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GANIZED MESS

포뮬러원을 좋아하면서,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일상도 공유하는 다소 정체성의 혼란이 내재되어있는 그러한 블로그입니다.

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37 - 포뮬러원에서 말하는 트랙 적합성(Track Suitability)

관리자 2022. 9. 26. 23:49
반응형

들어가며

F1 2023 캘린더. 전세계 각국에서 그랑프리가 펼쳐진다.

 F1 경기는 알다시피 일 년 동안 20개가 넘는 나라에서 개최된다. F1 관중으로서, F1의 열렬한 팬으로서 세계 각국의 개성 있는 트랙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면서 다양한 형태의 레이스를 기대한다.

 

언제 봐도 짜릿한 F1 차량의 오 루즈 등반 짤. 우측이 F1 차량이다.

 예를 들어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F1 머신이 시원하게 오 루즈(Eau Rouge)를 풀 스로틀로 오르는 모습을 기대하기도 하고, 템플 오브 스피드(The Temple of Speed)라는 별명을 가진 이탈리아 몬자 서킷에서 빠른 F1 머신의 성능을 기대하기도 한다.

 

 FIA는 모터레이싱이 펼쳐지는 트랙들에 등급을 부여한다. 그 등급은 1등급부터 4등급 그리고 6등급이 있으며, 모터레이싱 종목 별로 트랙의 적합성을 판단하여 등급을 부여한다. 그중 1등급 서킷은 모든 형태의 레이싱, 심지어는 트럭 레이싱까지 호스팅 할 수 있는 트랙이다. 등급별 서킷 리스트는 여기를 참고하자.

 

영국 실버스톤 서킷의 다양한 레이아웃들.

 현재 2022년 9월을 기준으로 세계에는 총 38개의 1등급 서킷들이 있다. 이 서킷들 중 몇몇은 여러 레이아웃의 베리에이션(Variation)을 가진다. 기존 서킷의 바깥쪽만 이용하는 아우터 서킷(Outer circuit), GP 세션이 개최되는 GP 서킷(GP circuit), 기존 서킷의 안쪽 레이아웃만 사용하는 이너 서킷(Inner circuit) 등이 있다.

 

 F1에서도 이러한 다양한 레이아웃을 활용하면 경기를 좀 더 다채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레이아웃이 있다 하더라도 F1을 개최하기에는 부적합한 레이아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레이아웃이 최소 트랙 길이 규정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레이아웃이 최소 트랙 길이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의 주제는 트랙 적합성(Track Suitability)이다. 세계에는 다양한 서킷이 있지만,

대체
Formula1에 맞는 트랙은
무엇인가?!

 

 이번 포스팅에서는 F1 서킷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허용되고 어떤 것이 허용되지 않는지 트랙 관련 규정을 통해 살펴보려 한다. 물론 트랙 적합성에 관한 많은 규정들이 있지만 그중 중요한 몇 가지를 골라서 확인해보자.

 

 레쮸고!


트랙 적합성 규정이 애매한 이유

 서킷 규정과 관련된 FIA 규정을 보면, 몇몇 규정들은 명확하게 잘 표현되어 있는 반면 몇몇 규정들은 굉장히 애매하다.

 

과거 이탈리아 이몰라(Imola) 서킷의 풍경.

 그 이유는 바로 경기가 개최되는 서킷들은 오래된 서킷들부터 현대의 서킷까지 굉장히 다양한 서킷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 특히 과거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몇몇 서킷들은 최근 디자인되고 설계되는 현대의 서킷들이 만족하는 규정들을 대부분 만족시키지 못한다.

 

 FIA는 기껏 트랙 적합성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놓았음에도 약간 요상한(?) 스탠스를 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랙의 더 높은 안전을 추구하기는 하면서도, 이전 오래된 트랙들은 그 규정을 어느 정도 벗어나는 것을 용인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도 그럴 것이 모나코의 몬테-카를로(Monte-Carlo) 서킷이나 벨기에의 스파-프랑코샹(Spa-Francorchamps) 서킷과 같이 현시대의 안전한 서킷의 기준과는 동 떨어져 있지만 인기가 많은 서킷들을 보전하기 위해 일종의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트랙 적합성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적을 알면 나를 아는 것처럼, 규정을 알아야 F1을 이해할 수 있는 법!

