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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BOOK REVIEW] #13 :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관리자 2023. 1. 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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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개인 평점: 
 ★★★★★
한줄평: 웃음과 슬픔의 눈물을 자아내는 한 편의 시트콤을 떠올리게 만드는 재치있고도 진중한 이야기

 

 2023년 새해가 밝고 첫 책을 폈다. 사실 작년인 2022년 동안에는 스스로 바쁘다는 둥 갖은 핑계를 대며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사실 한 권도 읽지는 않았고 약 0.5권 정도 읽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다만 읽던 책이 어렵기도 하고 취향에 맞지 않아 독서에 손이 더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새해가 밝기도 했고 어느 순간 집 안의 오브제가 되어버린 e-Book 리더기에 숨결을 불어 넣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어, 올 2023년 한 해 동안 독서를 해보리라 다짐했다.

 

 처음으로 편 책은 바로 김호연 작가님의 <불편한 편의점>이다. 이 소설은 서울역의 노숙자가 어떠한 일로 우연히 청파동에 위치한 ALWAYS라는 가상의 편의점에 취직을 하게 되고, 편의점에서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이야기를 다룬다. 이 노숙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어떻게 보면 이 노숙자는 다른 여러 인물들을 꺠닫게 만드는 조력자이다. 그렇기 떄문에 노숙자가 아닌 다른 여러 사람들의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20대의 여성, 못난 남편과 아들을 둔 중년 여성, 번번히 글 쓰는 것에 실패하고 상경한 문학 작가, 누군가에게는 자랑스러운 대기업을 그만 두고 집 안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30대 남자 등 주인공 못지 않게 주목 받는 인물들이 바로 이 인물들이다. 인물에 대한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소설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은 실로 일상적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한 편의 시트콤을 본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 이유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아주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편의점>은 가볍고도 일상적인 내용을 여러 인물들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사건에서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그 다름을 이겨내고 교감하고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꽤나 진중하게 풀어나간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서 웃음과 흐뭇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떄로는 공감이 되어서인지 슬픔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불편하다는 것은 결국 '나와 다르다는 것'이다. 나와 성격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 당연스레 불편하다.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의 성향이 나와 다르면 그 동료와는 일하기가 싫다. 이건 인간이 그동안 살아왔던 환경으로부터 구축해 온 본성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불편함을 감수함과 동시에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교감하는 순간 그 불편함은 온전히 편함으로 승화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편의점 사장님을 제외하면 모두 노숙자를 불편해한다. 말투가 나와 달라서 일 수도 있고, 몸에서 냄새가 나서일 수도 있고, 목소리가 맘에 들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심지어는 그냥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과 노숙자의 관계가 모종의 이유로 불편함에서 편함으로 거듭나는 순간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며, 이 시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게 우연이든 필연이든.

 

 불편한 편의점의 후속작인 <불편한 편의점 2>도 시중에 나와있는데, 지금 읽는 책을 마무리 짓고 꼭 볼 생각이다. 아마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나면 누구든 김호연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다.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 뿐만 아니라 <망원동 브라더스>라는 이전 작가님의 작품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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