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ula 1] #13 - 추월을 방어하라! 모터 스포츠에서의 방어 전략 : Formula 1 방어 관련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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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는 F1에서 방어와 관련된 규정 몇가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시티(Baku city)에서 열리는 2018년도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Azerbaijan Grand Prix)를 통해 실제 방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목차]
#13-1 Fomula 1에서의 방어 관련 규정
#13-2 18년도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를 통해 알아보는 방어 전략
먼저 방어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방어자가 공격자의 레이싱 라인(Racing Line)을 먼저 차지해버리는 것이다. 어떤 코너의 레이싱 라인이 아래와 같을 때, 방어자는 레이싱 라인을 공격차량보다 더 잘 차지해야 공격차량이 추월하지 못한다.
이제 준비는 다 되었다. 2018년도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를 예시로 F1에서의 방어전략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 아래의 항목들 각각은 실제 경기의 몇번째 랩에서 어떤 선수간의 경쟁에서 발생한 것인지 설명이 있다.
* 가능하면 해당 상황의 비디오를 링크로 걸어두었으니 궁금하면 클릭해서 그 상황을 보도록 하자.)
[목록]
- 방어차량이 한참 앞서있는 경우
- 방어차량이 살짝 앞서있는 경우
- 방어차량이 뒤쳐져있는 경우
- 방어차량이 바깥을 노리는 경우 #1 : 레이싱 라인 지키기
- 방어차량이 바깥을 노리는 경우 #2 : 안쪽으로 압박하기
방어차량이 한참 앞서있는 경우
<Lap 7 : 막스 베르스타펜 vs. 카를로스 사인츠>
막스(VER) 차량에 사인츠(SAI) 차량이 뒷 따라붙었다.
먼저 막스는 안쪽을 차지하려고 안쪽으로 움직인다. 이전 추월 포스팅에서 봤듯, 안쪽이 추월하기에 더 좋은 포지션이기 때문에, 막스는 안쪽을 먼저 차지한다.
슬립스트림을 바짝 받은 사인츠는 바깥쪽만 공간이 남았으므로 바깥으로 움직인다. 이때 사인츠가 레이싱 라인을 차지하면 막스를 추월할 수 있다. 하지만 막스가 한참 앞쪽에 있었으므로 포지셔닝에 더 유리했다. 이로 인해 막스가 사인츠를 압박하며 먼저 레이싱라인을 차지했고, 이로 인해 사인츠는 주도권을 막스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정리>
방어차량이 한참 앞서있는 경우, 코너 안쪽을 차지하면 공격차량의 레이싱 라인을 깰 수 있다.
방어차량이 살짝 앞서있는 경우
<Lap 27 : 막스 베르스타펜 vs. 다니엘 리카도>
막스(VER)와 리카도(RIC)의 장면을 보자.
이번에는 사인츠의 경우와는 다르게 막스가 아주 미세하게 리카도보다 앞에 있었다. 한참 앞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
이로 인해 이때 막스가 안쪽에 있었기 때문에 리카도의 포지셔닝을 막으려고 브레이크를 늦게 밟았고, 이를 통해 리카도는 결국 막스를 추월하지는 못했다.
참고)
막스처럼 브레이크를 늦게 밟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자칫하다가는 브레이크 미숙이나 타이어 온도, 브레이크 상태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턴인 포인트(Turn-in Point)를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
방어차량이 살짝 앞서있는 경우, 단순히 안쪽을 차지하는 것이 아닌 수준 높은 아웃-브레이킹이 필요하다.
방어차량이 뒤쳐져 있는 경우
<Lap 12 : 막스 베르스타펜 vs. 다니엘 리카도>
코너 진입 시 방어차량이 뒤쳐져있다고 해보자. 이대로라면 코너 진입 후 뒷 차량에게 자리를 내어줘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막고자 막스는 심한 레이트 브레이킹을 한다.
결국 살짝 리카도에게 부딪히고 리카도가 살짝 트랙의 벽을 긁었지만, 이는 방어하기 위한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브레이킹을 조금이라도 실수했다면 리카도와 크게 충돌했을 것이다.
<정리>
방어차량이 살짝 뒤처져있는 경우, 아주 타이트한 레이트-브레이킹이 필요하다. (충돌과 그로 인한 페널티를 감수해야 한다.)
방어차량이 바깥에 있는 경우 : 레이싱 라인 지키기
<Lap 48 : 발테리 보타스 vs. 세바스찬 베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안쪽에서 코너를 진입하는 차량은 브레이킹 실수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바깥에 있는 방어차량은 이렇게 안쪽에 있는 차량이 실수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브레이킹 구간 진입 시 바깥에 있는 방어차량이 더 앞서 있다면, 안쪽에 있는 공격차량은 어쩔 수 없이 레이트 브레이킹을 통해 앞질러나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때 바깥에 있는 차는 그러거나 말거나 여유롭게 속도 손실 없이 레이싱 라인을 지키며 코너를 빠져나갈 수 있다.
안쪽에 있는 차량은 레이트 브레이킹을 컨트롤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바깥차량은 레이싱 라인을 파괴하지 않고 여유롭게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추월 시점에서는 드라이버간 심리싸움이 치열하다.
<정리>
방어차량은 바깥쪽으로 포지셔닝할 수 도 있다. 이때는 공격차량의 실수를 기대함과 동시에, 속도 손실 없이 레이싱 라인을 지키는 것을 노려볼 수 있다.
방어차량이 바깥에 있는 경우 : 공격차량을 압박하기
상대방이 실수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레이싱 라인을 압박하는 방법도 있다.
일단 이론적으로 안쪽에 있는 차량을 압박시켜버리면 바깥쪽 차량보다 코너 진입 각도가 더 좁기 때문에 속도 측면에선 안쪽이 불리하다. 그렇다고 안쪽 차량을 지구 끝까지 압박할 수는 없다.
실제 Lap 1에서 라이코넨이 오콘으로부터 압박당했고, 이때 라이코넨은 앞서 막스처럼 라인을 탔는데 결국 오콘과 충돌하고 말았다.
<정리>
방어차량은 바깥쪽으로 포지셔닝할 수도 있다. 이때 공격차량을 코너 안쪽으로 심하게 압박하여 속도를 줄이게끔 만든다.
뒷차량의 페이크 모션 (dummy move)을 방어하라
뒷차량은 앞차량을 따라가다가 안쪽에서 혹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움직이는 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앞에 있던 방어차량은 상대방에게 라인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 방어를 하려고 할 것이다. 이처럼 미끼 동작을 물어서는 안 된다.
18년도 리카도와 막스의 충돌
영상을 보면, 리카도가 페이크 모션을 취했고 막스가 이를 막으라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때 리카도가 다시 안쪽으로 들어갔고, 막스도 방어를 위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 순간이 브레이킹 구간 직전이었고, 막스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리카도도 거의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뒷 차량은 슬립스트림으로 공기가 없었다. 이로 인해 제동력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해 브레이킹이 잘 안 들어 결국 둘은 충돌하고 말았다.
최대 제동력
= 브레이킹 파워 + 에너지 리커버리 + 항력
마치며
모터스포츠에서 정말 짜릿한 순간은 바로 추월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만큼 더 짜릿한 것은 추월을 하려고 드는 차량을 아슬아슬하게 방어해내는 모습이다.
결국 안쪽을 차지하느냐 바깥쪽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그 전략이 달라지고 이는 드라이버들 간의 치열한 심리싸움을 가져온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집중하지 못하거나 실수한다면 바로 상대방에게 추월 당하는 것이다.
추월과 방어의 메커니즘을 알았으니 한 층 더 재밌게 경기를 시청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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