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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35 - F1의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Hybrid Power Unit) 파헤치기

관리자 2022. 9. 1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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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F1 경기를 보다보면 '어느 팀이 ICE 유닛을 교체해서 페널티를 받았다.', 'TC에 문제가 있어 리타이어 했다.', 'MGU-K에 문제가 있다.' 등과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ICE, TC, MGU-K와 같은 용어들은 모두 F1의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Hybrid Power Unit)과 관련된 용어들이다.

 

 사실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에서 몇 차례 다룬 적이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을 메인으로 다룬 것은 아니었기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F1의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헤쳐보고자 한다.


목차

●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이란?
●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의 구성
● #1 ICE (Internal Combustion Engine)
  - 잠시 복습, 엔진 동작의 기초!
  - 4행정, 조금 더 자세히!
● #2 TC (Turbo Charger)
  - 터보 차저의 구조
● #3 MGU-H
  - MGU-H의 역할 #1 : 발전
  - MGU-H 역할 #2 : 터보 랙 해결
● #4 MGU-K
● #5 ES (Energy Store)
● #6 CE (Control Electronics)
● 파워 유닛 동작 총 정리
  - 예시를 들어보자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이란?

 

 먼저 파워 유닛(Power Unit)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알아보자. 파워 유닛(Power Unit)이라는 단어보다 우리에게 조금 더 친숙한 용어는 엔진(Engine)이지만, Formula 1 차량의 동력은 단순하게 엔진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닌 꽤나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파워 유닛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Hybrid)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하이브리드가 맞다. 최근 들어 상용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엔진을 달고 나온 차량을 볼 수 있다. 알다시피 하이브리드 엔진은 기존 내연 기관과 같이 화학 연료(가솔린 또는 디젤 등)를 이용해서 동력을 얻음과 동시에, 전기 배터리를 통해서도 동력을 얻는다. 100%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의 과도기적 단계라고 해야 맞을까?

 

 과거부터 Fomula 1의 파워 유닛(Power Unit)은 그 형태를 지속적으로 바꿔왔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가 바로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으로의 변화이다. 2014년 FIA는 F1에서 하이브리드 시대 (Hybrid Era)를 열면서 하이브리드 파워 엔진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의 구성

 Formula 1의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은 6가지의 부품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그 기능을 수행한다. 하이브리드 시대 이전에는 단순히 연료를 태워 엔진이 작동했고 이 힘으로 차량의 바퀴를 회전시켰다. 물론 엔진 옆에 조그마한 KERS라는 배터리 충전 시스템이 있어 브레이킹하는 동안 배터리를 충전해 동력에 도움을 주곤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기에 그냥 내연 기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F1 차량의 파워 유닛은 총 6가지 파츠로 구성된다. ICE, ES, MGU-H, MGU-K, TC, CE가 바로 그것인데, 이름만 놓고 보면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파워 유닛 부품들의 역할을 하나씩 알아가보자.


#1 ICE (Internal Combustion Engine)

 ICE(Internal Combuistion Engine)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파츠다. 그 뜻을 풀이하면 내연 엔진이다.

 

 Formula 1에서는 앞서 말한대로 엔진의 포맷이 지속적으로 진화 또는 변화해왔다. 과거 V12부터 V10, V8 엔진을 거쳐 현재에는 1.6L 직분사 터보 V6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참고 | FIA는 연료 사용을 줄이고, 엔진으로부터 나오는 배기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친환경적 엔진 도입에 힘을 쏟았고, 이는 F1의 엔진이 과거 V12 엔진에서부터 현대의 V6 엔진까지 오도록 했다.

 

 ICE에는 크랭크샤프트(Crankshaft)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엔진이 동작하면 크랭크 샤프트도 돈다. 이러한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으로 차량의 바퀴가 굴러가는 것이다.

 

 어떻게 엔진이 크랭크샤프트를 회전하게 만들까? 이는 엔진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전 포스팅에서 자주 다뤘던 내용이지만, 복습 차원에서 잠시 짚고 넘어가보자.


잠시 복습, 엔진 동작의 기초!

 '1.6L 직분사 터보 V6 엔진'에서 V6의 의미는 실린더 6개가 V자 형태로 배치된 엔진이다. 실린더 내부에 외부로부터 빨아들인 공기와 연료 혼합물을 분사시켜(흡기), 그 혼합물을 압축한 후(압축), 압축된 연료를 점화시켜 폭발시킨 후(폭발), 연소 이후 발생한 부산물을 밖으로 배출시키는(배기) 과정으로 엔진이 동작한다.

 

 위 과정이 이게 바로 엔진 4행정(Engine Four Stroke)이다. 4행정으로 발생한 선형 에너지는 회전 에너지로 전환되어 크랭크샤프트(Crankshaft)를 회전시킨다.

 

 ICE의 개괄적인 설명은 이게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4행정 즉, '흡기-압축-폭발-배기'만 이해하면 ICE는 이해한 것이다.

