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F1 차량은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Hybrid Power Unit)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오로지 내연 기관만을 사용했었다. 차량에 동력을 전달하는 데에 전기 모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시절의 파워 유닛보다 더 토크를 잘 전달하는, 즉 Torquey(?)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모든 전기 파워 유닛이나 하이브리드 엔진이 다 그러하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보다 이들이 토크 전달을 더욱 더 잘 한다는 말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토크(Torque)가 무엇인지, 어떻게 차량의 뒷 바퀴로 토크가 전달 되는지, 'Torquey하다' 또는 '토크를 즉각적으로 전달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의미를 가지는 지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목차]
- 토크(Torque)란 무엇인가?
- 토크에 대한 이해
- 엔진 토크 (Engine Torque)
- 바퀴를 회전시키는 토크
- 트랜스미션 기어별 토크 계산
1단 기어 사용 시, 토크 계산
토크(Torque)란 무엇인가?
자, 그럼 일단 토크(Torque)가 뭘까? 토크란 '회전력(turning force)'이다. 어떤 물체를 회전시키는 힘을 말한다. 여기에는 축에 달린 바퀴를 회전시키는 것도 포함되고, 경첩으로 연결되어 있는 문을 여닫는 것고 포함되고, 우리가 육각랜치로 너트를 풀고 조이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토크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육각랜치로 너트를 조이고 푸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자.
토크에 대한 이해
꽉 조여진 너트를 풀려고 하는데 가지고 있는 육각랜치로 아무리 풀려고 해도 풀리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여기서 우리는 좀 더 긴 육각랜치를 사용할 수 있다. 긴 육각랜치를 사용하면 꽉 조여진 너트가 풀린다고? 실제로 그러하다. 왜 그럴까?
너트를 풀려면 일정 이상의 회전력을 가해야 한다. 아까 언급한 대로 '회전력(turning force) = 토크(torque)'다. 토크는 중심점(pivot point)로부터 얼마만큼 떨어져있는가 하는 '거리(distance)'와 그곳에서 얼마만큼의 힘을 주는가 하는 '힘의 크기(force)'를 곱해서 계산할 수 있다.
토크(Torque)
= 중심점으로부터의 거리(distance) x 가하는 힘의 크기(force)
예를 들어, 너트에서 15cm 떨어진 거리에서 150N만큼의 힘을 가했다고 해보자. (N은 힘의 단위이다.) 보통 이러한 계산에 거리의 단위는 m를 사용하므로, 앞서 말한 계산식에 의해 토크는 150N x 0.15m = 22.5가 된다. 이때 단위는 Nm(뉴튼미터)를 사용한다. 보통 우리가 속력 계산할 때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기 때문에 '거리 나누기 시간', 즉 'km 나누기 h' 하여 단위가 km/h가 되는 것과 같이, 토크의 단위 또한 '힘 곱하기 거리', 즉 'N 곱하기 m'하여 단위가 Nm이다.
이렇게 22.5Nm의 힘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너트가 풀어지지 않으면 어떡할까? 만약 너트를 돌리려면 지금 가한 22.5Nm의 2배의 회전력이 필요하다면?
산식을 보면 우리는 2가지 방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토크를 2배로 만들려면?
1. 가하는 힘의 크기를 2배로
2. 중심점으로부터의 거리를 2배로
먼저 힘의 크기를 2배로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가했던 힘의 2배, 즉 300N의 힘을 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최대의 힘을 써서 더 이상 큰 힘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음으로 거리를 2배로 늘릴 수 있다. 더 긴 육각랜치를 구해 15cm 거리의 두배, 즉 30cm의 거리에서 같은 힘으로 너트를 돌려볼 수 있다. 이때 비로소 토크가 150N x 0.3m = 45Nm, 즉 토크(회전력)가 2배가 됐기 때문에 너트를 돌릴 수 있다.
이러한 원리로 우리는 더 긴 육각랜치를 이용하여 회전력, 즉 토크를 2배로 높여 너트를 풀 수 있다.
[참고]
F1 차량을 들어올리는 잭맨 또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다. (지렛대의 원리)
엔진 토크 (Engine Torque)
이제 시선을 너트와 육각랜치에서 차량의 엔진으로 돌려서 엔진에 대해 얘기해보자.
엔진은 피스톤(piston)을 가지고 있다. 이 피스톤은 엔진 내부의 폭발로 아래쪽으로 힘이 가해진다. 아래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은 커넥팅로드(connecting rod)로 이동하고, 이 힘에 의해 엔진의 피스톤 아래에 있는 크랭크샤프트(crankshaft)가 '회전'한다.
엔진이 몇 개의 피스톤을 가지냐에 따라 회전력이 달라진다. 만약 피스톤이 6개 있는 6기통 엔진의 경우, 6개의 각각의 피스톤마다 6개의 크랭크샤프트가 있다. 이 6개의 피스톤에서 발생하는 힘이 각 크랭크샤프트를 돌려 회전력, 즉 토크를 발생시킨다. 이 토크로 인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크랭크샤프트가 회전한다.
