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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Driving Center : 스타터 팩(Starter Pack) 후기

관리자 2021. 11. 2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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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영종도에 BMW 드라이빙 센터(Driving Center)가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해 드라이빙 경험과 드라이빙 교육을 제공한다.


 1년 전부터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적금이 깨지는 시점 약간의 목돈과 함께 시간이 생겨서 대망의 드디어! 드라이빙 센터의 스타터 팩(Starter Pack) 교육을 듣기로 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유튜브와 웹 상에 널리고 널린 BMW 드라이빙 센터 스타터 팩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프로그램을 신청한 연유

 친구와 나는 오전 10시 30분 스타터 팩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가격은 인당 16만원. 사실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가고 싶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BMW 차량을 타보고 싶었다. 독 3사인 BMW, 벤츠, 아우디 중 세팅이 가장 스포티하다고 알려진 BMW의 반응성은 어떨지가 궁금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차량과 동급인 320i는 어떨지가 제일 궁금했다.

 이와 더불어 알다시피 자차는 함부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다. 내 차가 아닌 차량을 합법적으로 마음껏 극한(?)까지 밟아보고 싶었다. (후술하겠지만 쫄보라 극한은 아니고 소심하게 밟았다..)

 더불어 평소에 F1을 즐겨보는 나는 집에 스티어링 휠을 장만해서 열심히 트랙을 달렸다. 방구석 드라이버인 나는 한번 실제 차량으로 트랙을 돌아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스타터 팩의 구성이 괜찮았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차량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급제동, 오버스티어, 언더스티어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실제 차량 운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드라이빙 센터 도착

 오랜만에 아침 일찍 일어나 힘든 몸을 이끌고 친구와 함께 드라이빙 센터로 출발했다. 갈 때는 좀 힘들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솔직하게 심장이 두근두근 쿵쾅쿵쾅댔다. 주차장 입구에서는 안내원 분께서 바닥의 선을 따라가면 된다고 친절히 센터 방향을 알려주신다.

 주차장에서 보이는 드라이빙 센터의 모습. BMW와 더불어 미니 차량들도 보인다. 각종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4시리즈뉴트리아도 보인다.

 입구는 센터를 바라보는 기준으로 오른쪽에 있다. 현재 (21년 11월 19일 기준) 센터 내부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이곳이 임시 출입구라고 한다. 나처럼 엄하게 공사 현장을 뚫고 건물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

센터 입성 및 프로그램 등록

 센터 내부에 들어가면 친절하게 안내원 분이 장소를 설명해주신다.

 프로그램을 등록하는 장소에 가는 도중 미니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롤스로이스 차량도 있다. 펜스가 쳐져 있어 들어가지는 못한다. 내부가 궁금했는데 아쉽다. 롤스로이스가 왜 여기에? 했는데, 검색해보니 1998년도에 BMW가 롤스로이스를 인수했다고 한다.

 드라이빙 프로그램 이용 고객들을 위한 표지판. 내부가 대부분 공사중이었다. 원래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조금 아쉽다. 표지판을 따라 쭉 들어가면 된다.

 들어가면 드라이빙 프로그램 이용 고객들을 위한 라운지가 있다.

 도착하면 운전면허증을 보여주고 동의서를 작성한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자신의 과실로 사고 발생 시 100만원을 내야 한다. 조심히 운전하라는 뜻으로 보이지만 무섭다.

 등록을 완료하면 이렇게 카드을 준다. 이걸 목에 걸고 다니면 된다. 괜히 기분이 좋더라.

 

 라운지 내부는 이러하다. 물을 마실 수 있는 정수기, 편한 의자, 소파, 각종 책자 등이 있다. 당시 아침이었는데 조명도 밝고 하니 괜히 기분이 좋고 몸이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그냥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는 말임)

 

 내부에는 320i가 전시되어 있다. 마치 자동차 리뷰어가 된 것 마냥 안에 타서 이것저것 조작해보고, 뒷좌석에 앉아서 레그룸도 체크해보고, 괜히 트렁크도 열어봤다.

 

 라운지에서는 이렇게 외부가 보인다. 차가 진짜 많다. 다 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몸이 가벼워졌다. 소파에 누워서 편하게 쉬었다.

 시간이 되면 인스트럭터 분이 찾아오신다. 10시 30분 스타터 팩 프로그램 이용자들을 불러 모은다. 인원은 총 5명. 혼자 오신 분도 계셨고, 커플끼리 온 분들도 계셨다. 명단 체크 후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강의실로 이동한다.


#0 강의 세션

 강의실에서는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부터 시작해서 각종 드라이빙 지식들을 알려주신다. 강의 내용은 녹음 및 촬영이 불가능하다.

 기본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을 설명해주신다. 드라이빙 포지션은 시트 높낮이 → 시트 앞뒤 위치 → 등받이 각도 → 스티어링 휠 포지션 → 헤드레스트 순으로 세팅하면 된다고 한다.

