 달리는 중에 일어나는 동작이다. 이러한 MGU-K가 브레이킹에 개입하여 동작하는 동안에도 드라이버가 진짜 브레이킹처럼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전자장치가 개입했는데도 불구하고 드라이버가 실제 브레이킹처럼 느끼다니.. 정말 엔지니어링의 힘은 대단하다.

 

2MJ(Mega-Joule)은 얼마나 큰 힘?
일단 1J(1줄, 1 Joule)은 1N(뉴턴, Newton)의 힘으로 물체를 1m 이동시키는 데에 드는 힘을 의미한다. 이때 1N은 중력가속도가 9.8m/s^2임을 감안하면 100g의 물체를 들고 있을 때 가해지는 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MGU-K 때문에 뒷바퀴의 디스크 크기는 좀 줄었다. MGU-K에 의해 발생하는 힘만큼 브레이크 디스크의 크기는 줄어들어도 괜찮기 때문이다. 디스크의 크기를 줄이면 무게에서 이점을 얻기 때문에 사실 디스크 크기를 줄이면 무게 측면에서는 좋다. 만약 MGU-K가 고장나면 이건 굉장히 큰 문제이다.

* 실제로 다니엘 리카르도의 MGU-K가 고장나면서 Brake bias를 앞바퀴로 많이 가한 채로 경기를 하기도 했다. (Redbull 시절 '18 Monaco Grand Prix)


브레이크 바이어스(Brake bias)란?

 우리는 이제 앞바퀴와 뒷바퀴 각각의 브레이킹 시스템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경기를 보다보면 브레이크 바이어스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21년 Baku Grand Prix에서 루이스 해밀턴이 실수로 누른 Magic Button은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브레이크 냉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브레이크 바이어스를 앞쪽으로 상당히 많이 실어주는 버튼'이다. 대체 브레이크 바이어스(Brake Bias)란 무엇일까?

 

(출처: YouTube Chain Bear)

 브레이크 바이어스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앞바퀴와 뒷바퀴로 가는 제동력의 비율을 나타낸다. 평균적으로 F1 차량은 앞뒤 무게 비율이 약 45:55정도 된다. 브레이크 밟으면 차량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감안하면 55:45 정도가 된다. 그래서 보통 브레이크 바이어스는 55:45 정도로 설정한다.

 

 만약 너무 많은 프론트 브레이크 바이어스(Front Brake Bias) 세팅 시, 브레이크 디스크가 앞바퀴를 잡는 힘이 너무 세서 앞바퀴가 쉽게 잠겨버린다. 이는 심한 락을 걸리게 하고, 이로 인해 언더스티어(Understeer)가 발생하게 된다.

 반대로 만약 너무 많은 리어 브레이크 바이어스(Rear Brake Bias) 설정 시, 뒷바퀴가 잘 잠기게 되고 이는 오버스티어(Oversteer)를 발생시킨다.

 

 만약 앞뒤 네바퀴에 동일한 제동력을 가할 수 있다면 좋을까?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만약에 정말 이상적으로 최대 제동력을 모든 바퀴에 동일하게 분배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한계보다 조금이라도 과하게 제동하면 모든 바퀴가 잠기게 된다. 근데 만약 살짝 앞바퀴에 비중이 가면 앞에만 잠기게 되어 적어도 스핀을 면할 수도 있다.

 실제 드라이버는 브레이킹 존 사이 사이에 브레이크 바이어스를 조정한다. 참고로 이러한 브레이크 바이어스 세팅은 브레이크 사용하지 않을때만 조절이 가능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F1 브레이킹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았다. 브레이킹은 제동에 관한 굉장히 물리적으로 복잡한 시스템이다. 카본-카본 같은 재료공학적 기술과 디자인으로 F1에서 발생하는 배틀의 절반은 거의 브레이킹 온도와 브레이크 바이어스 관리 그리고 Degradation 관리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이버는 항상 최적의 온도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F1 드라이버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드라이빙도 정신 없을텐데 타이어 온도 관리하랴, 브레이크 온도 관리하랴, 바이어스 세팅하랴... 우리네 인생도 이런 것 같다. 하나만 잘한다고 최고의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사소한 것 중요한 것 모두 하나하나 잘 챙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자! (는 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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