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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05 - Pirelli(피렐리)가 트랙 별 타이어 컴파운드 (Tyre Compound)를 지정하는 방식에 대하여

관리자 2021. 9. 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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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relli Logo

 Pirelli는 매 레이스(Race)마다 타이어의 세 종류의 컴파운드 타입을 지정하고, 이들을 각각 소프트(Soft), 미디움(Medium), 하드(Hard) 타이어라고 정한다. Pirelli가 이들 타이어 컴파운드 세 종류를 정하는 과정은 사실상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Pirelli가 매 경기 타이어 컴파운드를 어떻게 지정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Pirelli 타이어 컴파운드 (Tyre Compound)

 

 현재 F1에서 사용하는 Pirelli 타이어는 C1~C5까지 다섯 종류가 있으며, C1으로 갈수록 더 딱딱한(Harder) 타이어이고 C5로 갈수록 더 부드러운(Softer) 타이어이다.

 

 타이어가 부드러울수록  타이어 성능을 최대로 내주는 온도가 낮다. 부드러운 고무일수록 적은 온도에서도 더 몰랑몰랑한 것을 생각하면 된다. 또한 이런 몰랑몰랑한 고무의 타이어는 지면과의 그립(grip)을 더 잘 잡아준다. 하지만 타이어가 너무 몰랑하기 때문에 지면과 마찰에 의한 성능 저하(degradation)이 크기 때문에 타이어의 수명이 짧다.

 

 반대로 타이어가 딱딱할수록 타이어 성능을 최대로 내주는 온도가 높다. 타이어가 딱딱하기 때문에 지면과의 그립(grip)이 적다. 하지만 타이어가 딱딱한 만큼 타이어가 덜 닳아 타이어의 수명이 길다.

 부드러운 타이어와 딱딱한 타이어의 차이를 생각하면 지우개를 생각하면 쉽다. 물렁한 지우개는 더 잘 지워진다. 하지만 금방 닳는다. 반면 딱딱한 지우개는 잘 안 지워진다. 하지만 오래 쓸 수 있다.

 

이처럼 부드러움과 딱딱함의 정도로 C1~C5까지 나뉘어져 있는 다섯 종류의 컴파운드를 가진 타이어 중에 Pirelli는 레이스 별로 세 가지 타입의 컴파운드를 지정한다.

 

 Pirelli는 어떻게 세 종류의 컴파운드를 지정할까?

 

사실 Pirelli는 타이어의 지속성(sustainability)을 위해 2-Stop 전략을 권장하기 위해 세 가지 컴파운드를 지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팀별 전략과 레이스 상황마다 1-Stop 전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타이어 컴파운드 지정을 위한 요소 #1 : 트랙 상태 (Track Quality)

트랙 상태 (Track Quality)
#1 코너(Corner)와 직선 구간(Straight)
#2 트랙 표면 (Track Surface) - Macro/Micro Roughness

Track Quaility #1 : 코너와 직선 구간

Track별로 코너와 직선 구간이 다양하다.

 Pirelli는 트랙의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살펴본다. '해당 트랙에 저속 코너(Slow Corner) 얼마나 있는가?', '해당 트랙에 고속 코너(Fast Corner) 얼마나 있는가?', '직선 구간(Straight)은 얼마나 많은가?'. 

[요약]
- 저속 코너의 경우, 부드러운 타이어가 적합
- 고속 코너의 경우, 딱딱한 타이어가 적합
- 직선 구간의 경우, 부드러운 타이어가 적합

 

(출처 : YouTube ChainBear)

 저속 코너는 고속 코너보다 타이어에  적은 부하(load)가 가해진다. 왜냐하면 차량이 빠른 속도로 주행 중일 때에는 많은 'Lateral Frictional Force(옆쪽으로 가해지는 마찰력)'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옆쪽으로 가해지는 마찰력이 높을까? 차량의 속도가 높을수록 차량에는  높은 다운포스가 가해지는데, 차량이 바깥으로 밀리지 않을 있는 마찰력의 최대값이 다운포스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높은 다운포스를 받을수록 Laternal Frictional Force 증가하기 때문에 타이어에 많은 힘이 가해진다는 뜻이다. 이런 마찰력을 논하는게 조금 어렵다면, 이런 마찰력을 제쳐두고서라도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저속 코너를 지날 때에는 타이어에 적은 에너지를 가한다. 것만 이해하면 된다.

 이렇게 느린 코너일수록 마찰력이 약하다는 것은, 그만큼 저속 코너일수록 타이어의 온도가 덜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속 코너의 경우에는 낮은 온도에서도 성능이 나타나는 타이어,  부드러운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반대의 경우인 고속 코너를 생각해보면, 이 경우 타이어에 가해지는 힘 크고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타이어의 온도가 쉽게 뜨거워진다. 따라서 경우 딱딱한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직선의 경우 타이어가 직선 구간을 달리면서 자연스럽게 공기를 맞으며 숨쉴 있고, 이는 타이어의 온도가 쉽게 쿨-다운(cool-down)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드러운 타이어를 쓰는 것이 좋다.