 이후 스티어링 조작법을 설명해주신다. 손의 위치부터 시작해서 크로스 암 스티어링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주신다.

 이어서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주신다. 왜 발생하는지, 발생했을 때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주신다.

 

 놀라운 것이 프로그램은 합격과 불합격이 있다고 한다. 인생은 왜 다 시험일까 왜 합격과 불합격이 존재할까. 하지만 이런 혼란은 접어두고 그냥 즐기다 오자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했다.

 

 설명이 끝나면 차량으로 이동해서 차량을 배정 받는다. 이후 시트 포지셔닝을 하고 차량을 끌고 다음 세션을 위해 출발한다.


#1 급제동 세션


 가장 먼저 급제동 연습이다. 군데군데에 콘이 있다. 콘을 좌우로 왔다갔다하며 핸들링 연습이 가능하고, 콘을 돌아나가며 차폭에 대한 감을 잠시나마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차량에 좀 적응하라는 취지라고 한다.


 급제동 연습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60km/h로 차량을 주행하다가 특정 브레이킹 포인트에서 브레이크를 밟는다. 이때 페달이 부러지게끔 하듯이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하신다. 특히 허벅지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방구석에서 게임하면서 풀브레이킹은 열심히 했던 터라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나중에는 풀 악셀을 밟다가 급제동을 한다.


 이 과정에서 놀랐던 점은 브레이크를 엄청 세게 밟았음에도 차량이 스핀하거나 슬립나지 않았고, 제동거리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발 끝에서 느껴지는 ABS가 굉장히 짜릿하다. (다다다다ㅏ닫ㄱ!) 그동안 차를 타면서 급제동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풀 브레이킹을 해보고 나니 차량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오버스티어 세션

 가장 떨렸던 오버스티어 연습이다. 강의장에 도착하면 먼저 강의 내용을 설명해주신다.

 

 기본적으로 바닥을 미끄럽게하여 오버스티어를 잘 발생시키게 하기 위해 노면은 물에 젖어있고, 진입로에는 특별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듣기로는 차량이 저 장치를 지나가면 장치가 차량의 뒤를 툭 쳐서 슬립을 일어나게 한다고 한다. 이때 어디로 미끄러지게 하는지는 처음에는 알려주고 나중에는 랜덤이다.
 이어서 오버스티어를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에 대해 설명해주신다. 차량이 왼쪽으로 돌아가면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리고, 차량이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왼쪽으로 핸들을 돌려야 한다. 카운터 스티어링! 여기서 중요한 것이 차량이 다시 일직선으로 되면 재빠르게 핸들을 일직선으로 다시 돌려야 한다는 것.


 설명이 끝난 후 인스트럭터 분의 시범이 이어진다. 멋있으시다. 끝나고 박수도 쳐드렸다.

 이후 프로그램 참여자 5명이 한명씩 돌아가며 실습을 진행한다. 엄청난 긴장감...

 진입속도는 40km/h로 총 5번 정도 하는 것 같다. 난 첫번째는 시원하게 말아 먹었다. 다행히 세번째는 장치가 작동을 안했던 때를 제외하면 성공했다. 막상 차량이 미끄러지면 인스트럭터 분의 설명이고 뭐고 그냥 본능적으로 핸들을 돌리게 되던데, 카운터 칠 때 짜릿함이 있었다.

 오버스티어 세션을 하고 나니 드는 생각은 40km/h에서도 슬립이 나면 당황스러운데, 이보다 더 빠른 속도라면 정말 대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빗길이나 눈길에서는 절대 절대 과속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3 언더스티어 세션

 언더스티어를 경험해보는 세션이다. 이 또한 먼저 인스트럭의 설명이 진행된다. 콘을 따라 돌아나갈 건데 속력은 40km/h, 50km/h, 60km/h 순이다. 60km/h부터 언더스티어가 발생한다고 한다.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면 속력을 줄이고, 그 다음에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야 한다고 한다. 설명이 있고 난 후 시범을 보여주신다.

40km/h에서의 코너링. 언더스티어는 일어나지 않고, 콘을 잘 따라 돌아나갈 수 있다.

 먼저 40km/h로 콘을 돌아나가는 모습이다. 별 무리 없이 통과한다.

 60km/h로 돌아나가는 모습. 언더스티어가 심하게 발생한다.

 다음으로 60km/h로 콘을 돌아나가는 모습이다. 속력을 못 이기고 콘에서 많이 멀어진다. 

 언더스티어 세션도 마찬가지로 참여자 5명이 차례로 코너에 진입하여 언더스티어를 느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60km/h로 콘을 돌아보니 정말 너무 빠르더라. 특히 몸이 옆으로 심하게 쏠려서 진짜 무서웠음. 만약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는 진출로에서 속력이 빠른 경우 이러한 언더스티어 현상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미리 속력을 줄이는 것이 중요..!