 

 F1 트랙 규정이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허용되며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지, 왜 트랙 규정에 예외를 허용하는지 등에 대해 살며시 파헤쳐보자.


# 최소 너비 규정

 어쩌다 보니 우리가 새로운 F1 서킷 건설자가 되었다고 해보자. F1이 개최될 수 있는 트랙을 짓기 위해 우리는 FIA 레귤레이션 문서를 펼쳐볼 것이다. 여기에는 최소 너비에 대한 규정이 있다.

트랙의 너비
최소 12미터가 되어야 하고,
특히 스타팅 그리드 너비
최소 15미터가 되어야 한다.

트랙의 너비와 관련된 규정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그런데 여기에는 예외사항이 있다. 이미 존재하던 서킷들 중 국제적인 인지도가 있는 서킷들이 있는데, 이 서킷들 중 몇몇은 위 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규칙적으로 꾸준히 국제 대회들이 열리는 경우에 한해 트랙 너비가 규정보다 더 좁더라도 그 서킷을 허용한다는 규정이 있다.

 

트랙 너비 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여러 서킷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우리가 알고 있는 호주의 알버트 파크(Albert Park), 아제르바이잔의 바쿠(Baku), 스페인의 바르셀로나(Barcelona), 헝가리의 헝가로링(Hungaroring), 브라질의 인터라고스(Interlagos), 모나코(Monaco), 이탈리아의 몬자(Monza), 일본의 스즈카(Suzuka), 네덜란드의 잔드부르트(Zandvroot) 서킷은 최소 규정 12미터를 만족시키지 않는다.


# 트랙 너비 변경 규정

 최소 너비 규정뿐만 아니라 트랙의 너비 변경에 대한 규정도 있다.

 

트랙의 너비가 변경될 때에는 최소 20m 당 1m의 비율로 변경되어야 한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트랙의 너비를 갑작스럽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 트랙의 너비는 20m 당 1m만큼의 양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넓은 트랙은 차량들이 드라이빙을 더 효과적으로 하게 해 줌과 동시에, FIA가 선호하는 안전에 마진(Safety Margin)을 가져다준다.


# 최소/최대 트랙 길이 규정

 너비 말고도 트랙 길이에 대한 규정이 있다.

 

 F1 그랑프리를 열려면
서킷은 3.5km보다 길어야 하고,
새로 건설하는 서킷은
되도록 7km보다 길어서는 안 된다.

 

 으잉? '되도록'? '되도록'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뭔가 예외가 있을 것 같다.

 

 역시나 대부분의 서킷들은 이를 만족하지만, 딱 2개의 서킷이 최소/최대 트랙 길이를 만족하지 못한다.

 

 먼저 역시 트랙계의 악동, 모나코의 몬테-카를로 서킷. 모나코 서킷은 여러모로 악동이다. 몬테-카를로 서킷의 길이는 3.337km최소 트랙 길이의 약 5퍼센트가 모자란다.

 

 또 다른 서킷은 스파-프랑코샹 서킷이다. 2007년 버스 스탑 시케인(Bus stop chicane)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7.004km가 된 스파-프랑코샹 서킷은 최대 트랙 길이 규정을 넘어선다.

참고 | 스파-프랑코샹 서킷의 마지막에 있는 시케인이 버스 스탑 시케인(Bus stop chicanes)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실제 공도 부분에 버스 정류장이 있기 떄문이라고 한다.

 

근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최대/최소 규정이 있을까?

 

트랙의 길이를 측정할 때에는 트랙의 중심선(점선)을 통해 측정한다. 나머지 규정들은 대부분 레이싱 라인(보라선)을 기준으로 정한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참고 | 트랙 길이를 측정하는 방법?
트랙의 길이를 측정할 때에는 트랙의 중앙선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서킷과 관련된 규정들의 대부분은 트랙의 레이싱 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정해지지만, 트랙의 총길이를 측정할 때에는 트랙의 중앙선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최대/최소 트랙 길이 규정이 있는 이유?

 최대/최소 규정이 있는 이유는 꽤나 합리적이다.