 

 반대로 직선구간이 적은 트랙의 경우 타이어가 숨쉴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쿨-다운(cool-down) 있는 시간, 회복 시간(recovery time) 적어지므로, 상대적으로 딱딱한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Track Quality #2 : 트랙 표면 (Track Surface)

 다음으로 트랙의 표면에 대해 생각해보자.

 

 타이어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우리가 트랙의 표면에 대해 고려해야할 사항은 2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Macro-roughness, 두번째는 Micro-roughness이다.

 잉? 이게 뭐지? 일단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트랙 표면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Bitumen과  Aggregate

 먼저 트랙의 바닥을 구성하는 아스팔트(Asphalt)나 타막(Tarmac)에 대해 살펴보자.

 

 이들은 보통 Bitumen(발음은 대략 '비-츄먼') 잘게 부서진 돌들(ground-up stones)으로 구성된다. 특히 Bitumen 우리나라 말로 하면역청(瀝靑)인데, 역청은 보통 원유를 정제하고 나오는 끈적거리고 검은 색의 점성을 가진 액체나 반고체 상태로 남아있는 석유 화합물을 말한다. 유전에서 천연으로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역청은 일종의 탄화수소(hydrocarbon)인데, 탄화수소는 기름, 석유, 디젤, 플라스틱, 타르를 구성하는 물질이다. 이러한 Bitumen 실온에서 끈적끈적한 형태를 띄며, 이것이 잘게 부서진 돌이나 자갈들(흔히 골재(aggregate)라고 한다) 섞여 바닥에 얇게 펴서 발리게 된다.

 

Macro-Roughness

 이러한 Bitumen과 Aggregate의 질감(texture) 트랙 표면의 'Macro-roughness' 형성하는 메인 요소이다. 골재들의 크기, 모양, 위치, 뾰족한 정도 트랙 표면을 울퉁불퉁하고 거친지 또는 부드러운지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된다는 의미이다.

 

 트랙이 사용될 수록 표면이 평평해진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깔린 아스팔트에서 레이스가 펼쳐진다고 해보자. 깔린지 얼마 됐기 때문에 표면이 다소 울퉁불퉁하고 뾰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다시 말해 Macro-roughness가 크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트랙 표면은 차량의 타이어와의 마찰을 높여 그립(grip)이 좋아지지만 타이어 소모가 빨리 되어 빨리 닳게 된다.

 

 또한 갓 만든 트랙은 트랙 표면에 Bitumen이 많은데 이러한 Bitumen은 온도에 민감하다. 온도가 높아지면 초창기에는 아스팔트와 타막 혼합물로에서 Bitumen이 점점 빠져나오게 한다. 이러한 Bitumen은 결국 기름과 같은 물질인데, 이런 기름이 트랙 바깥으로 빠져나오게 되면 트랙을 더 미끄러워져 차량이 미끄러지기 쉽상이다.

 

 트랙이 얼마나 이용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트랙이 반복적으로 이용될 터이고 이로 인해 아스팔트 지면의 골재들이 더 평평해진다. 이로 인해 지면과의 마찰력이 낮아서 그립(grip)이 줄어들 수 있다.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아스팔트 내부에서 Bitumen이 흘러나온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또한 사실 상 트랙 사용은 표면의 Bitumen 점차 걷어내어 표면의 높이(level)가 줄어드는데, 이는 끈적한 Bitumen이 트랙에서 점차 걷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끈적함이 줄어들이 그립(grip)이 굉장히 줄어들게 된다.

 

가끔 트랙의 Re-surfacing(아스팔트나 타막을 다시 까는 작업)이 이뤄지곤 하는데, 이는 Pirelli가 타이어 컴파운드를 선택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아마 이 경우 피렐리는 좀 더 딱딱한 타이어를 고를 것이다.) 주의를 요한다.
새로운 트랙 표면의 변화(evolution)는 많은 모니터링을 필요로 한다. 피렐리는 특히 보통 피렐리 타이어의 프리테스트가 진행되는 바르셀로나에게 새로운 트랙 표면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로 피렐리가 타이어 컴파운드를 좀더 부드럽게 또는 좀더 딱딱하게 shifting하기도 한다.

 

Micro-Roughness

  Micro-Roughness가 어느 정도 되는지 보는 것은 1) 아스팔트 자체의 표면을 보는 2) 아스팔트의 질감(texture)  알갱알갱한 정도(graininess) 펴보는 관계가 있다. 트랙 표면의 상태와 질감은 타이어의 고무의 표면과 질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이건 사실 순수 화학(pure chemistry)의 범주에 속하는 내용이기는 한데, 두 물질 사이의 마찰력은 분자들이 서로를 밀어낼 분자들간의 결합을 통해 나타난다.

