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금요일이 찾아왔다. 나름의 지중해식 식단을 위해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중, 탄수화물이 아니며 그나마 지방이 덜 있고 단백질이 가득한 음식을 찾다가 결국 양갈비를 먹기로 결정했다.
망포역 근방에 있는 양갈비 집을 찾아보니 <일일양>이라는 곳이 있어 가보기로 했다.
지도 | 일일양 (수원 영통점)
근처에 양갈비 집이 많이 없어 예약을 위해 매장으로 전화를 했다.
아쉽게도 금요일은 따로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하셨다. 전화를 드렸던 시간이 약 오후 5시 30분경이었는데, 다행히 이 시간에는 사람이 많이 없다고 하셔서 부리나케 옷을 입고 매장으로 갔다.
보통 손님들로 꽉 차시는 시간은 오후 6시 이후라고 하셨고, 실제로 6시에서 6시 30분 경 매장이 꽉 들어찼다. 심지어는 웨이팅도 있었으니 방문 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징기스칸, 삿포로식 양갈비
요새 한국에서 많이 보이는 양갈비 집은 '홋카이도식' 또는 '삿포로식'이라고 불린다.
삿포로식 양갈비의 특징은 냄비 뚜껑과 비슷하게 생긴 삿포로식 양갈비 전용 화로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숯불을 사용하는 중국식 양갈비와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양갈비를 굽는다.
전용 화로에 양고기와 다양한 야채를 함께 구워먹는다. 최근 들어 일일양을 포함한 여러 음식점들이 이런 홋카이도식 또는 삿포로식 양갈비를 판매하고 있다.
예전에 삿포로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삿포로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이 바로 삿포로식 양갈비이다. 현지에서는 징기스칸이라고도 불리는 삿포로식 양갈비는 '다루마(だるま)'라는 징기스칸 체인점이 가장 대중적이었는데, 이 징기스칸이 한국에서 2018년도부터 나름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일일양(一日羊)
굳이 일본에 가지 않아도 수원 영통구에 위치한 <일일양>에서 홋카이도식 또는 삿포로식 양갈비를 즐길 수 있다.
일일양의 입구. 또 깜빡하고 매장 입구 사진을 안 찍어서 네이버 지도에 있는 일일양 업체 사진으로 매장 입구 사진을 사용했다.
메뉴의 구성은 위와 같다. 단품 메뉴도 있고 모둠 메뉴도 있다.
최상급 부위라고 하는 프렌치랙도 있었는데, 나는 기본 메뉴인 양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 1인분 가격은 29000원. * 2인분을 다 먹은 후 0.5인분을 더 추가했다. 0.5인분 추가 시 17000원이다.
술 또한 굉장히 다양했다. 맥주, 와인, 증류식 소주, 고량주, 하이볼 등 다양한 주류 메뉴가 있었다.
오늘의 픽은 증류식 소주 화요. 역시 소주와는 다르게 병도 그렇고 폰트도 그렇고 꽤나 고급지다.
일일양은 기본적으로 바 좌석(다찌)만 있다. 매장에 도착하면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상차림을 차려주신다.
간장 소스에 넣을 얇게 썬 청양고추와 깍두기가 있다.
이렇게 간장 소스에 넣으면 매콤 달콤한 고추간장소스가 된다. 간장 소스는 간이 세지 않아서 양고기를 푹 찍어먹을 수 있다.
일일양은 특이하게 다양한 소스를 내어주신다. 왼쪽부터 청어알, 고추냉이,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스, 달달한 유자청, 핑크 소금이다.
물은 약 500ml짜리 아이시스 물을 주신다.
미리 손질해놓은 야채가 가득 쌓여있다. 가지, 양파, 버섯, 대파, 단호박이 보인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통마늘도 있다.
처음에 삿포로식 양갈비 전용 화로의 가장자리에 다양한 야채를 올려주신다. (사진의 조도 조절에 실패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정면에 보이는 것이 양파이고, 반시계 방향으로 버섯, 대파, 마늘, 가지가 있다. 드문드문 단호박도 보인다.
이후 양갈비가 화로에 들러붙지 않게 하기 위해 양고기의 지방 부분으로 화로에 기름을 발라주신다.
양갈비 두 덩이가 올려졌다. 양갈비 두 덩이가 1인분이다.
고기는 아주 신선해 보였다. 윤기가 꽤 있으며 중간중간에 마블링도 적절하게 있었다.
일일양은 직원 분께서 직접 구워주신다.
여러 삿포로식 양갈비 식당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경험 상 대부분 삿포로식 양갈비 식당은 이렇게 직원 분들이 직접 구워주신다. 아마도 양갈비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먹기 알맞게 잘라주신다.
직원 분들께서 많은 손님들로 바쁘신 경우 불판을 못 봐주시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에, 만약 직원 분들께서 바쁘신 것 같다면 센스 있게 뒤집어주는 것 잊지 말자.
고기가 다 익으면 이렇게 화로에 양파를 깔고 한쪽으로 고기를 몰아주시고 난 후 앞 쪽에 있는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말씀해 주신다. 바닥에 양파를 깐 덕분에 고기가 타지는 않는다.
알맞게 익은 야채들은 앞 접시에 잘 담아주신다.
양갈비 한 점. 초점이 잘 맞지 않았지만 착한 사람들은 맛있음은 느낄 수 있다. 양갈비에서 따로 양고기 특유의 비린 향은 전혀 나지 않으며 담백하고 맛있다.
소스들을 하나씩 맛봐가면서 먹을 수 있다. 거의 나는 청양고추를 넣은 간장소스에 푹 찍어 얇게 썬 청양고추 몇 점과 함께 먹었다. 소스를 찍는 경우에는 양고기 자체의 맛이 좋아서 고추냉이와 소금을 위주로 먹었다.
화요를 다 먹고 입가심으로 맥주도 한 잔 시켰다.
마무리는 고기 아래에 깔린 양파. 푹 익은 양파는 약간 캐러멜라이즈가 되어서 진득하면서 달짝지근했다.
만족스러운 저녁. 양고기 짱!
마치며
최근 들어 한국에 삿포로식 양갈비 집이 많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기에, 더불어 가격에 비해 양이 그리 많지는 않기에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양고기임에도 특유의 비린 향이 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양갈비를 먹지 않는 사람들도 양질의 양고기를 즐길 수 있다.
양고기도 양고기이지만, 개인적으로 주변에 함께 구워주는 야채 또한 선호한다. 특별한 양념이 되어 있지 않기에 다양하면서도 신선한 야채들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국식 양꼬치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평소 양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들, 양의 비린 향 때문에 양고기를 잘 먹지 않는 사람들, 삿포로에서 먹었던 양갈비를 한국에서도 맛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수원 영통구 망포역에 위치한 일일양에 방문해보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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