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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BOOK REVIEW] #24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로버트 가요사키

관리자 2023. 7.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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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로버트 가요사키
개인 평점:  ★★★
한줄평: 전 세계 직장인들 뼈 때리는 반(半) 현실적인 경제 지침서

 
 정말로 오랜만에 경제 서적을 골랐다. 제목이 꽤나 자극적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책의 초판이 2000년 2월에 찍혔으니, 벌써 약 2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리디북스 경제·경영 코너에 여전히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어디선가 본 표지여서 곰곰이 기억을 더듬거리다 보니 아버지 서재 책꽂이에 꽂혀있었던 것이 번쩍하고 생각났다. 아버지가 읽으셨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니. 뭔가 끌리지 않을 수 없어 책의 첫 장을 조심스레 펼쳐보았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이러하다. 책의 저자인 로버트 가요사키에게는 진짜 본인의 아버지인 '가난한 아빠'가 있다. 이 가난한 아빠는 정규교육과정을 잘 밟았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남 부럽지 않은 회사에 취직하여 살고 있는 굉장히 '평범한 아빠'이다. 로버트 가요사키는 본인의 아버지는 아니지만 또 다른 아버지가 있다. 이는 본인의 친구의 아버지인데, 이 두 번째 아버지는 진짜 아버지와는 다른 경제관념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로 '부자 아빠'라고 불린다. 저자는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가치관과 경제관념을 조금 과장하여 굉장히 잔인하게 비교하면서 책의 내용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은 전세계의 직장인들을 노예 또는 세금 내는 기계로 만드는 아주 고약한 책이다. 책 내용을 미루어보았을 때 당시 세간의 논란이 됐을 것이 눈에 훤하다. 전 세계에 직장인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직장인들이 그 직업을 가지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내가 직장노예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열을 내는 거겠지'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아무튼 저자는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여 무척이나 공격적으로 책을 풀어나간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돈이 일하게 하라'라는 것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진짜 부자들은 의사나 변호사가 아닌, 본인은 노동하지 않고 그저 돈이 일하게 하는 그러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진짜 부자들은 수입이 있으면 그것은 나를 먼저 위해 쓰이고, 나머지 금액들로 본인의 지출에 들어간다. 가난한 사람은 수입이 벌써부터 세금으로 빠져나가고, 그 다음 어음에 대한 이자, 원리금, 관리비 등으로 빠져나가고, 그 남은 금액이 본인을 위해 사용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나다. 한편으로 저자가 말하는 내용이 현실적 인지도 잘 모르겠다. '돈이 일하게 한다? 말이 쉽지. 내가 그 사실을 모르나. 돈이 없어서 그렇지!' 이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내가 이미 부자가 되기 글렀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이따금씩 무기력해지고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도 문득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말이든 잘 빚고 다듬어서 받아들이면 좋은 말이 되는 법. 이 책에서도 배울 점은 많았다. 자료를 읽는 것보다 실제로 행하는 것이 학습 효율이 좋다는 것, 사업체를 만들어 세금을 줄이라는 것, 기부를 하라는 것, 부업을 하라는 것, 시드 머니(seed money)를 모으라는 것 등이 그것인데, 이러한 짜잘한 내용들로 어쩌면 나의 생각이 아주 조금이나마 부자(?)를 향해 나아가도록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티끌 모아 태산이니까. 책을 읽고 한 순간에 바뀔 수는 없으니까.

 최근에 본 영화평론가 '이동진'님께서 인생을 바꾸어 준 뜻 깊은 영화가 있냐는 질문에 하신 답변을 끝으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대한 리뷰를 마친다. 


'저는 어떤 특정 영화를 봐서 제 인생이 바뀌는 것을 저는 너무 원치 않아요. (...) 많은 분들이 어떤 영화가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다는 것을 증언에 가깝게 말씀하시는 경우들도 많잖아요. 근데 저는 이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로 저 영화가 저분의 삶을 바꿨을까 일단 좀 약간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고 (...) 다시 말하면 그 사람의 수사법, 표현법일 수도 있어요. (...) 또 영화 한 편을 보았다고 삶이 송두리째 바뀐다면 그 삶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 다른 말로 하면 저는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을 저한테 추천해 달라는 얘기가 많은데, 책 하나로 인생이 180도 바뀐다면 그 인생은 어쩌면 굉장히 위험하고 부박하죠."

"저는 영화를 통해 받는 영향이 작은 영향이면 좋아요. 예를 들면 영화를 봤는데 '오늘 하루의 기분이 좋아졌어요', '제가 요즘 고민하는 것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어요', '같이 본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이런 영향을 주는 영화가 삶의 영향을 주는 영화라면 저는 동의를 하는 거죠. 그런데 어떤 영화가 저를 완전히 바꾸는, 그래가지고 갑자기 이민을 가버린다거나 직업을 바꾼다거나, 사람과 헤어진다거나 만난다거나 그런 상황을 원치 않습니다."
 
(출처 : 이동진 파이아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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