 

 허나 ICE 외에 파워 유닛을 구성하는 다른 5개의 부품들과 ICE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기 위해선, 먼저 앞서 설명한 4행정 즉, '흡기-압축-폭발-배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4행정, 조금 더 자세히!

공연비가 중요한 직분사 엔진 (출처 : Youtube Chainbear)

 자연흡기 엔진(Naturally Aspirated Engine, NA Engine)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자. 4행정의 흡기 단계에서 외부로부터 공기를 빨아들인다. 공기를 빨아들일 때에는 특별한 장치 없이, 차량이 대기를 가르고 달리면서 에어 인테이크(Air Intake)를 통해서만 공기를 빨아들인다.

 

 빨아들인 이 공기는 실린더 챔버 내부에서 연료와 섞인다. 섞인 공기+연료 혼합물은 점화플러그를 통해 점화되어 폭발이 발생한다. 이후 배기 과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외부로 나가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아까 말한대로 F1 엔진은 '직분사 엔진'이다. 직분사 엔진이 무얼 의미하냐면, '외부로부터 빨아들인 공기가 딱 필요한 만큼 실린더 챔버 내부로 직접 분사되는 연료와 섞인다'는 의미다. 이때 흡입한 공기가 연소시킬 수 있는 연료량에 가깝게 연료가 연소될수록 더 적은 배기가스가 발생한다.

 

 더불어 이러한 직분사 방식은 공기와 연료 사이의 비율 즉, 공연비를 적당하게 지정해 차량에 전달되는 동력을 생성시키고 싶은 동력만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비율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에서 핵심은 만약 더 많은 연료를 분사시켜 폭발시키고 싶다면, 더 많은 공기를 빨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연료를 더 많이 태우고 싶다면, 더 많은 양의 공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NA Engine에 대한 자세한 그래픽은 이 영상을 보자.


자 그럼 이제 다음 파츠인 TC(Turbo Charger)로 넘어가보자.


#2 TC (Turbo Charger)

 다음 파츠는 말로만 듣던 TC(Turbo Charger, 터보 차저)다.  터보 차저는 엔진의 4행정 중 흡기 단계에서 더 많은 공기를 챔버로 흡입하기 위한 파츠다.

 

터보 차저의 구조

 터보 차저의 구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터보 차저는 배기 파이프와 연결되어 있는 녀석이다. 터보 차저는 일종의 작은 윈드 터빈(Wind Turbine)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배기 파이프를 통해 나온 배기가스는 터보 차저의 팬(Fan)을 돌리게 되는데, 이 때 팬은 대략 분당 수 십만 번 회전한다.

 

 이때 이 터보 차저의 터빈과 연결된 또 다른 윈드 터빈이 있다. 이 터빈을 우리는 컴프레서(Compressor)라고 하는데, 터보 차저의 터빈과 반대로 회전한다. 이 컴프레서가 회전하면서 외부의 공기를 빨아 들여, 엔진 내부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여 더 많은 연료를 점화시킬 수 있게 한다.

 

 터보 차저의 터빈과 컴프레서의 터빈이 있기에, 보통 터보 차저는 2개의 달팽이로 표현된다.


#3 MGU-H

 F1 파워 유닛에는 터보 차저와 굉장히 밀접한 연관이 있는 MGU-H가 있다. MGU-H는 터보 차저로부터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발생한 에너지를 ES에 저장하거나, ES에 저장된 에너지를 다시 터보 차저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MGU-H 역할에 대한 설명과 함께 좀 더 자세히 파헤쳐보자.

 

MGU-H의 역할 #1 : 발전

 자, 그럼 배기 가스가 팬을 돌리는데, 이렇게 팬을 돌림으로써 뭘 한다는 말일까?

 

 터보 차저의 터빈을 회전시킴으로써 우리는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마치 발전기처럼 말이다. 바로 MGU-H가 이 역할을 한다. 발생시킨 에너지는 ES로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저장되거나 또는 MGU-K로 전달될 수 있다. (ES와 MGU-K에 대해서는 후술 예정) ES나 MGU-K로 전달된 에너지의 활용은 ES와 MGU-K 설명 때 자세히 설명하는 걸로 하자.

 

MGU-H 역할 #2 : 터보 랙 해결

(출처 : Youtube Chainbear)

 이렇게 발전시키는 것 말고도 또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반대로 다시 터보 차저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껏 발생시킨 에너지를 다시 TC로?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터보 랙(Turbo Lag)을 줄이기 위함이다.

 

 엔진이 4행정을 동작하면서 배기 단계에서 나온 배기 가스가 터보 차저를 회전시키고, 이로 컴프레서가 회전한다고 했다. 이때 회전하는 속도는 엔진 동작에 의존한다.

 

 엔진이 동작한다는 것은 스로틀 페달(Throttle Pedal)을 밟는 것인데, 만약 운전자가 스로틀 페달에서 발을 떼면? 터빈의 회전 속도가 점점 늦어질 것이다. 이때 다시 엔진을 동작시키려고 스로틀 페달을 밟을 때, 때는 이미 늦었다. 공기를 흡입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터보 랙(Turbo Lag)이다.