크랭크샤프트의 끝에 기어(gear)를 하나 달아보자. 우리는 이 기어의 반지름, 즉 거리(distance)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기어의 미는 힘(pushing force)을 측정하면 토크가 얼만큼 되는지 앞서 언급한 산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측정한 토크를 엔진 토크(engine torque)라고 한다.
하지만 엔진 토크 값은 실질적으로 바퀴를 회전시키는 데에 사용되는 토크는 아니다. 다시 말해, 엔진 토크가 직접적으로 바퀴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 파트로 넘어가보자.
바퀴를 회전시키는 토크
* 이제부터 설명하는 내용이 F1 차량의 실제 동작과는 다르지만 맥락은 동일하니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대략적인 시스템]
엔진 - 크랭크샤프트 - (CG, TG) - 트랜스미션 - (TG, DG) - 드라이브샤프트 - (DG, AG) - 액슬샤프트 - 휠
엔진 토크를 계산하는 데에 사용된 크랭크샤프트 기어(Crankshaft Gear, CG)는 트랜스미션(Transmission)에 있는 트랜스미션 기어(Transmission Gear, TG)와 맞물려 있다.
트랜스미션 기어는 드라이브 샤프트(Drive Shaft)에 붙어 있는 드라이브 샤프트 기어(Drive Shaft Gear, DG)와 맞물려 드라이브 샤프트가 회전한다.
드라이브 샤프트가 회전하면 드라이브 샤프트 끝에 있는 기어 또한 회전하게 되는데, 이 기어는 액슬 샤프트(Axle Shaft)에 있는 액슬 기어(Axle Shaft Gear, AG)와 맞물려있다.
트랜스미션은 여러 크기의 기어를 가지고 있고, 드라이버가 어떤 기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크랭크샤프트와 맞물리는 트랜스미션 기어가 정해진다. 이때 각각의 트랜스미션 기어는 크랭크샤프트와 연결된 기어와의 크기 비율로 표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트랜스미션 1단 기어는 크랭크샤프트 기어의 크기와 비교했을 때 10:1 비율을 가진다. 1단 기어의 반지름은 크랭크샤프트 기어의 반지름보다 10배가 더 크다는 의미이다. 2단 기어는 7:1 비율, 3단 기어는 5:1 비율을 가지면서 최종적으로 8단 기어는 0.75:1의 비율을 가진다.
트랜스미션 기어별 토크 계산
트랜스미션은 크기가 다른 여러 기어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여러 트랜스미션 기어를 가지고 있는 걸까? 이는 크랭크샤프트 기어와 맞물려있는 트랜스미션 기어에 따라 드라이브 샤프트 기어에 가해지는 토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토크가 달라진다면 왜 토크를 다르게 가져가야하는 걸까?
이에 앞서 먼저 트랜스미션 기어에 따라 토크가 달라지는 원리에 대해 이해해보자.
1단 기어 사용 시, 토크 계산
10:1의 기어비를 갖는 1단 기어를 보자. 앞서 말한 것과 같이, 1단 기어의 크기는 크랭크샤프트 기어에 비해 10배 더 크다. 다시 말해, 반지름이 10배 더 크다는 말이다.
크랭크샤프트 기어와 1단 기어가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크랭크샤프트 기어는 드라이빙 기어(Driving Gear)라고 하며, 이와 맞물려있는 1단 기어는 드리븐 기어(Driven Gear)라고 칭한다. 드라이빙 기어는 크랭크샤프트의 토크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엔진에서 200Nm의 토크를 생산한다면, 크랭크샤프트 기어, 즉 드라이빙 기어 또한 200Nm를 가지고 있다.
맞물려있다는 것의 의미는 드리이빙 기어의 톱니가 드리븐 기어, 즉 1단 기어의 톱니를 민다(push)는 의미이다. 여기서 작용 반작용에 의해 , 드리븐 기어에 전달되는 힘은 드라이빙 기어가 미는 힘과 동일하다. 이때 1단 기어의 반지름이 크랭크샤프트 기어의 반지름보다 10배가 크기 때문에 토크는 '미는 힘 x 반지름(거리)'로 계산하면 200Nm의 10배인 2000Nm가 된다. 결국 드라이브 샤프트가 회전하면서 발생시키는 토크는 엔진에서 발생시킨 크랭크샤프트가 회전하면서 갖는 토크의 10배가 된다.
드라이브 샤프트에 전달된 토크는 액슬 샤프트와 연결되는데, 이때는 드라이브 샤프트 기어가 드라이빙 기어가 되고 액슬 샤프트 기어가 드리븐 기어가 된다. 이때 드라이빙 기어와 드리븐 기어의 기어비는 3:1이다. 따라서 액슬 샤프트에 전달되는 토크는 드라이브 샤프트에 전달되는 토크의 3배가 되면서, 최종적으로 액슬 샤프트의 토크는 크랭크샤프트 토크의 30배인 6000Nm가 된다.
이렇게 트랜스미션은 '엔진으로부터 나오는 엔진 토크를 차량의 바퀴에 얼마나 많은 토크가 전달되도록 하는가를 결정'해준다.
차량의 바퀴가 얼마나 큰 토크가 필요하는 상황인지에 따라 크게 만들어주기도하고 작게 만들어주기도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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