 

 만약 트랙이 엄청나게 길다고 해 보자. 음... 약 14km 정도가 되는 트랙에 F1 그랑프리를 개최한다고 해보자. F1이 열리는 서킷 중 길이가 가장 긴 스파-프랑코샹 서킷의 약 2배가 되는 길이이다.

 

#1 예산 문제

첫째로 이 그랑프리에 소요되는 예산은 어마 무시하게 커질 것이다. 왜일까?

 

 일단 마샬 포스트(Marshall Post)가 더 많이 필요하다. 또한 기록 측정을 위한 타이밍 관련 장비와 경기 중계를 위한 카메라도 더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을 포함해서, 트랙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배치되어야 하는 것들이 그만큼 증가한다.

 

 여기에 안전 면에서도 좋지 않을 것이다. 심각한 부상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응급조치가 더 힘들어진다. 트랙이 길어짐에 따라 메디컬 카나 앰뷸런스가 이동해야 하는 길이가 더 증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헬기와 더 많은 메디컬 장비를 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예산이 더 소모된다는 의미와 동일해진다. 뭐 트랙 중간에 길을 뚫어 놓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모두 돈이다.


#2 간격 문제

F1 경기가 25.38km의 뉘르부르크링에서 열린다면?

두 번째 문제는 차량 간격이 너무 커진다(sparse)는 문제가 있다. 트랙이 짧으면 차량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트랙이 길어지게 되면, 관객이 차량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가뜩이나 드문드문인데 그 빈도가 더 낮아질 수 있다. 

 

블루 플래그를 본 백마커는 뒷차량에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너무 많은 백마커는 트래픽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트랙이 짧아도 문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트랙이 짧으면 짧을수록 보통 랩 타임은 더 짧아진다. 이렇게 되면 순조롭게 진행되는 그랑프리가 수많은 백마커(backmarker)들로 인한 잦은 블루 플래그로 차량들이 얽히고설켜 더 복잡해진다.

 

참고 | WEC, 백마커 추월도 경기의 일부다?
 WEC(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에서는 백마커 추월이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기는 한다. WEC의 경우 F1과는 다르게 여러 클래스 차량이 한 번에 트랙을 달린다. (자세한 규정은 너무 복잡하고 잘 알지 못하지만, F1/2/3 그랑프리가 따로 열리는 것에 반해, WEC는 한번에 트랙을 달린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백마커 추월도 하나의 경기의 요소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하지만 트랙의 성향에 따라 추월 빈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캐나다와 모나코의 랩 타임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잦은 블루 플래그로 문제가 됐던 적은 거의 없다. 러시아 서킷과 같이, 차량이 따닥따닥 붙어감에도 추월이 덜 발생하는 서킷도 존재한다.


# 출전 엔트리 수에 대한 규정

 붐비는 서킷(crowded  circuit)에 대해 말하자면, 서킷의 길이는 '얼마나 많은 차량을 레이스에 출전시키는지'를 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국제 스포팅 규정은 출전 엔트리 수의 제한을 아래의 식으로 둔다.

 

모터스포츠 경기의 출전 엔트리 수를 결정하는 산식 by FIA.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0.36
*
서킷 길이로 정해지는 상수
*
서킷 너비로 정해지는 상수
*
레이스 진행시간으로 정해지는 상수
*
레이스의 차량의 그룹 수로 정해지는 상수

 

* 참고 | 각 상수들은 FIA 레퍼런스 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이 식으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차량이 특정 서킷에 출전할 수 있는지를 정할 수 있다. 

 

산식으로 계산해 본 모나코 몬테-카를로 서킷 출전 가능 엔트리 수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산식으로 계산해 본 중국 서킷 출전 가능 엔트리 수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F1에서 정하는 챔피언십 참가 팀 수 제한을 차치하면, 우리는 모나코에서 30대의 차량 엔트리를 둘 수 있다. 지금 약 20대가 출전하는 데에도 복잡한데, 30대 차량을 출전시키면 얼마나 복잡할까..? 더 넓고 더 긴 중국 서킷의 경우에는 46개의 엔트리를 둘 수도 있다. 현재의 2배 이상이다!