 이게 어려운 말이기는 한데, 결국 순수 화학 측면에서 좀 더 깊이 분자 간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등의 분자 수준 연구를 통해 micro-roughness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High-Fidelity Scanning(고정확도 스캐닝)을 통해 Pirelli는 타이어와 트랙이 특정 온도에서 서로 얼마나  마찰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타이어 컴파운드 지정을 위한 요소 #2 : 환경적 요소

 다음으로 환경적인 요소(Environmental Factors)들을 살펴보자.

 

환경적 요소 #1: 트랙 표면 온도

뜨겁게 달궈진 트랙 표면

 트랙 표면의 온도는 타이어의 온도에 크진 않지만 약간의 영향을 미친다. 표면이 시원한 트랙의 경우 실질적으로 코너를 지날 때는 타이어에 가해지는 에너지의 밸런스를 맞추는데에 도움이 된다. 반면 표면이 뜨거운 트랙의 경우 아스팔트에 있는 Bitumen을 변형시키고, 이로 인해 트랙 표면은  예측불가능해진다.

 

 물론 Pirelli는 실제 레이스 전에 트랙의 온도가 어떻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트랙의 기후(climate)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은 있다.

 

 만약 Practice 3 세션과 곧 행해질 Qualifying 세션 사이에 비가 내렸다면, 이 비는 트랙의 온도를  더 내려줌과 동시에 Practice 3 세션으로 인해 타막 표면에 있에 붙어있던 타이어 Rubber 씻어내주기도 한다. 이런 Rubber line 없는 트랙은 마찰이 많아지므로 하드 컴파운드가 더 적합하다.

 

환경적 요소 #2: 트랙 위치

 

 트랙의 위치 또한 중요한 부분 하나이다.

모래 바람으로 모래에 뒤덮인 Bahrain 서킷 표면

 바레인(Bahrain)의 경우 사막 즈음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에 의해 먼지바람이나 모래바람이 불어 트랙에 먼지나 모래가 많아지는데 이는 타이어의 그립(grip)을 떨어뜨린다.

 

평소에는 일반 공도로 사용되는 Monaco 서킷

 시가지 서킷과 같은 임시 서킷의 경우 일반 차량들이 트랙 표면을 꾸준히 clean-up하고 경기가 아닌 때에도 Bitumen 지속적으로 스트레스 가하기 때문에 이러한 서킷에서는 Bitumen 보기가 어렵다. 다시 말해 시가지 서킷의 경우에는 수시로 Track Evolution 되어 있는 상태이다.

Track Evolution? 트랙이 진화한다?
트랙에 차량이 달리면 달릴수록 그립이 높아지는 현상인데, 이는 달리는 차량에 의해 트랙에 있는 먼지를 걷어내주고, 타이어 Rubber가 표면에 차츰차츰 깔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Track Evolution이다.

 


트랙 별 타이어 컴파운드

 최종적으로 이제 2021년도 서킷별 타이어 컴파운드를 봐보자.

 

 모나코(Monaco) 서킷의 경우, 저속 코너가 많으며 시가지 서킷이기 때문에 Track Evolution 많은 상태이다. 따라서 부드러운 타이어를 쓰는 것이 옳다.

 

 스페인의 카탈루냐(Catalunya) 서킷의 경우, 상시 서킷(Permanent Circuit)으로 사용이 굉장히 많이 되었으며, 고속 코너와 중속 코너가 많다. 또한 트랙이 많이 거칠으며, 트랙 온도가 높다. 따라서 가장 딱딱한 컴파운드를 사용한다.

 

 영국의 실버스톤(Silverstone)의 경우 상시 트랙이고 중고속 코너가 많다. 또한 영국의 기후 특성 상 비가 많이 와서 날씨 예측이 어렵고 따라서 트랙 온도 예측이 어렵다. 따라서 가장 딱딱한 컴파운드 조합을 사용한다.

 

 브라질(Brazil)의 경우 표면이 거칠기는 하지만 느린 코너가 많기 때문에 중간 정도의 컴파운드를 사용한다. 

 

 예전에는 반드시 C1~C5 중 인접한 3개의 종류 컴파운드를 사용했지만, 2018년부터는 떨어져있는 컴파운드를 조합해서 사용할 있기에 많은 종류의 컴파운드 조합을 가져갈  있게 되었다.


마치며

 F1 경기를 보면 경기 시작 전 항상 타이어 컴파운드를 보여줬다. C1? C3? C5? 종류가 많아 뭐가 뭔지 몰랐는데 이번 포스팅을 정리하면서 컴파운드 관련 많은 내용을 알게 됐다. 그리고 트랙 별로 컴파운드가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다. 모나코 서킷에서 소프트 타이어와 실버스톤에서의 소프트 타이어가 다른 타이어였다니...!

 

 다음 포스팅에서는 MGU-K에 대한 포스팅을 작성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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