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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포뮬러원)/Formula 1 Tech. Stuff

[Formula 1] #40 - 윈드 터널 (Wind Tunnel) 이해하기 (1)

관리자 2022. 11. 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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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F1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코너를 마치 땅에 붙은 것처럼 돌아나가는 것이 먼저 떠오른다. 이것이 바로 에어로다이나믹스의 힘이다.

 

 F1의 각 팀들은 차량 자체를 테스트함은 물론이고, 차량에 부착된 수많은 부품들의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나믹스, Aerodynamics)적 성능을 테스트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공기역학적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우리는 그 방법들 중 윈드 터널 (Wind Tunnel)에 대해서 많이 들어봤다.

 

 윈드 터널(Wind Tunnel)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차량의 공기역학적 성능을 파헤치도록 설계되었으며 동작하는 것일까?

 

 아마 윈드 터널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지 않은 사람들은 보통 윈드 터널을 말 그대로 바람이 지나는 터널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포스팅을 다 읽고 난다면, 윈드 터널이라는 녀석이 꽤나 심오한 녀석이면서 이곳에서 또 다른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각 팀들이 윈드 터널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 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김없이 레쮸-고.


1. 윈드 터널 (Wind Tunnel)이란?

 먼저 윈드 터널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윈드 터널(Wind Tunnel)은 항공기, 차량 등의 공기역학적 테스트를 위한 튜브 형태의 터널이다. 물체 주변의 공기를 이동시켜 마치 물체가 공기를 뚫고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테스트 중인 개체는 터널 내부에 안전하게 고정되어 고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고정된 물체 주위를 움직이는 공기는 물체가 공기를 통해 움직일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여주며, 이 공기의 움직임은 여러 방식으로 분석되고 연구될 수 있다.

 

(출처 : NASA)

 실제로 NASA에서도 윈드 터널을 을 사용하여 항공기 및 우주선의 축소 모형을 테스트한다고 한다.


2. 윈드 터널은 튜브(Tube)다

닫힌 계 형태의 윈드 터널 (출처 : NASA)

 F1 팀들이 사용하는 윈드 터널은 닫힌 루프(Closed Loop) 형태의 터널이다. 쉽게 하나의 튜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는 공기가 닫힌 계에서 뱅글뱅글 하나의 트랙을 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닫힌 루프 즉, 닫힌 계는  차량 모델 (또는 목업(mockup))을 위치시키는 테스팅 에어리어(Testing Area)에 부드러운 공기의 흐름을 유지시키는 것에 굉장히 효율적이면서 좋다.


열린 계 형태의 윈드 터널 (출처 : NASA)

참고 | 윈드 터널 중 열린 루프(Open Loop) 형태를 취하는 윈드 터널도 있다.

3. 윈드 터널의 구성

 윈드 터널 내부에 여러 가지 장치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두 녀석인 팬(Fan)차량 목업(Car mockup)에 대해 살펴보자.


공기 흐름을 만들어주는 팬(Fan)

 이 공기들은 엄청나게 큰 팬(Fan)에 의해 움직여지는데, 이 팬은 테스팅 에어리어부터 빠져나온 공기를 움직이게 하기 위함으로 존재한다.

 

 팬과 관련되어 조금 특이한 부분이 있다. 보통 우리는 윈드 터널을 생각하면, 차량이 달릴 때 바람을 맞는 것처럼 구현하기 위해 차량 앞에 팬을 위치시킨다고 생각한다. 선풍기 앞에서 바람을 쐬듯, 직관적으로 우리는 차량이 바람을 쐬는 구조를 생각한다.

 

팬이 위치한 드라이브 섹션은 테스팅 섹션보다 너비가 넓다.

 하지만 닫힌 루프(Closed Loop)에 있을 때에 조금 특이한 부분이 있다. 팬이 공기를 밀어내 차량 앞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것보다, 테스팅 에어리어를 통해 나온 공기를 당기거나 빨아들이는 것이 더 좋다. 다시 말해 팬을 차량 뒤쪽에 놓고 공기를 빨아들인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공기 흐름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공기를 밀어내거나 당기거나 모두 차량 입장에서는 차량 앞쪽에서 뒤쪽으로 공기가 흐른다는 것은 변함없으며, 둘 다 동일하게 차량으로 공기는 돌고 돌면서 순환된다. 하지만 공기를 빨아들여 구현하는 것이 더 공기 흐름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한다.

 

 참고로 규정 상 윈드 터널 내의 공기 흐름은 시속 180km를 넘어선 안 된다.


차량 목업 (Mockup)

실제 차량보다 작은 윈드 터널 내부에 있는 차량 모델

 윈드 터널 내부에 넣어둔 차량 모델은 실제 차량의 약 60%의 크기다. 규정 상 최대 60%까지만 허용한다.

 

각종 암으로 고정되어 있는 차량 목업

 이 차량은 기다란 수직 암으로 고정되거나 때때로 수평 암이 휠에 연결되어 있는 형태로 고정된다.

 

 차량의 바퀴는 마치 러닝머신과 같이 롤링 로드(Rolling Road)와 맞닿아 있어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는 차량의 바퀴가 바람의 속도와 매칭 되어 회전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팅한다.

 

롤링 로드(Rolling Road)가 있어야 공기가 고립되지 않는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만약 땅이 고정되어 있고, 이로 인해 바퀴가 회전하지 않는다면 공기 흐름은 부정확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실제 바퀴가 회전할 때에도 공기의 흐름을 형성하게 되는데, 만약 바퀴가 고정되어 있다면 공기가 차량 플로어와 바닥에 고립되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모든 부분을 세심하게 잘 신경 쓴다 하더라도, 롤링 로드가 아니라면 모든 결과가 다 엉망이 될 수 있다.