 

 하지만 F1에는 이런 규정이 있다.

 

F1 경기의 출전 엔트리 수는
26개를 넘을 수 없다.

 

 FIA는 서킷에 관계없이 F1 챔피언십의 엔트리 수를 26개로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저 식으로부터 26개의 엔트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역산해보면, 트랙의 길이는 2km도 안 된다.

 

 근데 왜 최소 트랙 규정이 있는 걸까?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FIA가 정한 식대로라면 2km 안 되는 서킷도 레이스가 잘 돌아갈 것 같은데,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이유가 있...겠지?


 앞서 다룬 트랙 길이와 관련된 규정들 말고도 다른 흥미로운 규정들을 하나씩 가볍게 살펴보자.

# 코너 관련 규정

 이상적으로 스타팅 라인(Starting Line)과 첫 코너(First Corner) 사이의 길이최소 250m는 되어야 한다.

 

벨기에의 스파-프랑코샹 서킷은 피트 스트레이트 길이가 246m로, 규정보다 4m가 부족하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이상적으로'? 예외가 있겠지? 그렇다. 스파-프랑코샹 서킷의 경우 4미터가 모자라다. (또..?) 아까 말한 최소 트랙 규정에서는 4m를 초과했는데, 이 규정에서는 4m가 모자란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아까 말한 대로 피트 스트레이트(Pit straight) 구간에서 트랙 너비최소 15m여야 하며, 이는 첫번째 코너가 끝날 때까지 유지되어야 한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규정에서 말하는 '첫번째 코너'(First corner)라 함은 이렇게 정의된다. 첫 방향의 변화가 45˚ 이상이면서 동시에 코너 래디우스(radius)가 300m 미만이어야 한다.

 

러시아 소치 서킷의 첫번째 코너는 Turn 1이 아닌 Turn 2다.

 러시아의 소치(Sochi) 서킷의 첫 번째 턴(Turn)은 턴 원(Turn 1)으로 분류되지만, 고작 43˚의 방향 변화만 있기 때문에, 규정에서 말하는 실질적인 첫 번째 코너(First corner)는 턴 2(Turn 2)다. 그렇기 떄문에 첫번째 코너와 관련된 규정(e.g. 트랙 너비 15m)은 턴 2에 적용된다.


# 그리드 관련 규정

스타팅 그리드의 지면과의 각도는 1.1도 이하여야 한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트랙의 스타팅 그리드는 지면 각도가 1.1˚ 이하인 직선 구간에 있어야 한다. 이 덕분에 드라이버들은 출발 신호를 기다릴 때 클러치의 바이팅 포인트(Biting Point)에서 차량을 잡을 필요도 없고, 핸드 브레이크를 잡을 필요도 없다.

 

참고 | 클러치 바이팅 포인트(Clutch Biting Point)란?
차량의 엔진이 바퀴를 회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부품은 클러치 플레이트 (Clutch Plate)가 있는데, 이 클러치 플레이트가 차량과 연결되기 시작하는 지점을 클러치 바이팅 포인트(Clutch Biting Point)라고 한다.

 

참고 | 언덕에서 발생하는 엔진 스톨(Engine Stall)?
수동 차량의 경우, 차량이 정지되어 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떼면 클러치 플레이트와 차량이 연결되는데, 이때 엔진의 토크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클러치가 연결되는 경우, 엔진이 정지하려는 관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엔진이 꺼져버리는 문제가 있다. 이를 엔진 스톨(Engine Stall)이라고 한다.

 

# 스트레이트 관련 규정

 스트레이트 구간은 최대 2km다. F1 트랙에 끝없이 긴 스트레이트 구간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야스 마리나의 서킷 레이아웃. 두 스트레이트를 한번에 이을 수도 있지만,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중간에 시케인을 두었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야스 마리나(Yas Marina) 서킷의 경우, 스트레이트 구간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쭉 이으면 약 2km가 될 수 있는 긴 스트레이트 구간을 시케인을 통해 1.2km, 0.94km의 직선 구간으로 나눠놓았다.


# 캠버 관련 규정

 트랙에는 캠버 제한이 있다.

