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메르세데스 벤츠의 C Class 라인업에서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도 페이스리프트 이후로, 카플레이 지원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연식이 2018년도 2월인 내 차량은 당연히 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차량 내부에 있는 8.5인치의 센터페시아 스크린은 그저 미디어 플레이어의 역할만 하고 있었고, 차량 내비게이션은 모니터 옆에 차량용 휴대폰 거치대 설치를 통해 티맵을 이용하고 있었다.
차량 자체의 순정 내비
물론 차량 자체적으로 내비게이션 기능을 지원을 한다. 하지만 UI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불편한 UI 덕분에 고속도로에서 분기점을 몇 번이나 지나친지 모르겠다..) 또한 실시간 정보를 얻고 이를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기능이 타 내비게이션이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동네 골목에서 차량이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반복하면 내비게이션 GPS가 이를 못 따라오고 방향을 잃곤 했다. 최근에 나온 차량들은 이 부분이 개선이 된 지 모르겠으나 내 차는 잘 못하더라.
무엇보다도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페이스리프가 되기 전 2018년식의 차량의 스크린은 터치가 되지 않는 일반 스크린이었다. 따라서 조그셔틀 버튼으로 목적지를 입력하거나, 심지어 즐겨찾기에 추가해놓은 목적지를 선택하는 등의 내비게이션 메뉴 항목을 조작하는 것은 굉장하고도 굉장히 불편했다.
차량 거치대 설치 &장단점
그리하여 설치한 것이 차량용 거치대였는데, 차량용 거치대 또한 장단점이 있었다.
먼저 장점으로 티맵(Tmap)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벤츠 자체의 내비게이션보다 티맵을 사용하는 것의 장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 이는 과감히 스킵하겠다.
차량용 거치대를 설치했을 때 오는 큰 장점으로는 내비게이션을 보기 위한 시선의 이동이 줄어든 점이 있다. 운전 중에 내부 스크린까지의 시선 이동도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았으나, 거치대까지의 시선 이동은 스크린까지의 시선 이동에 비해 굉장히 짧았으며, 심지어 간접 시야로도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줄어듦이었다.
또한 휴대폰은 당연히 터치가 되기 때문에 조작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단점도 여럿 있었다. 먼저 차량 내부가 조금 조잡(?)해진다는 점이 있었다. 이는 물론 개인차가 있겠으나, 나의 경우에는 거치대 설치 시 큰 거치대가 차량 앞쪽에 위치하여 이쁜 인테리어의 미적 요소들을 해친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다.
게다가 무선 충전 거치대의 특성 상 (거치대를 사용하는 데에 무선 충전은 포기할 수 없었다..) 선을 빼서 센터페시아의 컵홀더 안쪽에 있는 시거 잭(Cigar Jack)에 연결하거나, 또는 운전석 암 레스트 안쪽에 있는 USB 단자에 연결해야 했다. 센터페시아에 꽂으니 컵홀더 부분을 닫을 수가 없었기에 암 레스트 쪽에 연결을 했는데, 딱히 선을 숨기는 좋은 방법이 없었을 뿐더러 숨겼다해도 암 레스트가 잘 닫히지 않는 현상이 있었다. 운전적 옆에 너덜너덜 있는 충전선은 덤.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단점은 여름철 휴대폰의 과열이었다. 여름철 햇빛은 휴대폰을 심하게 과열시켰고, 이로 인해 휴대폰이 제 기능을 못했고 심지어는 내비게이션이 꺼져버리기도 했다. 물론 무선 충전한 탓에 더 심하게 과열이 되었던 것도 있겠으나, 앞서 말한 대로 무선 충전은 포기할 수 없었다. 무선 충전을 한다 치더라도 휴대폰이 햇빛을 직접 받는 것도 배터리에 썩 좋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 결심했어!
차량을 구매한지 1년 하고도 4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 이런 저런 이유로 벼르고 벼르던 카플레이(CarPlay) 설치를 결정했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벤츠 카플레이를 시공하고 사용하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해보려 한다.
카플레이 설치하기
조사해본 바로는 카플레이 모듈 설치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었다.
1. 모듈을 구매해서 직접 DIY로 설치하기
2. 시공업체에 맡기기
첫번째 방법도 고려해봤으나 내 두 손은 똥손이기에 별 고민 없이 패스했다.
