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ula 1(이하 F1)을 챙겨본지 어느덧 4년차. 경기 자체도 재밌지만 화려한 F1 머신(machine)을 보는 맛도 쏠쏠하다. 이러한 멋진 차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와 관련된 물리적이고도 기술적이고도 학술적인 내용을 알면 F1이 더더욱 재밌다는 사실을 알았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Youbute 채널인 'Chain Bear'에 F1 관련된 기술적인 영상이 많이 있다. 일단 영어로 되어 있기도 하고, 아무리 내가 영어로 된 영상을 자막을 키고 해석해가며 봤다고 하더라도 3일 있으면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더라. 그리하여 심심할 때 Chain Bear의 영상 내용을 정리하고, 거기에 살을 덧붙여 멋지지는 않지만 소박한 포스팅을 조금씩 작성해보려 한다.
대망의 첫번째 포스팅은 'F1 공기역학 (Aerodynamics)'이다. F1 차는 누구도 실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론적으로 천장에 붙어서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이는 F1 자동차가 달릴 때 만들어내는 공기가 차체를 누르는 힘, 즉 엄청난 '다운포스(Downforce)' 때문이다. F1 자동차에 어떤 물리 법칙(?)이 적용되는지, 이러한 다운포스는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 이를 위해 F1 자동차에 어떤 파츠들이 있는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Formula 1 공기역학 시리즈]
1) 에어로다이내믹스 개요
2) 리어윙 파헤치기 & 와류(Vortex)
3) 와류를 이용하는 섀시: 엔드플레이트, 루버, 디퓨저, 바지보드, S덕트
압력 (Pressure)
F1 자동차의 공기역학을 이해하기 위해 공기라는 녀석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그 중 '압력(Pressure)'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해해보자.
압력이 생기는 이유는 '분자들의 활동성' 때문이다. 분자들은 스스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움직인다. 압력을 이해하려면 풍선을 생각하면 쉽다. 우리가 풍선에 바람을 넣으면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데 그 이유는 풍선 내에 있는 기체 분자들이 풍선의 내부에서 바깥으로 밀오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압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3가지이다.
1. 공기 분자의 개수
2. 공기 분자가 들어있는 공간(부피)
3. 온도
첫째로 풍선 안에 얼마나 많은 분자가 존재하는지이다. 분자가 많으면 충돌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분자를 사람으로 비교했을 때, 풍선 안에 많은 사람들이 풍선 표면에 부딪힌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두번째로 분자들이 들어 있는 공간이 얼마나 큰지이다. 풍선에 바람을 넣고 난 후 손으로 풍선을 압박해보자. 그러면 풍선 내부 압력이 더 높아지게 된다.
세번째로 온도가 높을수록 분자 활동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압력이 높아진다. 풍선 내부에 있는 분자가 내부 표면에 부딪히는 힘이 세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 빵빵한 풍선을 놓았을 때 풍선이 터져버리는 현상을 생각하면 쉽다.
첫번째와 두번째 요인을 합치면 공기 밀도(단위 부피당 분자수)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다. '바깥에도 공기가 있는데 왜 풍선이 쪼그라들지 않을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풍선 내의 압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바깥에 있는 공기가 밖에서 안으로 미는 힘보다 풍선 내에 있는 공기가 안에서 밖으로 미는 힘이 더 세기 때문이다.
바람을 불어넣은 풍선의 구멍을 열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열어놓은 구멍으로 공기가 빠져나간다.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풍선의 내부 압력이 높기 때문에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다.
이를 벤츄리 효과라고 한다. 벤츄리 효과란, 쉽게 말해 풍선 입구로 나가는 공기의 흐름이 굉장히 빠른 현상이다. 왜냐하면 흐르는 기체의 양은 동일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데, 지나갈 공간이 많지 않으므로 이 좁은 공간을 빨리 통과해 흐르는 기체양을 동일하게 하기 때문이다.
에어로졸(Aerosol)의 원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에프킬라가 에어로졸의 원리를 이용한 제품이다. 에프킬라 내부의 압력은 굉장히 높다. 우리가 에프킬라의 발사 버튼(?)을 누르면 살충제가 분사되는데, 이렇게 내부에 있던 살충제가 바깥으로 빠르게 뿌려지는 것이 벤츄리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공기의 움직임에 대해 얘기했다. 이것이 Aerodynamics, 즉 말 그대로 Aero(Air) + Dynamics(Movement)이다. 결국 공기의 흐름은 압력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뉴턴의 3법칙 : 작용-반작용 법칙
뉴턴의 법칙 중 제 3의 법칙 '작용-반작용 법칙'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보자.
작용-반작용 법칙은 굉장히 쉽다. 우리가 중학교 때 배웠듯이 벽을 두 손바닥으로 밀면 튕겨 나오는 것, 차가 벽에 부딪히면 튕겨서 나오는 것, 새가 날개로 공기를 아래로 밀면서 나는 것, 풍선 내의 있는 공기 분자가 풍선 내막에서 계속 튕겨져 나오는 것이 모두 뉴턴의 제 3법칙이다.
이제 우리는 압력이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는 것도 이해를 했고, 뉴턴의 제 3법칙인 작용-반작용 법칙에 대해서도 상기시켜 보았다. 이제 우리가 배운 얄팍한 지식을 F1 머신에 적용시켜보자.
리어윙(Rear wing)의 역할
리어윙은 F1 머신의 가장 뒤에 있는 뒷 날개를 의미한다. 리어윙의 모양을 보면 F1 머신이 맞는 공기를 위로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공기가 위로 흐르게 되면 차가 공기를 위로 미는 힘이 발생한다. 왜 그럴까?
대체 어떻게 공기를 위로 민다는 것인가
[결론1] 리어윙 아래 공기가 위 공기보다 빠르게 지나가서 아래쪽은 저압, 위쪽은 고압이 된다.
어떻게 리어윙의 공기가 빨리 지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빠르게 지나간다고 저압이 될까?
먼저 빨리 지나가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리어윙으로 공기가 오면, 리어윙에 의해 일부 공기는 위쪽으로 지나가고 일부 공기는 아래쪽으로 지나간다. 리어윙 구조 상 아래쪽 공기가 쥐어짜지는데(squeeze) 이로 인해 지나갈 통로가 좁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
다음으로 저압이 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속도가 빠르면 압력이 낮아지는데, 이는 공기 분자가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분자간 간격이 멀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분자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므로 압력이 낮아지게 된다. 앞서 설명한 압력에 영향을 미치는 두번째 요인을 생각하면 된다.
앞서 풍선 예시에서 언급한 대로 공기의 움직임은 고압에서 저압의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고압에서 저압으로 힘을 가하게 된다.
[결론2] 작용-반작용 법칙에 의해 차가 아래로 눌린다.
리어윙의 끝 부분을 살펴보자. 리어윙 끝부분에서 눕혀진 날개에 의해 공기를 위로 밀어 올려지게 된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공기가 날개를 아래로 누른다. 만약 리어윙의 각도가 높아지면 공기가 더욱 더 수직방향으로 올려지게 되고 이는 수직으로의 힘의 벡터량이 더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리어윙의 각도를 크게 할수록 다운포스가 더 강해진다. 단, 어느 한계점까지만 적용된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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