4. 윈드 터널의 구조

 윈드 터널 내부에서 공기가 어떻게 흐를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 윈드 터널의 각 섹션을 하나씩 살펴보자.


드라이브 섹션 (Drive Section)

팬이 위치한 드라이브 섹션(Drive Section)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드라이브 섹션(Drive Section)은 윈드 터널에서 팬이 위치하고 있는 섹션이다. 이는 테스팅 섹션(Testing Section)보다 터널의 너비가 더 넓다.

 

 너비가 넓은 이유는 더 큰 팬을 위치시키기 위함이다. 팬을 크게 만들수록 원하는 공기 흐름의 속도를 만들기 위한 팬의 회전 속도를 더 적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팬을 더 작은 속도로 회전시키는 것은 빨리 회전시키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며 소음도 적다. 이 뿐만 아니라 윈드 터널 자체에 진동을 덜 발생시켜 진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었던 불안정한 공기 즉, 난류(Turbulence)를 줄일 수 있다.

 

 윈드 터널의 내부에 있는 모든 것들은 모두 공기의 흐름을 부드럽고 예측 가능(Predictable)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기를 잘 정돈시키기 위한 요소들이 많다.

 

층류(Laminar Flow), 정돈되지 않은 흐름(Disturbed Flow), 난류(Turbulent Flow)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위 그림은 전문 용어로 층류(Laminar Flow)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공기가 부드러운 라인을 그리며 한 방향으로 잘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공기의 떨림이나 소용돌이 없이 말이다.

 

 윈드 터널 내부의 은 최대한 부드럽게 설계되어있는데, 이는 공기가 벽을 훑고 지나갈 때 와류(Vortex)나 불안정한 공기 흐름을 생성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윈드 터널은 앞서 말한 대로 닫힌 루프 형태로 되어있다. 때문에 팬에 의해 생성된 공기의 흐름이 코너를 지날 때가 있다.

 

터닝 베인(Turning Vane)이 있다면 공기가 정돈되어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다.

 코너를 지날 때마다 공기는 터닝 베인(Turning Vane)과 페어링(Faring)을 지나게 되어있다. 이는 공기가 안정적인 라인을 유지하며 지나가게끔 해준다.

 

터닝 베인(Turning vane)이 없는 경우 공기가 코너와 부딪힌다.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만약 이런 터닝 베인이나 페어링이 없다면, 안쪽에 있는 공기들이 그대로 바깥쪽 공기 라인으로 돌진하여 부딪히게 되는데, 이는 공기 흐름이 섞여 방향이 혼잡해지고, 와류와 더러운 공기 흐름을 만들게끔 한다.


거대한 터닝 베인 (출처 : NASA)

터닝 베인(Turning Vane)?
한글로 풀이하면 회전 날개. 공기 흐름의 방향을 부드럽게 바꿔주기 위한 장치다. F1 차량의 프론트 휠과 사이드팟 사이 또는 프론트 윙에 수직으로 설치되는 등 공기역학적으로 사용되는 얇은 판이다.

 

페어링(Faring)?
공력 소음이나 공기저항 저감을 위해 차체-대차간의 단차(段差) 및 틈새를 없애고 평활하게 하기 위한 것.

디퓨저 (Diffuser)

점점 너비가 넓어지는 부분인 디퓨저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공기가 드라이브 섹션을 통해 가속된 후 디퓨저(Diffuser)로 진입한다. 디퓨저는 터널을 넓힌 것을 의미한다. 넓은 터널일수록 공기의 속도는 느려지는데, 이렇게 속도를 늦추면 공기를 통제하기 더 쉽고 테스팅 섹션(Testing Section)으로 가기 전 공기를 부드럽게 유지시킬 수 있다.


세틀링 챔버 (Settling Chamber)

테스팅 에어리어로 들어가기 전 거쳐가는 넓은 세틀링 챔버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테스팅 섹션(Testing Section)에 다다르기 전, 공기 흐름은 세틀링 챔버(Settling Chamber)를 지난다. 세틀링 챔버는 공기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넓은 공간인데, 여기에는 터닝 베인과 특수 제작된 허니콤 메쉬(Honeycomb Mesh)가 있다.

 

허니콤 메쉬 (Honeycomb Mesh)

 허니콤 메쉬(Honeycomb Mesh)를 둠으로써 공기 흐름에 남아있는 주름을 쫙 펴주면서 동시에 층류를 유지시키기 위해 필요한 녀석이다.

 


테스팅 챔버 (Testing Chamber)

차량 모델이 위치한 테스팅 에어리어 (출처 : Youtube channel Chainbear)

 세틀링 챔버(Settling Chamber)까지 거친 공기는 테스팅 챔버를 가기 전 가장 좁은 구간을 통과한다. 이렇게 공간이 좁아지면 공기를 다시 한번 가속시킬 수 있다.

 

베르누이 원리를 이용한 벤츄리 터널. 통로가 좁아지면 압력은 낮아지지만 속도는 빨라진다.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양의 공기를 통과시켜야 하는데, 공간이 좁아지면 같은 공기를 통과시키기 위해선 속도가 빨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통로를 갑작스럽게 좁힐 수는 없고 서서히 좁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기가 갑작스럽게 빨라져 난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스팅 챔버로 들어온 공기는 드디어 우리가 넣어둔 차량 모델과 부딪히게 된다. 이 시점의 공기는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층류(Laminar) 형태여야만 한다.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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