남은 건 시공업체에 연락해서 가격 비교 후 맡기는 것이었다. 여러 업체를 전화해해보니 한 업체도 빠짐 없이 모두 55만원을 불렀다. 추가로 이곳저곳 시공업체를 알아보던 찰나에 모듈만 구매하면 시공까지 함께 해주는 네이버 판매처를 찾았다.
모듈 제품은 JW Company(중국산)이며, 업체는 DIY사피엔스였다. (업체와 하등 관련 없음을 밝힌다.) 모듈 가격은 무려 415,000원으로 저렴했고 시공비는 20,000원, 그래서 총 435,000원이었다. 시공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무려 11만 5천원이 저렴했다.
시공 지역은 수원 영통 쪽이었는데, 심지어 회사와 거리도 가까웠다.
혹시나 모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여 업체에 문의해보니, 시공업체들의 80%는 아마 동일한 모듈을 사용할 거라고 하셨다.
이제는 모듈이 차량에 설치되었을 때의 기능적인 면을 확인해야 했다. 내가 고려했던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무선으로 잘 되어야 함
2. 순정처럼 조그셔틀로 센터페시아로 조작이 가능해야 함
3. 차 시동걸면 바로 연결이 되어야 함
4. 물론 기존 통화 기능도 잘 되어야 함
정리하면 '기존 순정 기능을 모두 정상적으로 지원하는 채로 카플레이 기능만 추가가 되면 좋겠다'였다. 업체에 직접 전화해서 문의해보니 위 조건들을 모두 만족할 거라고 하셨다. 그리하여 구매를 결정했다.
배송은 직접 집으로 받아 배송 받은 모듈을 들고 시공 장소로 찾아가서 시공하면 끝나는 방식이었다.
모듈 배송 자체는 약 일주일 정도 소요되며, 주문하고 난 후 사장님과 연락하여 시공 날짜를 정하면 된다. 처음에 네이버톡톡이랑 문자로 연락을 드렸었는데 읽으시지 않아 전화를 드렸더니 바로 연락이 닿았다. 사장님이 지방으로 종종 왔다갔다 하시는 것 같아 날짜는 연락하여 조율해야 한다.
시공비는 모듈 가격에 배송비 명목으로 포함되어 있기에 시공 때 추가로 돈을 지불하지는 않았다. 시공 장소는 앞서 언급한 대로 수원시 영통구이다.
모듈을 받고 그 다음주 화요일로 날짜를 정해 시공을 진행했다. 시공 시간은 약 1시간 30분정도 소요되었으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시공을 마친 후 사장님께서 간단하게 사용법과 조작법을 설명해주신다. (굉장히 친절하심)
사용 후기
콘솔버튼의 뒤로가기 버튼을 길게 누르면 카플레이 모듈 화면으로 넘어가고, 다시 길게 꾹 누르면 순정 메뉴 화면으로 돌아간다.
AUX 선을 이용해 모듈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카플레이 화면에는 아이폰에 설치된 어플 중 카플레이에서 지원하는 어플들의 항목이 카플레이 화면에 보인다.
티맵도 잘 된다.
음악 어플인 스포티파이도 잘 된다. 애플 뮤직도 정상적으로 지원된다.
이렇게 모아보기도 가능하다. 노래를 자주 바꾸거나 할 때 모아보기 화면으로 하면 편하다.
후진 기어를 넣었을 때 당연히 후방 카메라가 보인다. 다시 기어를 D로 넣으면 카플레이 화면으로 돌아간다.
카플레이 항목 중 아이폰의 화면을 그대로 미러링해주는 에어 플레이(AirPlay) 항목도 있으나 안전 상의 이유로 비활성화되어 있다. 추가로 EQ, 디스플레이, 시스템 볼륨 세팅이 가능하다.
사용은 약 한 달 정도 하였고 아직까지는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카플레이 실행 중에는 공조장치 UI가 활성화 되지 않는다. 기존에는 화면 하단에 공조장치 정보 (바람세기, 설정온도, 송풍방향 등)가 보이는데 카플레이 실행 중에는 확인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사용시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는다.
마치며
카플레이 시공의 만족도는 100%이다. 확실히 거치대의 거추장스러움보다 순정 스크린을 사용하는 것의 이점이 무지하게 크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으나 43만 5천원의 금액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일반 시공 업체에 맡겼을 때보다 11만원을 절약했다는 것에서 괜스레 이득을 본 느낌도 든다. (ㅎㅎ)
만약 본인의 차량이 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에 스크린을 제대로 사용해보고 싶다하는 분들께 조심스레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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