#4 트랙 세션


 마지막으로 대망의 트랙 세션이다! 드라이빙 센터 내의 트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아쉽게도 이 세션의 목적은 트랙을 빠른 속도로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차폭을 이해하고 코너링을 연습하는 것이었다. 또 그리 속력을 내지 못하는 것이, 맨 앞에 인스트럭터 분을 선두로 참여자 5명이 줄지어 트랙을 도는 방식이라 인스트럭터 분이 속력을 적당하게 조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랙을 엄청 빠르게 돌지는 못한다.

 

 다행히 나는 맨 뒤에 있어서 일찌감치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일부러 속력을 좀 늦춘 후에 스트레이트 구간도 빠르게 달려보고, 풀브레이킹도 해보고, 코너링 시 빠르게 진입 진출도 해보고 연석도 밟아보고 그랬다. 좀 달려보고 싶다면 맨 뒤를 추천! 물론 인스트럭터 분이 정해주는 것이긴 하지만..

 

 그리고 꽤 충격적이었던 것이 트랙을 열심히 돌아보니 멀미가 나더라. 몸이 양 옆으로 쉴새 없이 쏠리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새삼 실제 모터스포츠 드라이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마무리 (Wrap-up)

 모든 세션이 끝나면 다시 강의실로 돌아가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 요약해주신 후 스타터 팩에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설명해주신다.

가격 미쳤네..

 다음으로 가능한 것이 스타터 팩과 구성은 비슷하지만 8시간짜리 프로그램은 인텐시브 프로그램과 트랙 도는 것이 중점이 되는 M Core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또한 하루 종일 드리프를 하는 M Drift 코스도 있다. 다른 Test Drive나 Taxi 체험과 같은 Driving Experience 프로그램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한다.

 만약 BMW, 미니, 롤스로이스 차량이 있다면 무료로 트랙을 돌아볼 수 있는 Owner's Track Day도 있다고 한다.

 

 설명이 끝나면 수료증을 전달 받는다. 만약 불합격이라면 이수가 아닌 참여로 프린팅된다고 한다. 다행히 이수!


세션이 끝나고 난 뒤

 세션이 끝나고 M 전시장에서 M 차량들을 봤다. M4 진짜 멋지다.

 

 엔진룸도 아주 멋드러진다. M 짱. 하 갖고 싶다...

 

 4시리즈뉴트리아도 있다. 내 친구는 뉴트리아를 극도로 싫어하더라. 나는 이미 뇌이징돼서 이쁘더라..

 그러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친구와 서로의 경험과 느낀점을 진지하게 공유했다. 다행히 친구도 재밌었다고 한다. 한줄 요약. '둘다 핸들에 땀이 흥건했다'.

 

밖에서는 다른 세션이 오버스티어 세션을 하고 있었다.


종합 후기

 서울에서 인천까지 간 보람이 너무나도 많이 찼다. 프로그램 내용적으로 보면 굉장히 유익했다.

 

 의외로 강의 세션에서는 그동안 몰랐던 시트 포지셔닝, 스티어링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꽤나 알찬 교육이 진행되어 내심 놀랐다.

 

 급제동 세션의 경우 살면서 이렇게 브레이크 페달을 세게 밟을 때가 있을까 했지만, 차량의 한계를 알 수 있었다는 것에 정말 큰 의의가 있다. 본문에서 설명했듯 차량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아무리 세게 밟아도 페달은 부러지지 않더라..)

 

 오버스티어 세션의 경우 실제로 차량이 슬립나는 것을 평소에는 느끼기 어려운데, 장치를 통해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횟수가 인당 5번 정도라는 것은 조금 아쉬웠고 이제 좀 익숙해지나? 했을 때 끝나버려서 너무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실제 주행에는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막상 슬립나면 이성을 잃어버려 아무런 판단이 안 설 것 같다.

 

 언더스티어 세션의 경우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갔을 때 언더스티어를 경험해보는 정도였다. 실제 공도는 웬만해서는 언더스티어를 느끼기는 힘든 것을 감안하면 좋은 경험이었다.

 

 트랙 세션이 정말 좋았다. 다만 맨 뒤에 있었던 이점이 있어서 좋았는데, 만약 중간이나 앞쪽에 있었더라면 그리 재미있는 세션은 아니었을 것 같다. 오히려 아쉬움만 남았던 세션이 되었을 듯하다.

 

 사실 16만원까지 할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16만원으로 급제동, 오버스티어, 언더스티어, 트랙 주행 등을 모두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딱 꽤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신선한 드라이빙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꿈에 그리던 트랙을 돌아보고 싶다면,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드라이빙 스킬을 맛보고 싶다면 스타터 팩 정말 강추다!

 

 다음 인텐시브 프로그램이나 M Core 프로그램은 꼭 참여해보고 싶다. 목돈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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