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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을 좋아하면서,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일상도 공유하는 다소 정체성의 혼란이 내재되어있는 그러한 블로그입니다.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17 - 세이프티카(Safety Car)와 피트스탑(Pitstop)의 관계 : 어떻게 이득을 볼 수 있는가?

관리자 2021. 11. 1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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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이프티 (Safety Car, 이하 SC)나 버츄얼 세이프티 (Virtual Safety Car, 이하 VSC)가 발동하면 피트스탑을 하지 않았던 드라이버들은 기회를 틈타 바로 피트스탑을 하러 들어가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SC 상황이나 VSC 상황이 왜 피트스탑에 유리한지에 대해 알아보자.

 


피트스탑 타임

이렇게 피트스탑을 하는 동안 트랙에 있는 차량은 쌩쌩 달리고 있다.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피트스탑을 한다는 것은 일단 시간이 소모된다. 왜냐하면 피트레인의 속도는 시속 60km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랙을 주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느리다. 이전 포스팅에서 봤듯 피트크루가 타이어를 눈 깜빡 사이에 갈아 끼우기는 하더라도 굉장히 느리다.

 

 피트스탑마다 소요되는 시간은 다르지만 보통 20-30초 정도 소요된다. 만약 트랙에서의 일반적인 랩 타임이 100초이고, 피트스탑 타임이 20초라면, 총 120초다.


'피트스탑 안쪽에 있다'는 것의 의미

피트스탑 중인 차량(자주색) 입장에서 부채꼴 안에 있는 차량들이 'Less than a pitstop'이다.

 트랙마다 그 생김새는 다르지만, 단순화하기 위해 트랙을 하나의 원이라고 해보자.

 

 만약 선두로 달리던 차량이 피트스탑을 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 피트스탑은 20초가 걸리므로, 이 차량은 피트스탑한 후에 자신보다 20초 이내로 뒤쳐진 차량을 앞으로 보내고 그 뒤로 들어오게 된다.

 

 반대로 생각하면 특정 차량 앞쪽에 있는 차량들 중에, 20초 안짝으로 있는 차량들은 피트스탑을 하고 난 후 이 차량보다 뒤로 들어오게 된다. 이를 'Less than a pitstop behind someone' 즉 '누군가보다 피트스탑 안쪽에 있다'라고 표현한다.

 

 A 차량 앞에 16초 정도 차이나는 B 차량이 있다고 해보면, 이때 A 차량은 B 차량보다 'Less than a pitstop이다.'라고 표현한다.


SC 상황에서의 피트스탑

SC 관련 규정

 

 설명에 앞서 SC 관련 FIA의 규정을 하나 보자. 

  • 모든 경쟁 차량은 속도를 줄이고 차량 10대 분 이하로 안전 차량 뒤에 줄을 서야 한다.
  • 모든 팀 선수에게 공식 메시지 시스템을 통해 'SAFETY CAR DEPLOYED' 메시지가 전송된 시점부터 각 차량이 첫 번째 SC 라인을 두 번째로 통과할 때까지 운전자가 충분히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운전자는 각 마샬링 섹터와 첫 번째 및 두 번째 SC 라인에서 FIA ECU가 설정한 최소 시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마샬링 섹터는 각 FIA 라이트 패널 사이의 트랙 섹션으로 정의됨

(FIA F1 Regulation 39.7 항목 참고)

FIA F1 규정집
https://www.fia.com/sites/default/files/2021_formula_1_sporting_regulations_-_iss_5_-_2020-12-16.pdf

SC 상황에서의 피트스탑이 유리한 이유

 SC 상황에서 피트스탑은 2가지 이유로 유리하다.

 

#1. SC 상황에서는 랩 타임이 늘어난다.

 SC가 발동되는 직후 모든 차량은 특정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차량의 속도를 줄여야만 한다. F1 규정상 정확한 속도는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드라이버들이 확실히 속도를 줄이게끔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드라이버들에게 SC 상황이 전파되었을 때, FIA가 정한 최소 시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 100초 걸리던 랩타임이 SC 인해 150초가 된다고 해보자. (피트스탑 시간은 그대로 20초이다)

 

 이때 피트스탑을 하면 더 이득이다. 왜냐하면 기존에 100초 중 20초가 소모됐던 것에 비해, 150초 중 20초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랩타임 대비 피트스탑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든다.

 

예시
 이는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내가 집에 퇴근하면 동생이 밥을 해주기로 했다고 하자. 밥하는 데에는 20분이 걸리고, 내가 집을 가는 데에는 10분이 걸린다. 이렇게 되면 동생은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밥을 다 완성시키지 못한다. 근데 내가 차가 막혀서 30분이 걸린다면? 이렇게 되면 동생은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밥을 완성시킬 수 있다. 밥 만드는 것이 피트스탑이고, 퇴근시간이 랩타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
 누군가가 피트스탑을 하면 뒤에 따라오는 차량들은, 자신의 차량 뒤쪽에 있는 차들보다 이득을 취하기 위해 하나같이 다 피트스탑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모두가 이득을 보므로 사실 다 똑같아지게 된다. (ㅋㅋ)

#2. SC 상황에서는 간격이 사라진다.

 SC 상황에서 피트스탑이 유리한  번째 이유는 SC 상황에서는 차량 간격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2 차량이 1등 차량과 10초 간격이라고 해보자. 일반적인 상황에서 피트스탑을 하고 트랙으로 나오면 1등 차량과 30초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SC 상황을 보자. 2등 차량은 세이프티카가 나오면 차량의 간격이 모두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SC 상황 직후 피트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30초 간격이 되는 것이 아니라 1등 차량의 바로 뒤에 붙을 수 있다. 피트스탑을 했는 데에도 불구하고 아무 손해가 없다!

 

 당연히 1등 차량도 이를 알기 때문에, 2등 차량이 피트스탑을 하기 전에 1등 차량도 피트스탑을 할 것이다. 만약 피트스탑을 하지 않으면 2 차량이 바로 뒤에서 싱싱한 타이어를 달고 달리는 것을 넋 놓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전략의 중요성

경기 중 실시간으로 전략을 생각해내고 계산해내는 피트월(Pit wall) 멤버들

 SC 상황에서 피트를 할지 말지를 통해 전략을 정할 수 있다.

 

 SC가 나온 상황에서 2 차량 피트스탑을 했다면, 1 차량은 피트스탑을 하지 않고 그대로 트랙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2 차량은 신선한 타이어를 끼고 SC가 끝나는 상황에서 추월을 노려볼 수 있다. 1등 차량 입장에서 이러한 전략은 추월이 어려운 서킷에서 사용해 볼 만하다.

 

 만약 2등 차량피트스탑을 하지 않았다면, 1등 차량은 비록 자리를 내어주겠지만 피트스탑을 수행하고 신선한 타이어로 추월을 노려볼 수도 있다. 허나 이런 전략은 추월이 수월한 트랙에서 사용해 볼 만하다.


마치며

내가 직접 찍은 세이프티 카 (영롱...!)

 전부터 세이프티 카가 뜨자마자 피트로 들어가는 드라이버들을 보고 왜 저러지? 생각했었고, 중계를 들으면서도 의아해왔던 부분인데 궁금증이 해결됐다.

 

 이번 포스팅을 쓰면서 처음으로 FIA F1 규정집을 살펴봤는데, 생각보다 80페이지 남짓 되는 적은 양이어서 '볼만한데?' 라는 생각을 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차량의 휠 베이스(Wheel Base)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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