 

직선 구간의 캠버

트랙 캠버. 양 끝으로도 측정할 수 있고(좌), 중심으로부터도 측정할 수 있다(우).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트랙에서의 캠버(Camber)란, 트랙 너비에 대한 경사도를 의미한다. 측정은 트랙의 끝에서 끝 또는 트랙의 끝에서 중심으로의 각도로 이루어진다.

 

배수에 대한 FIA 규정.

 스트레이트 구간의 경우, 0.86˚에서 1.7˚의 캠버만을 허용한다. 최소 캠버각을 지정하는 이유는 배수를 위한 것으로, 물이 트랙의 중심에서 빠져나가게 해서 아쿠아 플레이닝 같은 위험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최대 캠버각을 지정하는 이유는, 너무 과한 캠버로 인해 차량이 정상 주행을 못하고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근거)

 

코너 구간의 캠버

코너의 캠버. 최대 5.7도를 허용한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코너 구간의 경우 캠버를 허용한다. 캠버각이 있는 코너를 뱅크라고 부르는데, 이 경우 최대 5.7˚까지 허용한다.

 

 캠버 코너로 유명한 네덜란드 잔트부르트(Zandvroot)의 마지막 코너턴 3의 경우 각각 18˚, 19˚이다. 잔트부르트는 FIA가 특별 면제를 해준 서킷이다. 뱅크각이 굉장히 심하지만, FIA의 안전하다는 판단 하에 허가가 나 공식 서킷으로 지정되었다.

 

 코너의 캠버각과 관련하여, FIA는 바깥쪽으로 뱅크가 형성된 안티 뱅킹(Anti-banking)에 대해 강하게 주의를 요한다. 안티 뱅킹 코너의 경우, 코너 엔트리 속도를 시속 125km 이하로 지정한다. 일반 캠버의 경우 차량이 코너를 더 잘 돌아가게 한다. 원심력에 의해 바깥으로 나가려는 차량을 잘 잡아준다. 하지만 안티 뱅킹의 경우 차량이 밖으로 튕겨나갈 수 있기 때문에 안전 상 위험하다.


# 트랙 라인 관련 규정

트랙을 감싸는 안티-스키드 화이트 라인(흰색라인). 그리고 갓길(회색지대)도 있어야 한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트랙 자체적으로 10cm의 안티-스키드(Anti-skid) 화이트 라인으로 테두리 쳐져야 하며, 그 테두리 바깥으로는 1~5m 사이의 갓길이 있어야 한다. 이 갓길이 있어야 트랙 바깥이 갑작스럽게 경사 지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다.


# 런오프 에어이어 관련 규정

런오프 에어리어에 대한 규정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런오프 에어리어(Runoff Area)는 이 갓길을 따라 있을 터인데, 이때 경사는 위쪽으로의 각도가 14˚ 이상이면 안 되고, 아래쪽으로의 각도가 1.7˚ 이상이면 안 된다. 과하게 위쪽으로 되어 있으면 차량이 지면과 부딪힐 수 있고, 너무 아래쪽이면 차량이 공중에 떠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하게, 그래블 트랩(Gravel Trap)의 경우에는 '위쪽으로 14˚ 이상이면 안 된다'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마치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트랙 규정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살펴봤다. 모터레이싱 서킷에 등급이 있다는 사실도, F1 경기가 개최될 수 있는 트랙의 적합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다.

 

 잔드부르트가 들어오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트랙 디자인 규정을 살짝 깨면서, 나를 포함한 F1 관중들에게 좀 더 신선한 느낌을 가져다준 것 같다. 이렇게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되는 선에서 여러 트랙을 허용하면 좀 더 에프원 경기가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한다.

 

 반대로 현대 트랙 규정을 만족하지 못하는 서킷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안전을 중시하면서도 F1 경기의 전통을 지켜야 하는 FIA의 입장이 굉장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모나코... 그 상징성은 굉장히 크지만 사실 경기는 그렇게 재밌지는 않다. (ㅠㅠ)


 다음 포스팅에서는 F1 규정에 대한 내용으로 레이싱 인시던트(Racing Incident)를 다뤄보려고 한다. (규정 관련 포스팅 몇 개 더 하고 공학 내용 다뤄봐야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