 

 이 터보 랙을 없애기 위해 MGU-H는 ES로부터 에너지를 가져와 터보 차저의 터빈을 회전시킨다. 이 방식으로 F1의 엔진은 터보 랙을 없앤다.


#4 MGU-K

 MGU-K는 과거 포스팅에서 메인으로 다룬 적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자.

 

2021.09.17 -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6 - F1 차량 엔진의 MGU-K(Motor Generator Unit - Kinetic)의 원리에 대해

 

[Formula 1] #06 - F1 차량 엔진의 MGU-K(Motor Generator Unit - Kinetic)의 원리에 대해

 이전 포스팅에서 F1 차량의 브레이킹 시스템(Braking System)에 대해 다뤄본 적이 있다. 2021.09.06 - [가벼운 공학 과학 IT/Formula 1 Tech. Stuff] - [Formula 1] #04 - F1 브레이킹 시스템(Braking System)..

feeelight.tistory.com

 

 이번 포스팅에서는 간략하게 동작 방식만 짚어보자.

 

 MGU-K는 2가지 방식으로 동작한다. 첫째는 브레이킹 시 회전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며 수집한다. 두번째는, 이와 반대로 수집한 에너지를 다시 차량의 바퀴를 회전시키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마력에 최대 160 마력을 더 해준다. 필요 시 MGU-H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자세한 건 이전 포스팅!)


#5 ES (Energy Store)

 ES는 말 그대로 에너지 저장소다. MGU-H와 MGU-K로부터 얻어진 에너지를 저장하는 용도로 쓰인다. 단순하게 큰 배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연료 전지에 위치해있으며 대략 20~25kg정도 된다. 보통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성된다.


#6 CE (Control Electronics)

(출처 : Youtube Chainbear)

 마지막으로 파워 유닛의 두뇌인 CE(Control Electronics)를 보자. CE의 내부 동작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간단히 역할만 알아보자.

 

 전류에는 DC와 AC가 있다. ES는 DC로 동작하고 MGU-K와 MGU-H는 AC로 동작한다. 이때 이들 간에 에너지가 왔다갔다할 때 DC-AC 간 전환이 필요한데, 이를 CE가 담당한다. 타 엔진 부품과 동일하게 과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환 시에는 아주 똑똑한 방법으로 해야한다.

 


파워 유닛 동작 총 정리

 앞서 설명한 ICE, TC, MGU-H, MGU-K, ES, CE, 이렇게 6개 부품이 한데 모여 F1의 파워 유닛을 동작시킨다. 굉장히 단순하게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당연스럽게도 매우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진다.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파워 유닛 동작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될 수 있다.

(출처 : Youtube Chainbear)


예시를 들어보자

 실제 차량이 직선 구간을 지나 코너를 만나 턴인(Turn-in)한 후 코너를 빠져나가는 경우 파워 유닛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살펴보자.

 

가속하는 경우

(출처 : Youtube Chainbear)

 차량 가속 시 ICE의 4행정을 통해 엔진이 동작하면서 TC의 터빈이 회전한다. TC의 터빈 회전으로 MGU-H에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에너지는 MGU-K로 전달되어 차량 동력에 힘을 보태주거나 또는 단순히 ES에 저장될 수 있다. MGU-K는 ES와 MGU-H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엔진 동력에 마력을 더해준다.

 

제동하는 경우

(출처 : Youtube Chainbear)

 차량 제동 시 MGU-K는 차량 바퀴의 회전 에너지를 빼앗아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 생산된 전기 에너지는 ES에 저장된다.

 

재 가속하는 경우

(출처 : Youtube Chainbear)

 차량 턴인 이후 코너를 빠져나올 때, 차량은 다시 가속해야 한다. 이때 터보 랙(Turbo Lag)을 줄이기 위해 MGU-H에서 TC로 에너지가 이동하여 TC의 터빈을 돌려 흡기 단계에서 공기를 효율적으로 흡입할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MGU-K는 ES에 저장된 에너지를 이용하여 엔진에 마력을 더해준다.


마치며

 2026년도에는 F1 하이브리드 엔진 규정에 새로운 변화가 온다고 한다. 100% 재사용가능한 더욱 더 친환경적인 연료를 이용하거나, 전기 에너지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불필요한 시스템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그 변화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함이 변화의 주된 이유다. 변화 중 하나가 MGU-H 시스템의 제거다. 이로 인해 터보 랙(Turbo Lag)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F1을 포함한 전세계의 각 분야에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쏟아 붓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을 사용하던 모터스포츠계의 가장 핫한 토픽이 이러한 환경 문제인데, F1의 역사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려면 하이브리드 엔진과 같은 노력 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F1 엔진 소리는 포기할 수 없어...

 

 다음 포스팅에서는 웻 컨디션 (Wet Condition) 경기에 대해 살며시 다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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